물의 작가 남여주, "농담(濃淡)의 멋을 머금은 한 폭의 동양화"
‘Reflective 2020’ 8월 28일부터 9월 9일까지
코로나19로 분절되는 마음 다독거릴 시간이 필요하다면

[문화뉴스 MHN 이동형 기자]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모두가 처음 겪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예술의 세계에서는 처음 겪는 일들이 새로운 작품을 만나는 기쁨이기도 하지만 일상은 그렇지 않다. 분절과 단절의 시대는 인간과 인간의 만남에 선을 긋고 칸을 지르고 있다. 이 여파는 예술 분야를 더욱 힘들게 한다. 예술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 사람과 작품의 만남에 존재 의의가 있는데 ‘비대면’으로 인해 ‘만남’이 제한된 세상이 되었다. 

이런 새로운 환경에 저항하듯 단절의 시대에 꿋꿋하게 전시를 이어가는 작가가 있다. 물의 작가 남여주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8월초 경북 안동 신풍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진데 이어 오는 28일부터 혜화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이어간다. 

전시 작품은 ‘Reflective’ 시리즈이다. 아크릴과 레진을 사용한 작품들은 마치 빛이 투영한 물처럼 투명성을 보인다. 서성록 안동대학교 교수는 이달 초 선보였던 신풍미술관 전시작품에 대해 “마치 물 속의 풍경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남여주의 ‘Reflective’ 시리즈 작품은 수채화 같은 번짐 효과를 보일 뿐 아니라 주위로 은은히 번져가고 다른 색채와 겹치는 과정을 만들어 어울림을 보이기도 한다고 평했다. 서 교수의 말처럼 남여주의 Reflective 시리즈 작품은 농담(濃淡)의 멋을 머금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느낌도 든다.

미술칼럼니스트 심정택은 남여주의 Reflective 시리즈 작품을 보고 물과 선(善)에 주목하고 『노자(老子)』의 미학사상을 끄집어 낸다. 심정택은 “노자(老子)에서 미(美)는 不爭(다투지 않음)을 특징으로 하는 선(善)과 더불어 드러난다”며 “그 선(善)은 봄날 서울 도심 하천을 가로지르는 다리에서 내려다본 잉어 두 마리쯤이 얕은 수심의 수면 가까이 물살을 거스르며 정지된 채 햇빛이 일렁이는 그 ‘선’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렇다. ‘물과 선’은 남여주 작품을 이해하는 키워드다.

작품에 담긴 남여주의 물은 거칠지 않다. 햇빛을 오롯이 받는 정도의 수심이다. 그러기에 항상 잔잔하고 여유가 있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은 마치 느린 강물처럼 천천히 흐르고 마음 또한 느긋해진다. 그 물은 모든 직선을 풀어헤치듯 몽환적이기도 하고 경계를 넘어 어울림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에서 선 또한 부드러움을 담고 있다. 그 선은 많은 작품에서 보여주는 항아리로 구체화된다. 그 항아리는 물과 꽃을 품기도 하고 그 주변에 머물기도 한다. 공존의 평화로움이다. 떨어지는 꽃이파리도 받아주는 잔잔한 물은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 낸다. 작가는 그 시간 속으로 동행하고 싶어한다. 코로나 19로 분절되는 마음을 다독거릴 시간이 필요하다면 추천한다.

한편, 남여주의 개인 전시 ‘Reflective 2020’는 혜화아트센터에서 오는 28일부터 9월 9일까지 이어진다. 남여주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2014 마니프국제아트페어 우수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아트뱅크), 서울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사진제공= 혜화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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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느린 강물처럼 흐르는 풍경, 혜화아트센터 남여주 개인전 

물의 작가 남여주, "농담(濃淡)의 멋을 머금은 한 폭의 동양화"
‘Reflective 2020’  8월 28일부터 9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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