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인 엔트로피의 2가지 정의
클라우지우스의 열역학적 정의, 볼츠만의 통계역학적 정의

사진제공=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문화뉴스 MHN 권성준기자]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극장가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테넷'이 화제에 오르면서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테넷은 시간의 흐름을 뒤집는 인버전 기술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오가며 3차 세계대전을 막으려는 SF 영화이다.

테넷은 영화 '인터스텔라'의 자문이었으며 2017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것으로 유명한 물리학자 킵 손이 참여하여 화제가 되었으며 물리학적인 지식 때문에 영화 속 설정에 대해 어려웠다는 평점 쏟아지고 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인버전은 사물의 엔트로피를 반전시켜 시간을 거슬로 올라가게 만드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해서 다른 시간대에 간섭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테넷은 타임머신을 이용하는 다른 시간 여행 SF와는 차별점을 보인다.

그렇다면 도대체 엔트로피가 무엇이길래 이런 설정이 가능했을까?

출처: 위키피디아, 루드윅 볼츠만

먼저 엔트로피의 정의부터 보면 고전적인 물리학에서 엔트로피는 열역학적인 정의와 통계역학적인 정의 두 가지로 정의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열역학적인 정의가 먼저 만들어졌으며 열적인 현상을 루드윅 볼츠만(Ludwig Boltzmann, 1844~1906)이 통계학을 이용해 설명하면서 통계역학적인 정의가 등장하게 되었다.

엔트로피의 열역학적인 정의는 열역학 제 2법칙이 제시되면서 등장하였다. 열역학 제 2법칙은 물리학자 루돌프 클라우지우스(Rudolf Clausius, 1822~1888)에 의해 제창되었는데 그는 '외부의 간섭이 없이 서로 연결된 온도가 다른 물체가 있을 경우 열은 절대 차가운 물체에서 따듯한 물체로 이동하지 않는다.'라고 열역학 제 2법칙을 정의했다.

클라우지우스는 열역학 제 2법칙을 정의하면서 엔트로피의 개념 또한 정의하였다. 클라우지우스는 계의 에너지의 변화량을 온도로 나누어 엔트로피의 변화를 정의하였다. 따라서 온도가 낮은 영역은 상대적으로 더 따듯한 영역보다 엔트로피가 높다.

엔트로피의 정의를 이용하여 수학적인 계산을 진행하면 엔트로피는 항상 0보다 크거나 같다는 결과가 나온다. 바꿔 얘기하면 열은 항상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한다. 따라서 엔트로피를 이용하면 열역학 제 2법칙을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열역학적인 정의는 엔트로피의 상대적인 변화만 계산할 수 있었고 정확한 엔트로피의 양을 계산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었다. 정확한 엔트로피의 계산은 통계역학이 발달되면서 정의할 수 있게 되었다.

출처: 픽사베이

엔트로피의 통계역학적인 정의는 입자들의 배치 확률로 정의가 된다. 볼츠만은 배치 확률에 로그를 취한 값에 볼츠만 상수라는 특수한 상숫 값을 곱하여 엔트로피를 정의하였다.

입자들의 배치 확률은 다음과 같은 예시를 통해 간단하게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공에 1~8까지 숫자를 쓴 다음 순서대로 일렬로 배치한다. 그다음 공들을 상자에 넣고 골고루 섞어준 다음 눈을 가린 사람이 상자에서 무작위로 공을 하나씩 뽑아 다시 일렬로 배치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실제로 이 실험을 해보면 공의 배치가 맨 처음 상태가 되는 경우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숫자들은 무작위로 규칙성 없이 배열될 것이며 무수히 많은 실험을 반복해야 맨 처음 상태를 한 번쯤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원리를 자연현상에 그대로 대입해보면 규칙적으로 배열되는 경우보다 무질서한 경우가 많음이 당연스럽게 도출되며 이 확률을 이용해 정의한 엔트로피는 무질서도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볼츠만은 원자론을 도입하기 위해 열 현상을 통계학을 사용해 설명하였고 엔트로피 또한 통계적인 방법으로 정의하였다.

출처: 테넷 예고편

한편 물리학이 발달하면서 엔트로피의 법칙은 열적인 현상에만 국한되지 않고 보편적인 법칙으로 자리 잡았다.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은 무질서해지는 방향으로 일어나며 흥미롭게도 이는 과거와 현재의 비대칭성을 설명하기도 한다.

열역학 제 2법칙과 엔트로피를 합쳐서 고려하면 따르면 자연 현상은 항상 무질서한 방향으로 흐르게 되며 반대 방향은 불가능하다. 만약 사람이 공을 순서대로 억지로 배열하는 경우는 국소적으론 엔트로피가 감소했지만 전체 우주에서 보면 사람이 운동을 하면서 사용한 에너지 때문에 다른 곳의 엔트로피가 증가한다.

이러한 논리를 확장해가면 우주를 완벽하게 다시 과거의 상태로 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물리학자들은 이를 시간의 대칭성이 깨졌다고 표현한다. 영화 테넷에서 인버전 기술은 만약 엔트로피를 감소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따라서 시간의 대칭성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인버전 기술을 이용해 과거와 미래 간의 간섭을 가능하게 하는 상상을 기반으로 영화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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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과학] 테넷 속의 물리학 - 엔트로피란? 시간여행이 가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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