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스윙을 위한 재즈 드러머의 노력, 위플래쉬
프로 야구 입단을 향한 여고생 선수의 노력, 야구소녀
판례를 뒤집기 위한 이민 변호사의 노력, 세인트 주디

[문화뉴스 MHN 박혜빈 기자] 코로나19에 점령당한 시간이 길어지면서 우울감과 무기력증을 겪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감염 위험에 대한 우려는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일상생활 제약이 커지면서 이른바 '코로나 블루'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오늘은 '코로나 블루'를 잠시 동안이라도 타파해 줄, 주인공의 열정과 노력이 돋보이는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판례를 뒤집기 위한 변호사 주디의 노력

세인트 주디

영화 '세인트주디' 포스터, ㈜태왕엔터웍스, ㈜미로스페이스 제공

실제 L.A. 이민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며, 30년이 넘는 세월을 인권 보호에 바치고 있는 ‘주디 우드’의 실화를 담았다. 

이민 변호사 주디(미셸 모나한)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으로 망명하려는 아세파(림 루바니)의 변호를 맡게 된다. 아세파는 한 때 아프가니스탄에서 학교를 만들어 소녀들에게 글을 가르치던 교사였다. 아프카니스탄이 여성들의 배움을 거세했기 때문에 아세파의 행동은 목숨을 건 저항 행위와 다름 없었다. 결국 탈레반에 의해 투옥돼 성폭행을 당한 아세파. 미국의 망명 제도를 통해 신변을 보호받고자 하지만 성차별에 의한 위협이 정치적 위협일 수 없다는 이유로 미국은 이를 기각한다.

아세파에게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했다. 이슬람 국가에서 '명예살인'(부정한 행동을 한 것으로 여겨지는 여성을 아버지 혹은 남자 형제들이 죽이는 관습)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이를 알고 있었던 주디는 전 세계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었던 변론을 결심한다. 정치적 위협은 보호하지만 이슬람 여성이 겪는 위협은 보호하지 않았던 미국의 ‘망명법’에 끈질기게 투쟁한다. 

결국 기존 판례를 뒤집고 미국 내 망명 제도가 시작되었던 이래 처음으로 여성이 망명 제도 아래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 인정받는다. 주디가 약자로 인정받지 못했던 수천, 수만 여성의 목숨을 구해낸 것이다. 이 영화의 매력은 주디의 노력에 구구절절 이유를 덧붙이지 않는 데 있다. 영화를 보고나면 인권과 정의를 위해 끝까지 피해 여성의 변호를 포기하지 않는 주디의 도전에 경의를 표하게 될 것이다. 

 

 

 
완벽한 스윙을 위한 재즈 드러머의 노력

위플래쉬

영화 '위플래쉬' 포스터, 워터홀컴퍼니(주) 제공

음악 영화에선 잘 다루지 않았던 재즈 드럼을 중심으로 무자비한 교육 방식의 선생과 신참 학생 드러머가 지닌 광기(狂氣)를 스크린 속에서 폭발시킨 작품이다.

신입생 앤드류 (마일즈 텔러 분)는 위대한 재즈 드러머를 꿈꾸며 명문 세이퍼 음악 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현실은 학교 내 고만고만한 실력의 밴드에서조차 드럼 보조 역할에 머물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플래처 교수(J.K 시몬스 분)에 의해 학교 상급생 중심의 밴드로 발탁되지만 주전 드러머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플래처 교수는 각종 폭언은 기본이고 손찌검 등 폭행도 서슴치 않는 폭력적인 교습 방식을 고수했다. 한때 '순둥이 드러머'였던 앤드류는 혹독한 연습 속에서 점차 또 다른 플래처로 변하기 시작하고 결국 완벽한 스윙을 완성한다. 

'위플래쉬'는 개봉 당시 전 세계 140여 개 어워드를 휩쓸며 제작비 12배가 넘는 흥행을 기록하고, 국내에서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3개 부문(남우주연상, 편집상, 음향상)을 수상했다. 오는 10월 재개봉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화 커뮤니티는 물론 영화팬들 사이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Whiplash’, ‘Caravan’ 등 다수의 재즈 명곡이 수록된 황홀한 OST와 ‘마일즈 텔러’, ‘J.K.시몬스’의 소름 돋는 명연기를 다시 만날 수 있는 것에 관객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프로 야구 입단을 향한 여고생 선수의 노력

야구소녀

영화 '야구소녀' 포스터, 싸이더스 제공

이 영화는 남성 위주 사회의 벽에 도전하는 한 여성의 도전기이자 취업이란 현실을 앞에 둔 여고생의 성장담이다.

고교 야구팀의 유일한 여성 선수 '주수인’은 최고구속 134km, 볼 회전력의 강점으로 ‘천재 야구소녀’라는 별명을 얻으며 주목받아 왔다. 고교 졸업 후 오로지 프로팀에 입단해 계속해서 야구를 하는 것을 꿈꾸지만, 고3을 대상으로 한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선 그를 위한 기회를 찾아보기 어렵다. 여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평가도 기회도 잡지 못한다. 

공장 식당에서 일하는 엄마는 이제 그만 야구를 포기하고 자신이 부탁해 기회를 얻은 공장에 와서 성실하게 일하라고 말한다. 학교에서는 지금까지 야구를 해온 수인에게 여자 핸드볼 팀으로 가보면 어떻겠냐고 권한다. 그러나 리틀 야구 시절 이래 야구만 하며 살아온 수인은 야구를 놓을 수 없다. 그녀가 하고 싶은 건 '프로야구'뿐이다. 

그러던 중 야구부에 새로운 코치 진태(이준혁)가 부임한다. 진태 역시 냉정한 잣대를 들이밀며 수인에게 프로 입단 포기를 권한다. '여자'라서가 아니라, 실력이 안돼서 안 되는 것이라고. 

그런데 수인은 포기할 수 없다. 뜻을 굽히지 않는다. 너는 힘이 없어서 안 된다고 하자, 힘을 기르기 위해 모래주머니를 찬다. 구속이 딸린다고 하자, 피가 안 묻은 연습공이 없을 정도로 '피나는' 노력을 한다.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이 움직인 진태는 수인의 꿈과 강점을 발견해 내고 가르침을 준다. 진태를 비롯해 엄마까지, 주변인들은 수인의 노력에 비로소 고개를 끄덕인다.

영화의 결말에서 주수인이 손에 쥐는 작은 성취는, 세상 모든 약자와 소수자들에게 감독이 보내는 따뜻한 위로와 연대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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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나요?" 코로나 시대 신선한 자극에 되어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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