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피오르의 김성민 작 임후성 연출의 비극의 일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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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은 희곡 <개고기 숲> <비극의 일인자> <술에 취한 두 남자><안심> 등을 발표 공연하고, 조선일보 신춘문예당선(2004), 신작희곡페스티벌당선(2006), 창작 팩토리 희곡당선(2012)한 미모의 여류 극작가이자 극단 피오르의 대표다.

임후성은 희곡 <저쪽 풍경> <터널 아래 카페> <단 한 번의 아이>를 발표공연하고, <저쪽 풍경> <개고기 숲> <비극의 일인자> <라르고>등을 연출해, 2013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우수작품제작지원에 선정되고, 2014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우수작품 재공연지원에 선정된 연출가다.

무대는 어두컴컴한 공간과 부분 차단된 중간 벽과 통로, 그리고 백색커튼이 펄럭이는 무대 오른쪽의 통로, 그리고 대여섯 개의 의자와 간간이 들리는 빗소리, 파도소리, 뇌성소리와 총소리 등 효과음과 꽃으로 장식한 여행용 트렁크, 그리고 1인 2역이나 3역으로 등장하는 여자 출연자의 의상변화가 극 전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

연극의 시작 전부터 들리는 물 떨어지는 소리와 파도소리가 관객의 마음을 동요시키고, 극의 도입에 초로의 노벨상수상작가와 부인의 등장, 그리고 작가와 인터뷰를 하려는 여기자의 질의와 작가의 귀찮아하는 듯한, 응답에 관객의 관심이 집중된다. 작가는 부인과 20여 년 전에 사별한 것으로 소개되지만, 무대에는 부인이 등장해, 작가와 대화를 하고, 계절과 날씨는 물론 주변 해변의 풍경까지 묘사된다. 여기에 작가 자신 같기도 하고, 다른 인물 같기도 한 젊은 작가가 등장한다. 그는 비극의 일인자가 되려는 야심이 있고, 그도 부인이 있지만, 부인은 난치병을 앓고 있는 듯싶고, 작가는 외출 중 공원에서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한 여행용 트렁크를 끌고 꽃 모자까지 쓴 미모의 여인과 만난다. 서로 상대에게 호감을 느껴 두 사람은 가까이 다가서지만, 사실 그 여인은 와병 중인 남편을 살해해, 그의 시신을 분쇄해 트렁크에 넣어, 바닷물에 버리려고 나타난 것으로 설정된다.

  

노벨상을 받은 작가와 비극의 일인자가 되려는 작가는 서로 마주치는 일은 없다. 그리고 두 인물 다 과거와 현재를 혼동하는 듯, 노 작가는 20년 전 사별한 아내와 대화를 나누고, 게다가 첫사랑의 소녀까지 대면하면서, 그 모습 그대로라느니, 여전히 예쁘다느니,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소리를 내뱉는다. 젊은 작가 역시, 부인 이외의 여인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게 보이도록 연출된다. 그리고 과거 첫사랑의 소녀 역시 이미 저세상으로 간 것으로 소개가 되니, 죽음이 비극의 소재인지, 죽음을 비극의 소재 일위로 삼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대단원에서 젊은 작가는 건강해져 보이는 부인과 포옹을 하고, 노벨상 수상자는 부인과 마찬가지로 죽은 인물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연극은 끝을 맺는다.

김정호가 노벨상수상작가로 등장해, 가을 반딧불이에서의 호연이래, 또 한 번 명연을 해 보인다. 이자경, 전수아, 임정은, 배수진, 김진복 등 출연자 전원의 독특하고 탁월한 성격창출이 관객의 시선을 극 속에 몰입시키고, 모두의 호연과 열연은 극적 분위기를 100%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무대디자인 심채선, 조명디자인 유은경, 음악감독 김동욱, 의상디자인 강기정, 분장디자인 김근영, 액팅코치 고재경, 무대감독 이유현, 조연출 이은주, 조명오퍼 김미영, 진행 임서현 임진서, 무대제작 서울무대장치 이정조, 기획 김영래, 사진 그래픽 김 솔, 홍보마케팅 바나나뭄 프로젝트 등 제작진의 열정이 드러나, 극단 피오르의 김성민 작, 임후성 연출의 <비극의 일인자>를 오래 생각나도록 만드는 독특한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 공연명 비극의 일인자
- 공연단체 극단 피오르
- 작가 김성민
- 연출 임후성 
- 공연기간 2015년 2월 5일~21일
- 공연장소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글] 문화뉴스 공연칼럼니스트 박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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