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팔아치운 노벨상 황금 메달, 다시 주인 품으로 돌아온 사연은?
  • 김종민 기자
  • 승인 2020.09.16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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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구조 밝힌 과학자, 인종차별로 사회에서 매장당해
한 재벌이 메달을 구입, 원주인에게 돌려줘
노벨상 메달(사진 제공: 노벨상)

[문화뉴스 MHN 김종민 기자]매년 9, 10월 쯤 되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학계가 술렁인다. 10월 중순에 있을 노벨상 수상자 발표 때문이다.

노벨상은 총 6개 분야에서 발표된다.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문학, 경제학, 그리고 평화분야에서다. 정치적인 내용이 두드러지는 평화 분야를 제외하고, 나머지 수상자는 모두 학계에서 배출한다. 수상자는 18K와 24K 금이 섞인 황금 메달과, 값을 매길 수 없는 명예를 얻게 된다.

한국은 아직 학계에서는 단 한 명의 수상자도 없다. 옆나라 일본이 30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렇듯 국가 차원으로 수상을 고대하는 노벨상임에도, 당장 입에 풀칠하기 위해서 노벨상 황금 메달을 직접 팔아버린 수상자가 있다. 

사진 출처: DMCA

■노벨상 수상자 왓슨, DNA 발견했으나 인종 차별 발언으로 사회 매장

이야기의 주인공은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왓슨이다. 교과서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왓슨'과 '크릭'의 왓슨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박사학위를 받은 왓슨은 프랜시스 크릭(1916~2004)과 함께 DNA(디옥시리보핵산) 이중 나선 구조를 규명했다. 최초로 DNA를 명확하게 관측한 셈이다. DNA 발견의 중요성에 대해 학자가 아니라도 오늘날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과학계의 일약 스타였던 그가 생활고로 노벨상 메달을 팔게 된 사연은 한 인터뷰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2007년 영국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나는 아프리카 전망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들의 정책이 흑인이 우리랑 비슷한 지능을 보유했다는 데 근거했기 때문이다" "모든 이가 평등하길 바라지만, 흑인 직원을 고용한 사람은 그게 진실이 아님을 안다."

인종차별적 발언이 담긴 인터뷰는 전 세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다인종 국가로 구성된 미국과 영국에서 그 여파가 컸다. 

켄 리빙스턴 당시 런던 시장은 "유전공학을 악용한 근거 없는 인종주의"라고 그를 공개 비난했다. 그가 이전에 총장으로 있던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Cold Spring Harbor Laboratory)조차 이것이 '입증되지 않았으며, 무모한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왓슨의 이전 발언들도 재조명되었다. "산모 뜻에 따라 동성애 성향의 태아를 낙태할 수 있다" "멜라닌 색소가 많을수록 성욕이 강하다" 등의 망언이 다수였다. 시카고 트리뷴에서는 "왓슨은 연구실 밖에서는 그리 감탄할만한 인물이 아니며, 공격적이거나 성차별,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왓슨은 한 점 부끄럼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으나, 결국 고국인 미국으로 쫓겨났다. 미국에서도 그를 외면했다. 인터뷰 이후 강연 및 출판 간담회 등 행사가 모조리 취소되었다. 40년 가까이 중책을 맡던 미국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CSHL)에서 강제 사임됐다. 기업 이사회에서도 그는 축출되었다. 정작 왓슨의 유전자 검사 결과, 증조부모 대에 흑인 조상이 있었다는 점이 그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결국 그의 경제활동이 모두 중단되고, 그는 생활고에 처하게 되었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제임스 왓슨(사진 제공: 노벨상)

사건 7년 뒤인 2014년, 경매장에 그는 메달을 들고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왓슨은 "수입 대부분을 잃고 자신이 입에도 담을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며 "내가 어리석었다. 다시 사회적으로 재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매 수익금은 모교 기부 등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메달은 475만 달러, 한화 약 53억원에 경매로 팔렸다. 그런데 그가 판 메달은 다시 그의 품으로 돌아갔다. 

낙찰 받았던 주인공은 러시아 재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회장으로, 영국 프리미어 리그 축구 클럽 아스널의 구단주다. 그는 자신의 낙찰 사실을 공개하며, 다시 원래 주인인 왓슨에게 돌려주었다.

우스마노프는 자신의 부친이 암으로 사망한 사실을 공개하며, 왓슨의 업적이 암 치료 연구에 밑거름을 제공했기에 왓슨을 돕고자 경매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왓슨이 메달을 판매해야만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언급하며, “왓슨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생물학자 중 한 명으로 DNA의 구조를 밝혀내 받은 상은 마땅히 그의 공로”라고 말했다.

(사진 출처: 공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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