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보고 쓰는 공연 리뷰 뮤지컬 '킹키부츠'
롤라, 관능미의 새로운 정의를 쓴다

[문화뉴스 MHN 박한나 기자] 직접 보고 쓰는 공연 리뷰, 편견과 억압 따윈 80센티 힐로 가볍게 눌러버린 뮤지컬 '킹키부츠'이다.

삶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이의 얼굴을 본 적 있는가. 아마도 그 얼굴은 감출 수 없는 흥분에 쌓여 있을 것이다. 뮤지컬'킹키부츠'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통한 각자의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가 내려진다. 하루아침에 아버지의 구두 공장을 물려받게 된 찰리 그리고 강인한 복서보다 화려한 드랙퀸의 삶을 선택한 롤라. 어우러질 수 없는 목표를 가진 이들이 하나로 뭉쳐 써 내려가는 이야기는 실로 아름다움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세상 가장 아름다운 건 신발' 

막이 오르고 공장 안의 사람들은 입을 모아 신발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외친다. 그러나 그런 어른들을 바라보는 어린 찰리의 표정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이후 성인이 된 찰리는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으로 폐업 위기에 처한 구두 공장을 물려받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마주친 아름답고 유쾌한 남자 롤라를 통해 '특별한 부츠'라는 영감을 얻게 된 찰리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뮤지컬'킹키부츠'는 1980년대 영국 노샘프턴의 수제화 공장들이 경영악화로 연이어 폐업하던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W.J.Brooks 공장의 실제 성공 스토리이다. 잘나가던 신사화 공장이 지속된 경기 침체와 저렴한 신사화의 수입으로 위기에 처하자, 유행을 거부하고 장인 정신 깃든 신사화만을 만들어 온 아버지 리차드의 고집을 버리고 스티브 팻맨은 다시 공장을 일으키기 위한 고심을 한다. 

그러던 중 드랙퀸 수의 전화를 받게 된다. 수는 여장남자들을 위한 하이힐과 화려한 옷을 판매하는 가게 주인이었다. 수는 그동안 여장남자들이 신던 하이힐은 기존 여성화에서 사이즈만 커진 제품이라 체격이 좋은 남자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다는 고충을 털어놓으며 스티브에게 남자들이 신을 수 있는 큰 사이즈의 예쁜 구두를 만들어 줄 것을 제안한다. 수의 제안을 받은 스티브는 남성 사이즈의 예쁜 하이힐을 찾는 잠재 고객들에 대한 확신이 섰고 킹키부츠의 생산을 시작한다. 스티브의 예상대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레이디 앤 젠틀맨 그리고 그 사이에서 아직 결정 못 하신 분들!'

절대 드랙퀸이 되기를 권장하는 뮤지컬은 아니다. 그러나 드랙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현재 뮤지컬 시장의 드랙퀸을 소재로 한 여러 뮤지컬이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뭔가 다르다. 드랙퀸에 대한 편견에 도전하기 앞서 드랙퀸에 대한 더 본질적인 접근을 한다. 

아름다움이 여성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 뮤지컬은 그 편견을 뒤집어 놓을 것이다. 뮤지컬'킹키부츠'가 말하는 드랙퀸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특별한 사람'으로 그려진다. 누구든지 무대 위 롤라의 'Land of Lola'를 듣는다면 단번에 이해하게 될 것이다. 15cm 아찔한 높이 위, 아찔하고 섹시한 옷을 입은 롤라는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멋있다. 만약 늘씬하고 예쁜 모습의 드랙퀸만을 생각한다면 단언컨대 그 생각은 접어두길 바란다. 배우'박은태'의 다부진 근육질의 포징을 본다면 무릎을 딱! 치게 될 것이니 말이다.

롤라의 매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롤라는 그 누구보다 인간미 있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킹키부츠'의 밀라노 진출을 꿈꾸던 찰리는 날로 예민해져가고 그를 지켜보던 공장 직원들은 하나 둘 지쳐간다. 롤라는 공장 직원들과 찰리의 다리가 되어준다. '있는 그대로 상대를 바라보는 것' 롤라의 조언은 공장 사람들을 변화시켰고 고대하던 '킹키부츠'는 밀라노에서 소개된다.

삶이 지칠 때 힘이 돼줄께

구두 공장 어린 왕자에서 어엿한 사장님이 된 '찰리' 그리고 드랙퀸에서 디자이너로 성공 데뷔한 '롤라'. 그들은 엉뚱한 첫 만남에서는 절대 예상할 수 없었던 밀라노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낸다. 그러나 뮤지컬의 마지막은 성공 주역들에게만 집중하지 않는다. 엔딩곡 'Raise you up'은 '함께'의 가치를 드러낸다. 

'네가 힘들 때, 곁에 있을게. 삶이 지칠 때, 힘이 돼줄께. 인생 꼬일 때, 항상 네 곁에' 신나는 음악이 주는 흥이라고 하기엔 어딘가 모르게 더 흥분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가사이다. 어설픈 사장 찰리를 믿고 따라와 준 공장 직원들 그리고 디자이너라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롤라,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 된 찰리. 어딘가 모르게 더욱 끈끈해진 그들의 연대감이 한껏 느껴지는 곡이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팬더믹으로 인해 전 세계 곳곳이 셧다운 된 상황 속 뮤지컬'킹키부츠'가 전하는 외침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들은 '절망 속 함께하는 순간, 삶의 짜릿한 전율이 느껴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지 모른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타인과의 접촉이 줄어듦에 따른 코로나 블루가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나 밤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까워 온다는 말처럼 이번 팬더믹은 누군가에게 낡아빠진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삶이 재미없다면, 흥을 돋우며 밝은 에너지로 힘이 되어주는 의미있는 시간 뮤지컬'킹키부츠'로 당장 킹키하라!

한편, 뮤지컬'킹키부츠'는 오는 20일 한국 누적 공연 300회를 맞이하여 기념 공연에 스페셜 세레머니를 진행한다. 또한 킹키부츠 만의 활력 넘치는 에너지와 흥에 대한 관객 환호 대신 객석을 밝은 빛으로 채워줄 절대 반지를 해당 공연 관객 전원에게 증정할 예정이다. 

뮤지컬'킹키부츠'는 11월 1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관객들과 함께한다. 

(사진 제공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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