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트쿠튀르(Haute couture]), 프레타포르테(Pret-a-Porter) 등

[문화뉴스 MNH 이한영 기자] 패션쇼는 디자이너가 새로운 작품을 모델에게 입혀서 대중에게 선보이는 전시 방법의 일종이다. 그러나 다른 현대 예술과 마찬가지로 현대 패션쇼는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종종 패션쇼와 관련해서 올라오는 사진들이 있다. 대부분은 황당하고 특이한 패션의 세계를 비꼬는 내용이다. 거꾸로 디자인 된 패션, 거대한 풍선 속에 사람이 들어간 패션 등 다소 난해한, 나아가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현대 패션을 일반 대중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처럼 예술성 풍부한 패션쇼는 대부분 '오트쿠튀르'이다. 오트쿠튀르는 원래 '고급 여성복 제작'을 의미하는 프랑스어다. 고급 여성복은 기성복과는 달리 맞춤옷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대중성보다 예술성을 강조하고, 오트쿠튀르 컬렉션 또한 이런 방향으로 발전했다. 그렇기에 오트쿠튀르 컬렉션은 실제 판매하는 옷을 홍보하는 목적보다 디자이너의 창의성을 강조하는 전시회적 목적이 강하다. 처음부터 기성복을 목표로 하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에 대중들이 보기에 낯설고 이상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오트쿠튀르 의상은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일종의 예술작품인 셈이다.  

장 폴 고티에 2020 S/S 오트쿠튀르
사진 출처 = VOGUE

 

관객을 잃은 예술은 오래가지 못한다. 실제로 오트쿠튀르에 관심을 가지던 부유층이 줄어들면서 오트쿠튀르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갔다. 디자이너들은 결국 향수, 화장품 등 다른 분야로도 진출했고, 오트쿠튀르는 프랑스 정부의 지원을 받아 간신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오트쿠튀르 컬렉션은 샤넬, 디올, 지방시 등이 참여해 1년에 단 2회, 파리에서만 열린다. 

오트쿠튀르와 패션쇼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프레타포르테'는 오트쿠튀르와 정반대의 입장을 차지하고 있다. 프레타포르테는 '기성품'을 의미하는 프랑스어로 '고급 기성복'을 의미한다. 그러나 세계 2차 대전 이후 고급 기성복에 대한 수요가 많아져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이 생겨났다. 프레타포르테의 또 다른 이름은 '레디 투 워어(ready to wear)'인데 그 이름에 맞게 프레타포르테는 예술성보다 대중성에 초점을 맞춘다.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은 파리, 뉴욕, 밀라노, 런던 등에서 1년에 2회 열린다. 

현재 세계적으로 유명한 4대 패션쇼도 프레타포르테의 성격을 띈다. 각각 파리컬렉션, 밀라노컬렉션, 뉴욕컬렉션, 런던컬렉션이다. 이들은 시차를 두고 연 2회 진행되는데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 순으로 진행된다. 가을·겨울 컬렉션인 F/W(fall/winter) 컬렉션은 1~3월에 개최되고 봄·여름 컬렉션인 S/S(spring/summer) 컬렉션은 8~10월에 개최된다. 

spring 2020 ready-to-wear
사진 출처 = VOGUE

최근의 패션은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패션쇼는 그런 소비자의 눈을 끌 디자이너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공개하는 자리이다. 패션쇼에서 공개되는 작품에 따라 디자이너의 소위 '트렌디 함'이 결정되고, 그렇게 다음 분기의 트렌드가 결정된다. 심지어 전시회의 특성을 띠는 오트쿠튀르 컬렉션조차도 프레타포르테에 영감을 주고, 넓은 관점에서 트렌드를 결정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단지 난해하다는 이유로 패션쇼를 조롱하는 것은 오트쿠튀르와 프레타포르테를 구분하지 못하는, 즉 패션을 잘 모르고 하는 행위이다.  물론 현대 예술은 관객을 지나치게 제작자의 예술성만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대중성에 맞추려는 예술적 흐름도 있다. 대중은 이를 잘 판단해서 예술에 대해 비난이 아닌 정당한 비판을 해야 한다. 

 

--

난해한 패션의 세계... 이걸 누가 입나요? 패션쇼에 대한 모든것

오트쿠튀르, 프레타포르테 등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