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 두 번째, 모차르트의 징슈필 '마술피리'
오페라의 줄거리와 숨겨진 이야기

[문화뉴스 MHN 양은정 기자] '오페라' (Opera) 란 음악을 중심으로 한 종합 무대 예술이다. 대사는 독창, 중창, 합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곡이나 간주곡을 포함한다. 대중적이고 유명한 오페라 작품 무엇이 있을까? 재미있는 오페라 작품들을 소개한다.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이번에 소개할 오페라는 대중들에게 '밤의 여왕' 아리아로 유명한 마술피리 'Die Zauberflöte'이다. 1791년, 세상을 떠나기 몇 달 전 모차르트는 당시 빈에서 오페라 공연이 주로 이루어졌던 궁정극장이 아니라 민중극장에서 공연할 계획으로 '마술피리'를 작곡했다. 황제와 귀족들을 위한 오페라가 아닌 평민들을 관객으로 생각하고 작곡했다는 뜻이다. 

앞서 첫 번째로 소개했던 '코지 판 투테'와 같이 모차르트의 걸작으로 꼽히는 오페라들은 모두 이탈리어로 부르는 화려하고 세련된 정통 희극 오페라들이지만, '마술피리'는 이탈리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서민들을 위한 소박한 징슈필(Singspiel, 연극처럼 중간에 대사가 들어있는 독일어 노래극)이었다. 음악뿐 아니라 스토리에서도 상반된 내용의 부조화가 눈에 띈다. 신비롭고 환상적인 배경 속에서 진지하고 고귀한 내용과 일상적이고 익살스런 내용이 뒤섞여 있다.

모차르트 당대에는 '마술피리' 작품이 '오페라'보다는 '뮤지컬'에 더 가까운 작품이었다. 특히 초연 당시는 주술과 마법이 크게 유행하던 시기여서 뛰어난 흥행감각을 지닌 대본작가 에마누엘 쉬카네더가 환상적인 요소로 가득 찬 핀란드 동화집 속의 고대 이집트 이야기를 토대로 '마술피리' 대본을 썼다.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제 1막' 무대의 배경은 고대 이집트다. 그러나 무대 장치는 사막이 아닌 울창한 숲으로 연출되어 있다. 극의 남자 주인공인 타미노 왕자가 큰 뱀에 쫓기다가 기절해 쓰러진다. '밤의 여왕'의 시녀 세 명이 나타나 뱀을 물리치고 여왕에게 알리러 간 사이 깨어난 타미노는 뱀이 죽어 있는 걸 발견한다. 이때, 밤의 여왕에게 새를 잡아 바치는 새잡이 파파게노가 등장해 큰 뱀을 죽인 사람이 자신이라고 거짓을 얘기하다가 세 시녀로부터 입에 자물쇠가 채워지는 벌을 받는다. 세 시녀는 타미노에게 밤의 여왕의 딸 파미나 공주가 그려진 초상화를 보여주고 그녀가 자라스트로에게 납치되었다고 알려준다. 타미노는 공주의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잃고 그녀를 구해낼 것을 결심한다. 밤의 여왕이 나타나 타미노에게 납치된 딸을 찾아줄 것을 요청하고 타미노는 세 시녀들에게 '마술피리'를 받는다. 파파게노도 타미노를 도와 자라스트로의 성으로 가라는 명령을 받고 역시 신비한 힘을 가진 '종'을 받는다.

파미나는 자라스트로의 성에 갇혀 감시를 받고 있는 와중 타미노 왕자가 자신을 구출하러 왔다는 말을 듣고 사랑의 감정을 갖게 된다. 한편, 타미노는 악마 자라스트로에게 납치된 파미나를 구하러 왔다고 말한다. 타미노가 세 시녀에게 받은 '마술피리'를 불자 맹수를 비롯한 짐승들이 다가와 춤을 추는 신비한 광경이 벌어진다.

파미나와 함께 타미노에게 가던 파파게노는 피리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이내 모노스타토스와 노예들에게 잡힌다. 이 때 파파게노는 '종'을 꺼내 울린다. 종소리를 들은 모노스타토스와 노예들은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 춤을 추다 사라지고, 자라스트로가 등장한다. 파미나는 자라스트로에게 호소하지만 자라스트로는 '밤의 여왕'으로 부터 공주를 보호하기 위해 납치했다고 말한다. 이 때 모스타토스가 타미노를 데려오면서 파미나와 타미노는 눈을 마주치자마자 사랑을 느끼고 껴안는다.

'제 2막' 자라스트로는 밤의 여왕이 사악한 여인이며 그녀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순결하고 도덕적인 청년 타미노가 진실된 인간의 길을 가야한다고 말한다. 타미노와 파파게노는 침묵을 지키면서 여인의 유혹을 물리쳐야 하는 첫 번째 시험을 시작한다. 

한편, 모노스타토스가 잠들어 있는 파미나를 겁탈하려는 순간 밤의 여왕이 나타난다. 잠에서 깨어난 파미나는 어머니를 보고 반가워 하지만 밤의 여왕은 딸에게 칼 한자루를 건넨다. 격렬한 복수를 외치며 자라스트로를 칼로 죽이라고 말한다. 

수련 중인 타미노와 파파게노는 노파를 만난다. 노파는 애인의 이름이 파파게노라고 말하며 사라진다. 타미노는 가만히 마술피리를 분다. 피리 소리를 들은 파미나가 그 곳으로 달려온다. 그러나 자신에게 반응하지 않는 타미노를 보며 사랑이 식었다고 생각하고 절망한다. 파미나가 절망하여 자살을 시도하려는 찰나 세 소년이 그를 발견하고 칼을 빼앗는다. 그리고 파미나에게 타미노도 공주를 사랑하지만 지금은 수련중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타미노는 불과 물의 시련을 받을 준비를 한다. 이때 파미나가 나타나 두 사람은 함께 시련의 길을 간다. 파미나는 타미노에게 있는 '마술피리'가 자신의 부친이 천년 묵은 참나무를 깎아 만든 것임을 밝히고 타미노는 '마술피리'를 불면서 시련을 극복한다.

파파게노가 노파와 결혼을 약속하자 노파는 젊은 여인인 파파게나로 변한다. 그러나 그녀는 또 사라지고 만다. 그녀를 찾아도 보이지 않자 파파게노는 낙심하여 자살을 결심한다. 그 때 세 소년이 나타나 그에게 '종'을 울려보라고 말한다. 파파게노가 '종'을 울리자 파파게나가 나타나고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 것을 약속한다.

자라스트로에게 복수하기 위해 밤의 여왕과 시녀들은 최후의 반격을 시도하지만 그 공격은 수포로 돌아가고 밝은 빛과 함께 그들은 모두 밤으로 떨어진다. 태양이 떠오르며 자라스트로는 악이 물러갔다는 것을 천하에 알리고 타미노와 파미나의 결혼을 축복한다.

 

사진제공=예술의전당

모차르트의 '프리메이슨 사상'

모차르트는 마술피리에 당시 자신이 가입하고 있던 '프리메이슨(Freemason)'의 이상을 엮어 넣었다. 프리메이슨은 중세 석공들의 동업조합에서 비롯된 근세 유럽의 남성 엘리트 비밀결사를 뜻한다. 
오페라 '마술피리'에 등장하는 자라스트로의 성은 바로 이 프리메이슨의 세계를 구현한 곳이다. 지혜와 이성과 자연이 삼위일체를 이뤄 사람들에게 행복하고 절도있는 삶의 길을 가르쳐주는 세계이다. 

인간을 조화로운 세계로 이끄는 '음악'

고결한 마음과 인내심으로 시련을 극복하고 사랑을 이루는 주인공 타미노와 파미나.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행복과 자식 얻는 기쁨을 노래하는 희극적인 주인공 파파게노와 파파게나. 이 두 커플의 대비는 오페라의 재미를 더해준다. 타미노 왕자가 목숨을 걸어야 하는 물과 불의 시련을 통과할 때 파미나는 마술피리의 유래를 이야기하며 그 피리소리로 왕자를 이끌어준다. 그 피리는 파미나의 아버지가 만든 주술적인 악기로 '음악이 인간을 조화로운 세계로 이끈다'는 철학의 상징이다.

이성의 세계(자라스트로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시험을 치르는데도 '마술피리'가 도움을 준다. 이것은 이성이 홀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과 감성의 세계 (밤의 여왕의 세계, 마법의 세계)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음악의 궁극적인 이상'임을 모차르트는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오페라 '마술피리'는 소프라노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극강의 고음이 있는 '밤의 여왕' 아리아때문에 오페라를 모르는 사람도 알 정도로 유명한 오페라이다. 국내에서 작품이 올라가는 경우에는 아리아(Aria)는 원어 독일어로 부르지만 대사는한국어로 바꿔 기획한다. 이때문에 오페라 애호가 뿐 아니라 초보자나 어린이도 흥미롭게 감상을 할 수 있다. 스토리 또한 동화책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남녀노소 쉽게 즐길 수 있는 오페라기에 국내에서는 가족오페라, 어린이 오페라의 대명사로 흥행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

[오페라 이야기] 모차르트의 징슈필 '마술피리(Die Zauberflöte)' 바로 알기

오페라 이야기 두 번째, 모차르트의 징슈필 '마술피리'
오페라의 줄거리와 숨겨진 이야기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