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교도소' 운영자 검거...처벌에 대한 논란
  • 최재헌 기자
  • 승인 2020.09.2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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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부터 사이트 운영, n번방 사건 피의자들 신상 올리면서 화제
대학생, 대학교 교수 등 애꿎은 사람 지목하기도..
'디지털 교도소 운영 처벌'에 관련한 논란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문화뉴스 MHN 최재헌 기자] 성범죄 등 갈력사건 범죄자들의 신상을 임의로 공개해 '사적 처벌' 논란을 일으킨 일명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가 해외에서 검거됐다.

경찰청은 디지털 교도소를 운영하며 개인정보를 게시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를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국제공조 수사로 한국시간 22일 오후 8시(현지 시간 오후 6시)에 베트남 호찌민에서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올해 3월부터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 운영하며 성범죄, 살인, 아동학대 등 사건 피의자 신상정보와 법원 선고 결과 등을 무단으로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A씨 직업 등 상세한 신상과 공범 유무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국내로 송환하는 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A씨는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로 알려졌다. 디지털 교도소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지난 8일 이 사이트는 돌연 접속이 차단됐다. 하지만 사흘 뒤 11일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자신을 2기 운영자라고 밝힌 인물이 입장문을 올리며 재개되었다. 입장문에는 "앞으로 법원 판결, 언론 보도자료 등 누가 보기에도 확실한 증거들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신상공개를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사진=디지털교도소 캡처)
(사진=디지털교도소 캡처)

디지털 교도소

한편 디지털 교도소는 성범죄, 살인, 아동학대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한다는 명분으로 만들어진 개인정보 유포 사이트다. 아동 성착취로 악명을 떨친 'n번방 사건' 피의자들의 신상이 웹사이트로 옮겨지면서 화제가 됐었다. 사이트 소개글에는 "대한민국 악성범죄자에 대한 관대한 처벌에 한계를 느끼고 이들의 신상정보를 직접 공개하여 사회적인 심판을 받게 하려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교도소는 이러한 설립 취지와는 다르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바로 애꿎은 사람을 가해자로 지목한다는 것이다.

지난 7월, 디지털교도소는 음란물에 지인의 얼굴을 합성해 유포했다는 이유로 고려대학교 학생 B(21) 씨의 신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에 B씨는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신상정보는 자신이 맞으나, 범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B씨는 “모르는 사이트에 가입됐다는 문자가 와서 URL을 누른 적 있었고, 비슷한 시기에 모르는 사람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준 적 있었다”며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사이트 가입이 화근이 돼 번호가 해킹당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교도소는 지속해서 B씨의 신상을 올렸고, 이후 온갖 악플, 협박 전화, 문자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A씨는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채 발견됐다.

또다른 사건으로, 디지털 교도소는 가톨릭대학교 의대 '채' 교수가 "성착취물 동영상 구매를 시도했다"고 주장하며 사이트에 개인정보를 공개했다. 하지만 경찰의 포렌식 조사 끝에 '채' 교수가 결백하다는 점이 밝혀졌다. '채' 교수는 SNS를 통해 "디지털교도소에 박제된 동안 하루에 수백통의 비방 문자를 받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렇듯 디지털 교도소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토대로 애꿎은 사람을 가해자로 지목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처벌 논란

한편 온라인상에서 '디지털 교도소'의 운영자를 형사처벌의 대상인지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쟁점이 되는 것은 형법 310조의 해석이다. 형법 310조는 '명예훼손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오직 공익을 위한 것이라는 조건을 충족하면 명예훼손이 발생했더라도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에 처벌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디지털 교도소의 신상공개가 성범죄를 근절하고 경각심을 높이는 공익적 역할을 하니 명예훼손이 발생했더라도 형사처벌이 면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수사당국은 엄격한 법 집행을 통해 디지털 교도소와 같은 활동을 제재한다는 입장으로 디지털 교도소의 운영자 A씨의 처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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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교도소' 운영자 검거...처벌에 대한 논란

지난 3월부터 사이트 운영, n번방 사건 피의자들 신상 올리면서 화제
대학생, 대학교 교수 등 애꿎은 사람 지목하기도..
'디지털 교도소 운영 처벌'에 관련한 논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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