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답안형 상사 박성근(강원철), 미친 존재감
‘꼰대사현’→ ‘곱상사현’ 김영재의 반전매력
츤데레 팀장 전배수의 인간미

사진제공 = tvN

[문화뉴스 MHN 이지숙 기자] tvN ‘비밀의 숲2’에는 오래 보면 스며드는 비숲러 ‘최애캐’가 있다. 바로 박성근, 김영재, 전배수가 그 주인공이다.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2’(극본 이수연, 연출 박현석,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에이스팩토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특징은 바로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가치관이 다른 인물들이 복합적인 캐릭터를 구축하며 다양한 인간사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도 보면 볼수록 스며들 수밖에 없는 캐릭터로 사랑을 받고 있는 인물들이 있다. 동부지검장 강원철(박성근), 대검 법제단 검사 김사현(김영재), 용산서 강력3팀 팀장 최윤수(전배수)는 회가 거듭될수록 등장하는 장면마다 조금씩 존재감을 쌓아가며, ‘비숲러’들이 ‘최고로 애정하는 캐릭터’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시즌, 서부지검 형사 3부 부장검사로 나름의 소신을 각인시켰던 강원철은 황시목(조승우)이 특임 수사를 계속할 수 있게 원심 역할 해주는 든든한 선배였다. 시청자들이 아낌없는 지지를 보냈던 이유였다. 그런데 ‘비밀의 숲2’ 첫 회에서 반전 엔딩의 주인공으로 등장, 충격을 안겼다. ‘사건’ 가능성이 있는 사고를 단 하루 만에 ‘혐의 없음’ 처분을 내린 장본인이었기 때문. 하지만 이후 방송에서 여전히 그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음을 드러내, 시청자들 역시 가슴을 쓸어내렸다. 선배 이창준(유재명)이 죽음으로 증명한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을 좇아 한조 그룹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등 정의감이 그 안에 살아 있었고, 그 경계를 넘지 않은 선에서 적당히 현실적인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내 사람’이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온 사람들은 끝까지 품어내는 모범답안형 상사의 모습은 시청자들이 강원철을 애정 하는 이유 중 하나다. 후배 검사들을 검경협의회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단으로 생각하는 우태하(최무성)와는 달리, 그들을 진심으로 이끌 줄 아는 선배이기 때문. 도무지 시류에 편승할 줄 모르고 진실을 향해 들이받기만 하는 ‘잘 드는 칼’ 황시목에게 “그렇게 평생 주변 사람 피곤하게 하면 좋냐”라며 꾸짖었다. 아픈 손가락인 서동재(이준혁)의 생사를 애타게 걱정하기도 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평생 시목이, 동재 편 해달라”, “내 직장상사였으면 하는 인물 1위”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시청자들에게 김사현의 첫인상은 ‘꼰대’ 그 자체였다. 첫 등장부터 황시목에게 대창을 폰즈 소스에 와사비를 풀어먹으라며 훈수를 두고, 회식자리에서 먼저 일어나는 그를 두고 “내가 머리털 나고 먼저 가는 막내 못 봤어”라며 권위주의적인 면모를 드러냈기 때문. 그런데 시간을 두고 오래 지켜보니 되레 “사며들었다 (사현에게 스며들었다)”라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그 시점은 서동재가 실종되고 나서부터였다. 한사코 뻣뻣하기만 한 황시목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서부지검 시절 같이 일했던 동료 검사의 실종 사건을 맡게 된 그를 한편으로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했다.
 
알고 보니 그는 과거 이창준과 룸메이트 사이였다. 그 역시 이창준의 죽음을 삼켜내는 것이 어려웠다는 경험을 갖고 있었고, 황시목도 그러리라 생각했다. “내색 안 하는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우부장님 지시라서 거절 못 하는 거면 얘기해. 서프로 찾는 거 니가 하긴 버겁다고”라는 조언에선 진심이 느껴졌다. 그 후로도 우태하가 황시목을 나무랄 때면 은근히 방어하고 나섰다. 그의 반전매력에 ‘사며드는’ 시청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이유였다. “이렇게 곱상해서 어떻게 형사부하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는데”라는 말마따나 ‘꼰대사현’에서 ‘곱상사현’이 된 순간이었다. 

검찰 뿐만 아니라 경찰에도 시청자가 애정하는 캐릭터가 존재한다. 바로 용산서 강력 3팀의 최윤수팀장이다. 비록 한여진(배두나)이 특임으로 1계급 승진해 만년 경위인 자신보다 직급이 높아져, 차마 주소록에 ‘한여진 경감’이 아닌, ‘한여진이 ㄱㄱ’이라고 저장해놓을지언정 여전히 그녀를 챙기는 츤데레 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검경협의회 멤버로 같은 용산서 소속 장건(최재웅) 형사를 차출해 갈 때도 앞에서는 안 된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뒤에서는 “걔도 좀 외롭겠어”라며 한여진을 향한 안쓰러운 마음을 드러낸 것.

그의 인간적인 면모는 같은 상황에 처한 전 동두천 서장 전승표(문종원)와 대비되며 시청자들의 마음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날의 과오로 승진에서 미끄러진 공통점이 있지만, 이들의 이후 행보는 정반대로 갈렸다. 전승표는 한때 같은 서장이었던 최빛(전혜진)이 어느새 정보부장 자리까지 올라가 있자 질투하며 성질을 부렸지만, 최윤수는 한여진이 수사본부장으로 오게 된 불편한 현실에 씁쓸함을 느끼면서도 질투에서 기인한 ‘꼬장’은 일절 없었다. 전승표와 달리 이 상황에 놓이게 만든 자신의 실수를 깊게 뉘우치고 있었기 때문. 그런 최윤수의 인간적인 면모에 시청자들은 이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

‘비밀의 숲2’는 매주 토, 일 밤 9시 tvN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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