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위기 ‘기술과 참여’로 대안을 보여준 천안문화재단 정책기획팀

[이동형 기자] 코로나 19 위기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말까지 여파가 계속 될 것으로 예상하며 경각심을 느슨하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처음 겪어보는 일’로 고통을 겪고 있다. 문화예술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히 오프라인 대면을 기본으로 하는 공연단체는 ‘꽉 막힌 무대’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과 참여’로 비대면의 한계를 극복한 문화예술교육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곳이 있어 주목을 끈다. 천안문화재단이 바로 그 중심지다.

천안문화재단 정책기획팀이 개발한 ‘2020 기술 입은 문화예술교육 브레멘음악대 4.0’은 코로나 위기로 중단되다시피 한 지역 아동 대상 문화예술교육의 숨통을 튼 ‘협업의 산물’이다.

최광훈 천안문화재단 정책기획팀장을 만나 현장이 필요한 문화예술교육을 어떻게 비대면 수업으로도 효율성을 거둘 수 있었는지 들어 보았다.

이호 아트코딩연구소 소장이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지역 아동들과 함께 ‘브레멘음악대 4.0’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내가 만들어 보는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기술 입은 문화예술교육 브레멘음악대 4.0

실시간 동영상으로 코딩 체험프로그램 진행

- 오프라인 강의가 막히자 문화재단 뿐만 아니라 공연단체들도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의와 함께 체험과 발표가 주 구성 요소인 문화예술교육에서 비대면 교육시스템은 동영상 강의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녹화된 동영상 강의는 질문을 할 수 없는 일방통행식 강의로 한계가 있습니다. ‘2020 기술 입은 문화예술교육 브레멘음악대 4.0’은 실시간 동영상 강의로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고 들었습니다. 비대면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했나요?

“저희 천안문화재단 역시 그동안 진행해 왔던 현장 체험 프로그램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비대면 강의로 교육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어떻게 하면 지역 아동들의 참여율을 높일 수 있을까 고민했죠. 그러다 요즘 학부모들도 관심이 높은 코딩교육과 접목하면 좋겠다 싶어 코딩교육 전문가와 문화예술교육을 접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습니다. 저희팀 조준필 차장과 마침 청소년센터에서 강의를 하고 있던 이호 아트코딩연구소 소장과 함께 지역 아동들의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회의를 거듭 했지요. 그러면서 기술을 바탕으로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어보자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죠. 지역 아동들을 대상으로 코딩을 접목한 체험형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교육 신청을 받았습니다. 1기 20명 정원 규모로 정하고, 원활한 온라인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게 신청 아동들에게 노트북과 테블릿PC을 빌려주고 실시간 온라인 강의를 하기로 했습니다. 또 강의 진도에 따라 필요한 보조교재를 나눠준 후 이를 토대로 과제를 내고 아동들이 발표하는 것을 기본 골격으로 했지요. 커리큘럼의 주요 내용은 이호 아트코딩연구소 소장이 맡았습니다. 실제 진행에서는 2기수 총 40명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최광훈 천안문화재단 정책기획팀장(가운데)과 조준필 차장(오른쪽), 이호 아트코딩연구소 소장이 지역 아동들에게 공연만들기 참여 체험 프로그램 점검 회의를 하고 있다.

 

 
비수도권 지역 아동 대상 문화예술 융복합 교육 기회 제공

아동들이 직접 가상 무대 꾸미고 시나리오 써 발표 체험

 

- 이번에 지역 아동들이 참여한 체험형 예술교육 프로그램인 천안문화재단의 <2020 기술 입은 문화예술교육 브레멘음악대4.0>은 어떤 취지로 만들어졌나요?

“브레멘음악대4.0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직면한 요즘, 수도권에 비하여 문화예술 융복합 교육을 접하기 힘든 비수도권 지역의 아동들에게 최신 문화예술 융복합 교육을 하고자 준비한 것입니다. 이호 소장과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코딩과 문화예술을 접목해 초등학생들이 직접 공연예술 창작물을 만들어 발표하게 했습니다. 이호 소장님도 문화예술기관에서 근무하셨던 경험을 토대로 학생들을 위해 문화예술과 코딩기술을 융합한 커리큘럼을 지속적으로 개발·교육하고 계셨고, 산간도서지역의 학생들을 위해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원격수업을 준비하셨던 경험을 활용할 수 있었던 것도 시기적으로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 ‘브레멘음악대4.0’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며 그 특징은 어떤 것인가요?

“‘브레멘음악대4.0’ 프로그램은 글쓰기, 그리기, 만들기 등이 포함된 공연예술을 기반으로 코딩 및 엔트리 프로그램, 피지컬 컴퓨팅, 3D프린팅, 가상현실 등의 기술을 융합하여 공연을 창작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만들었습니다. 대면교육을 기본으로 만들고자 했는데 △홈 온라인 교육환경 구축 △개인별 맞춤 수업 진행 △흥미유발 이라는 세 가지 요소에 집중하여 온라인 교육의 단점과 한계를 극복했지요. 이를 통해 대면교육 못지않은 효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최광훈 천안문화재단 정책기획팀장(가운데)과 조준필 차장(오른쪽), 이호 아트코딩연구소 소장이 ‘기술 입은 문화예술교육’ 참여 방법을 안내한 매뉴얼 자료를 선보이고 있다.  

 

- 글쓰기, 그리기, 만들기를 통해 아동들이 공연을 창작할 수 있는 강의 커리큘럼이라고 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브레멘 음악대를 토대로 공연의 A부터 Z까지 실제 체험을 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브레멘음악대4.0’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동들이 공연 제작을 위한 작품구상과 시나리오를 직접 쓰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이를 위해 공연 제작에 직접 참여했던 현장 전문가를 초청해 강의를 하고, 아동들이 스스로 가상 무대를 꾸미고 시나리오를 만들어 발표하도록 했습니다. 공연기획자, 연출 및 작가를 간접 체험하기도 하고 각 개인들이 직접 공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기존 문화예술 직업군(연출, 무대, 음향, 영상, 의상, 소품 디자이너, 홍보, 감독, 배우, 기술 스태프)이 하는 일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한 거죠.”

- 프로그램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의 반응은 어떠했는지요? 실제로 큰 변화를 보였나요, 그리고 부모님들은 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요?

“학생들은 처음엔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활용한 수업이 다소 낯설고 의사표현도 어려워했어요. 그런데 수업이 진행될수록 빠르게 적응하여 본인의 의견도 자유롭게 표현하고 질문도 서슴없이 했습니다.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결석을 하거나 과제를 제출하지 않은 학생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현재 학부모님과 함께 단체 대화방을 개설하여 소통을 하고 있는데 모두가 즐거워하는 반응을 보여 만족스럽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강의를 어떻게 심화, 발전시킬 계획인가요?

“천안문화재단은 올해를 기점으로 문화예술 기술 융합교육을 지역 내 정착시켜 재단의 주요 사업으로 성장시키고자 합니다. 지난해 시범적으로 두 개의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였고, 올해는 성장기로 프로그램 개발, 교재 제작, 활용 공간 개발 등의 과정을 수행하면서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내년에는 관내·외 스타트업 기업과 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협력 연구를 진행하여 심화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초급반과 고급반을 지속 운영해 나갈 예정이며, 2022년도에는 자체 교육공간을 확보하여 청소년 문화예술기술융합 프로그램을 단계별, 수준별로 지속 운영 할 예정입니다.”

최 팀장은 아동 참여도를 높여 비대면 교육 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한 ‘브레멘음악대 4.0’을 통해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효율적인 문화예술 융·복합교육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보았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협업 요청이 있으면 커리큘럼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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