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나 코치가 아닌 다른 관점에서 체육계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 스포츠 에이전트를 꿈꾸는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김예은

[사진=한국직업방송 캡처] '취업이 보인다'에서 인터뷰 하는 김예은 
[스포츠 진학·진로] 스포츠 법률가를 꿈꾸는 피겨 선수 출신 김예은 "한국 비인기 종목의 안정화에 일조하고 싶어요"

[문화뉴스 MHN 정지윤 기자]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에 재학중인 김예은 학생은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곧 있을 로스쿨 진학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예은 학생은 피겨스케이팅 선수 출신이지만 일반 고등학교를 졸업해 수능 전형으로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에 수석 입학했다. 2016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전과목 통틀어 3개 문제만을 틀리며 수도권 대학의 의대에 합격하기도 했다.

의대 진학을 포기하여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지만 체육계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체육교육과를 선택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대학교 2학년까지 '싱크로나이즈드 피겨 스케이팅'(이하 싱크로 스케이팅) 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운동하는 학생선수로서 고충을 겪기도 했다. "학교와 학생선수인 저, 그리고 소속 연맹의 입장 차이를 조정하기 어려웠어요"라며 "학교에서는 공부만을 하는 학생을 원해 출결 관리에 엄격했고, 반대로 연맹에서는 학교 출석을 인정해주는 공문 발급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을 보였어요"라며 공부하는 학생선수로서 겪었던 어려움을 설명했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정만으로 지속해올 정도로 좋아했던 일인데 지금은 선수를 그만두고 공부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를 묻자 "선수나 코치가 아닌 다른 관점에서 체육계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특히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의 훈련 환경을 개선시키고 궁극적으로는 한국 비인기 종목의 안정화에 일조하고 싶어졌어요"라며 어려운 환경에 처한 비인기 종목 선수들을 직접적으로 돕고 싶다는 생각에 법률가를 꿈꾼다고 한다.

[사진=SBS스페셜 캡처] 'SBS스페셜 성적 급상승! 커브의 비밀편' 출연한 김예은
[스포츠 진학·진로] 스포츠 법률가를 꿈꾸는 피겨 선수 출신 김예은 "한국 비인기 종목의 안정화에 일조하고 싶어요"

김예은은 비인기 종목 코치와 선수출신으로서 겪었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피겨 스케이팅의 세부종목 중에서도 한국에서 정식으로 국가대표를 선발하지 않는 비인기종목의 선수출신이다. 그는 "싱크로 스케이팅 선수들은 대한빙상연맹(KSU)으로부터 행정 및 경제적 지원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연맹이 한국의 선수 수급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엄격한 자치규정에 의해 대회를 시행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전했다.

국제 대회는 국제빙상연맹(ISU)이 관리하지만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는 KSU가 주관한다. 싱크로 스케이팅은 12~20명의 선수들이 하나의 팀으로 연기를 펼친다. ISU에서는 나이대가 같은 선수들(주니어/시니어)이면 한 팀으로 구성할 수 있지만, KSU에서는 나이대가 같고 거주 지역(도)도 같아야 한다. 피겨스케이팅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해도 거주 지역이 대회 규정에 포함된건 한국의 선수 수급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연맹의 자치규정으로 보인다. 김예은은 이 같은 규정 때문에 사실상 싱크로 스케이팅 대회 개최가 많이 어렵다고 한다. 

싱크로 종목 뿐만 아니라 싱글 피겨 스케이팅에서도 의아스러운 규정이 있다고 한다. 피겨 스케이팅은 초급부터 8급까지 급수가 있다. 각 급수를 따기 위해 선수들은 개인적으로 테스트에 통과해야한다. 북미나 유럽 국가에서는 모든 급수(초급-8급)가 참여할 수 있도록 대회를 연다. 반면 한국은 주요 대회에 7, 8급만 참가할 수 있도록 하여 6급 이하의 선수들은 주요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다. 김예은은 "사실상 6급 정도의 선수들이면 7, 8급과 비슷한 실력을 갖췄지만, 참가할 대회가 없어서 대학 입시 자격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되고, 선수 생활을 포기하게 돼요"라며 안타까운 현실을 토로했다.

코칭하는 김예은
[스포츠 진학·진로] 스포츠 법률가를 꿈꾸는 피겨 선수 출신 김예은 "한국 비인기 종목의 안정화에 일조하고 싶어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꿈을 빨리 접어야했던 친구들을 보고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고 싶었어요."라며 비인기 종목 선수들이 경제적으로 보호 받지 못하고 결국 진로를 이탈하게 되는 상황을 자주 지켜보면서 선수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스포츠 에이전트란 스포츠 선수의 계약 및 이적과 관련된 협상, 마케팅 업무 등을 대리하고 각종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운동선수의 권익을 대변하고 법률 서비스를 지원하여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특히 스포츠 에이전트로서 법률과 스포츠에 대한 이해를 종합하여 기업과 선수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주고 싶다고 한다. 선수 권리 증진과 체육 문화의 다양성 유지에 일조하는 데에 전문성을 발휘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최근 출범한 스포츠 윤리센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근 스포츠 윤리센터와 스포츠 인권센터가 운동선수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출범했다"라며 "선수의 상업적 권리를 전문적으로 맡는 인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미래에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도 말했다.

최근 故최숙현 선수 희생으로 다시 체육계 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묻자 그는 '단체의 책임'을 강조했다. "선수 입장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는 것에 공감하면서도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며 공감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미흡하게 대처하고 급급하게 규정을 신설하기에 바쁜 종목 단체들에 대한 비판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감정적인 대응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절차와 조직이 정확히 마련되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
[MHN인터뷰] 스포츠 법률가를 꿈꾸는 피겨 선수 출신 김예은 "한국 비인기 종목의 안정화에 일조하고 싶어요"
"선수나 코치가 아닌 다른 관점에서 체육계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 스포츠 에이전트를 꿈꾸는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김예은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