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 네 번째, 베르디 최고의 걸작 '라 트라비아타'
오페라의 줄거리와 숨겨진 이야기
"인간은 얼마나 연약하며, 사랑은 얼마나 유한한가!"

[문화뉴스 MHN 양은정 기자] '오페라' (Opera) 란 음악을 중심으로 한 종합 무대 예술이다. 대사는 독창, 중창, 합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곡이나 간주곡을 포함한다. 대중적이고 유명한 오페라 작품 무엇이 있을까? 재미있는 오페라 작품들을 소개한다.

사진제공=대구오페라하우스

이번에 소개할 오페라는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의 굉장한 음악과 선율이 돋보이는 '라 트라비아타'다. 우리나라에서는 1948년 명동 시공관에서 '춘희: 동백 아가씨'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 초연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공연된 유럽 오페라 작품이다.

제목에서 나타나는 '트라비아 Traviata'란 '길을 잘못 든 여인' 혹은 '방확하는 여인' 이라는 뜻이다.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동백꽃 여인'이라는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동백꽃 여인'의 주인공 비올레타 발레리는 프랑스 사교계의 여왕이었던 실존인물 마리 뒤플레시스를 모델로 그려졌다.

'동백꽃 여인'이라는 소설을 희곡으로 각색해 연극 무대에 올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베르디는 1852년 2월, 이 연극을 관람하고 감명을 받아 오페라로 제작하게 되었다. 1853년 3월, 이탈리아 베니스의 라 페니체 극장에서 초연하게 된다.

사진=대구오페라하우스

줄거리

'제 1막' 배경은 1849년대 파리이다. 막이 오르면 무대는 비올레타의 살롱이 보인다. 사교계 사람들이 모여들어 화려한 무도회가 열리기 직전이다. 알프레도 제르몽이 입장하고 사람들은 새 손님을 환영하며 알프레도에게 노래를 청한다. 그는 술과 사랑을 찬미하는 'Libiamo ne'lieti calici 축배의 노래'를 부른다.

옆방에서 왈츠가 들려오자 모두 춤을 추러 나간다. 폐렴을 앓고 있는 비올레타는 현기증을 일으켜 방에 혼자 남는다. 비올레타가 걱정 된 알프레도는 방으로 들어오고 비올레타의 방탕한 생활에 대해 충고하면서 오래전부터 간직해온 연정을 고백한다. 비올레타는 순박한 알프레도의 말을 비웃고 가슴에 꽂았던 동백꽃을 건네주며 이런 자유분방한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비올레타 역시 알프레도를 사랑하고 있었다. 이 때에 소프라노에게 테크닉과 고음을 요구하는 아리아 'E strano!... Sempre libera 이상해라...언제까지나 자유롭게’ 를 부른다.

'제 2막 1장' 파리 교외의 작은 별장에서 알프레도와 비올레타가 보금자리를 만든다. 알프레도는 두 사람만의 행복한 생활을 찬양하지만 생활비가 부족해 비올레타가 가진 것을 팔아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돈을 마련하기 위해 파리로 떠난다. 그가 떠난 뒤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이 찾아온다. 제르몽의 비올레타의 조건을 말하며 아들과 헤어져 달라고 부탁한다. 비올레타는 결심을 하고 알프레도에게 전할 편지를 쓴다.

비올레타는 떠나고 하인이 전해준 편지를 본 알프레도는 슬픔에 잠긴다. 아버지 제르몽이 다시 돌아오라고 말하지만 알프레도는 아버지를 뿌리치고 비올레타의 뒤를 쫓는다. 그는 편지만 보고 비올레타를 오해해 복수심에 사로잡혔다.

'제 2막 2장' 비올레타의 친구 플로라의 호화로운 저택에서 화려한 가면무도회가 한창이다. 여러 사람과 함께 알프레도가 들어오고, 이어 비올레타가 두폴 남작과 함께 들어온다. 알프레도는 친구들과 도박을 시작해 연전연승한다. "사랑에는 패했지만 도박에는 이긴다. 돈을 따면 여자를 사서 시골로 돌아갈테다"라고 비올레타 앞에서 이야기 한다. 비올레타는 알프레도를 불러 제발 자기를 떠나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는 비올레타의 배신을 추궁한다. 비올레타는 제르몽과의 약속 때문에 늙은 두폴 남작을 사랑한다는 거짓말로 그를 단념 시키려 한다.

그러나 더욱 큰 배신감에 휩싸인 알프레도는 큰 소리로 손님들을 불러 비올레타를 조소하고는 도박에서 딴 돈을 그녀에게 던진다. 다들 알프레도를 비난하는 가운데, 비올레타는 쓰러진다. 이 때, 제르몽이 들어와 비올레타가 일부러 떠났다고 얘기하며 아들을 책망한다. 알프레도는 자신이 벌인 추태를 뉘우치지만 비올레타는 저주스럽기만 한 자신의 처지를 애통해한다.

'제 3막' 비올레타의 병실이다. 비올레타는 간호하고 있는 하녀를 심부름 보낸 후, 제르몽에게서 온 감사의 편지를 꺼내 읽는다. 알프레도가 진실을 알게되어 오해가 풀린 것은 기쁘지만 이제 죽음을 눈앞에 둔 비올레타는 모든 것이 허망하기만 하다. 알프레도가 병실로 들어와 그녀를 끌어안는다. "아! 나의 비올레타! 나는 죄 많은 사나이오"

비올레타의 두 눈에서 기쁨의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이제부터 다시 새로운 행복을 꿈꿔보자고 다짐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비올레타는 세상을 떠난다.

사진=성남아트센터

대표적인 '프리마 돈나(Prima donna) 오페라'
여주인공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게 만드는 오페라, 여주인공의 가창력 및 연기력에 공연의 성패가 달린 오페라를 흔히 '프리마 돈나 오페라'라고 부른다. 여주인공 비올레타 역의 소프라노는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끌어가야 하며 다채로운 창법과 음색을 구사하고 고난도의 테크닉으로 기존의 한정된 틀을 뛰어 넘어야 한다. 서정적인 리리코, 강렬한 스핀토, 무게감 있는 드라마틱, 현란한 콜로라투라의 특성을 모두 발휘해야 하는 배역이다. 

당대 사회를 비판하는 작품
라 트라비아타에서 베르디의 음악은 고귀한 품성을 지닌 여성으로 비올레타를 묘사하고 있다. 이처럼 사교계 여성에게 품위를 부여했다는 것 자체가 당시 놀라운 일이었다. 당대 사회의 이중윤리를 비판하는 작품이였다. 100년이나 500년 전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동시대 이야기를 비판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지 못했다. 1853년 초연은 성공하지 못했고 그 이후 베르디는 '라 트라비아타'의 배경을 100년 전으로 바꿔놓았다.

베르디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이유
베르디의 오페라 중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라 트라비아타'는 화려한 볼거리와 웅장한 무대연출로 눈을 사로잡는 작품이다. 두 눈과 귀를 사로잡는 대 규모의 합창과 춤으로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또한, 관객에게 젊은과 아름다움의 덧없음, 신분의 차별과 죽음에 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하게 해주는 것이 더욱 큰 매력이다.

사진=국립오페라단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라 트라비아타'는 국립오페라단에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기원으로 야외오페라 '동백아가씨'로 개최된 바 있다. 한국적 색채를 더하기 위하여 오페라의 아리아, 등장인물명은 그대로 둔 채 배경을 파리에서 조선 정조시대 양반 문화로 바꿔 재해석했다. 야외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대중성, 한국적 색채 모두 잡은 작품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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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이야기] 베르디 최고의 걸작 '라 트라비아타 La Travi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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