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분열, 베타 붕괴, 입자들간의 약한 상호작용에 의한 결과
1968년 양자전기역학, 약한 상호작용 통합, 양자전약이론 등장

출처: 픽사베이

[문화뉴스 MHN 권성준 기자] 연금술은 지금으로부터 대략 24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을 힘입어 값싼 금속을 금으로 만들고자 하던 노력이었다. 미신적인 색채까지 더해지던 연금술은 인류 최후의 연금술사 아이작 뉴턴을 끝으로 근대 과학이 등장하고 화학이 정립되면서 부정되었다.

근대 시대만 하더라도 원소는 물질을 이루는 기본 단위로 여겼기 때문에 서로 변할 수 없다고 생각되었다. 연금술에서 시도하였던 것처럼 여러 가지 원소를 서로 섞고 열과 같은 에너지를 가하더라도 화학적인 분자의 형성만 할 뿐 원소의 변화는 불가능하였다.

그러나 19세기 말 무렵부터 원자들이 쪼개질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 시작은 바로 조지프 톰슨의 전자 발견이었다. 톰슨은 파이에 자두가 박힌 것과 같이 +전하를 띄는 원자에 -전하를 띄는 전자들이 박혀있다는 가설을 내세웠다.

그의 제자인 어니스트 러더퍼드는 톰슨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금 원자에다 알파 입자로 이루어진 입자 빔을 쏘는 유명한 알파 입자 산란 실험을 진행하였다. 만약 톰슨의 가설이 맞는다면 알파 입자는 대부분은 금을 투과해 버리고 전자와의 충돌에 의한 약간의 산란만 있어야 했다.

출처: 픽사베이
총알을 종이에 쏘면 뚫리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실험을 몇 번을 반복하더라도 산란된 각도가 90도 각도 이상인 알파 입자가 발견되었다. 이는 마치 종이에다 총을 쏘았더니 총알이 종이에 튕겨 나오는 것과 같은 결과를 준 것이다. 러더퍼드는 결국 원자의 중심에 +전하로 이루어진 높은 질량의 핵이 존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원자핵의 존재는 흥미로운 생각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만약 큰 질량과 전하를 가진 원자핵을 적당히 쪼갤 수 있다면 작은 질량과 전하를 가진 원자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20세기가 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정말로 발견되었다. 1938년 리제 마이트너, 오토 한, 프리츠 슈트라스만은 우라늄 원자핵에 중성자를 쏘아 충돌시키면 우라늄 원자핵이 쪼개져 바륨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출처: 픽사베이, 핵분열 과정

이런 분열 과정에서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과 같은 방사선이 발견된다는 것도 알려졌다. 후에 알파선은 원자핵이 쪼개지면서 나온 헬륨 원자핵의 파편이고 베타선은 중성자가 붕괴되면서 나온 전자, 감마선은 원자핵들 간의 질량 차이로 인해 방출되는 전자기파임이 밝혀졌다.

이중 베타선이 상당한 흥밋거리가 되었다. 베타선은 단독으로 있을 때 불안정한 중성자가 베타 붕괴를 일으켜 전자와 양성자, 반전자 중성미자로 변하는 현상인데 외부의 어떠한 자극도 없이 혼자서 붕괴를 일으키는 것이다.

원자끼리의 변화만 가능한 줄 알았으나 원자를 이루고 있는 기본 입자들 사이에도 이러한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나중에는 양성자가 양전자와 전자 중성미자를 방출하고 중성자가 되어버리는 역 베타 붕괴 현상까지 발견된다.

출처: 위키피디아, 베타 붕괴 과정

물리학자들은 입자들 사이에 어떠한 근본적인 힘이 있어서 입자들이 변할 수 있다고 보았다. 외부의 자극이 없어도 시간이 지나면 어떤 힘이 작용해 입자를 더 안정적인 입자로 바꿔버린다고 생각했고 자연적인 핵분열 현상과 베타 붕괴는 이러한 힘이 작용한 결과로 보았다.

추가로 양성자들이 전기적인 반발력을 이겨내고 뭉쳐있을 수 있게 해주는 힘도 같은 시기에 제안되었고 상대적으로 전자기력보다도 한참 약한 힘을 가진 힘에 약력, 전자기력보다 강한 힘에 강력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입자들의 변화는 약력에 의해 일어난다고 설명하였다.

이제 새로운 힘이 발견되었으니 물리학자들은 이 힘을 설명하고자 노력했다. 엔리코 페르미는 약력이 중력과 전자기학과는 다른 성질을 가진 독립된 힘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는 입자들이 만날 때만 작용하는 특수한 힘이라고 제안하였다.

출처: 노벨 재단
스티븐 와인버그, 압두스 살람, 셸든 글래쇼

하지만 약력에 대한 이론을 만들어지면서 스티븐 와인버그, 압두스 살람, 셸든 글래쇼는 약력과 전자기력이 하나의 통합된 힘의 다른 측면이라는 것을 알아내었다. 전자기력에서 전기장과 자기장이 나타나듯이 약력도 약력의 장이 나타나지만 약력이 약해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만 일어남을 알아내었다.

뒤이어 이들은 양자전기역학과 하나로 합쳐질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고 이들을 하나로 합쳐 양자전약이론을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와 동시에 전자기 현상이 입자들 간의 광자의 교환으로 이루어졌듯이 약력도 어떤 입자를 교환하면서 이루어질 것이라 예측하였고 이들은 1979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심지어 온도가 충분히 높은, 대략 1000조 도의 영역에선 하나의 힘이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 현대에는 빅뱅 초창기, 우주가 1000조 도보다 뜨거웠을 당시에는 실제로 두 힘이 하나로 있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우주의 온도가 식으면서 약력과 전자기력이 분리되면서 광자가 생겨났다고 생각된다.

출처: CERN, 힘을 매개하는 입자들

힘을 매개하는 입자들의 발견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1976년, 현대에는 힉스 입자를 발견한 것으로 유명한 CERN의 물리학자 카를로 루비아와 시몬 반 데 미어는 입자 가속기를 통해 약력을 매개하는 W, Z 입자를 찾게 되었다. 이들은 이 발견으로 198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다.

과학자들은 20세기가 과거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원소들의 변화가 사실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알려지고 어떠한 원리를 통해 이루어지는지까지 완벽하게 알아내었다.

물론 그렇다고 현대에 금을 만들려고 하는 과학자는 없다. 정확히 만들 수는 있으나 금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투자할 자본에 비해 얻는 금의 가치가 너무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라늄이나 플루토늄과 같이 쉽게 변화가 일어나는 물질은 원자력 발전과 같은 가치를 생산해내고 있다.

과거 연금술사들이 원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이지만 현대에는 원소들을 얼마든지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으며 이를 인류의 발전을 위해 사용하기까지 하는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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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과학] 현대의 연금술 원소를 바꿀 수 있는 힘 1979, 1984 노벨 물리학상: 약한 상호작용

핵분열, 베타 붕괴, 입자들간의 약한 상호작용에 의한 결과
1968년 양자전기역학, 약한 상호작용 통합, 양자전약이론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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