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 여섯 번째, 가슴 절절한 부녀의 이야기가 담긴 '리골레토'
오페라의 줄거리와 숨겨진 이야기

[문화뉴스 MHN 양은정 기자] '오페라' (Opera) 란 음악을 중심으로 한 종합 무대 예술이다. 대사는 독창, 중창, 합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곡이나 간주곡을 포함한다. 대중적이고 유명한 오페라 작품 무엇이 있을까? 재미있는 오페라 작품들을 소개한다.

사진= 메가박스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부녀간의 안타까운 이야기가 담긴 베르디의 리골레도 'Rigoletto' 이다. 
오페라 리골레토는 빅토르 위고의 희곡 '왕의 환락'을 원작으로 한 베르디의 오페라로 베르디 오페라 중 가장 드라마틱한 작품으로 꼽히며 베르디의 중기를 대표하는 걸작이다. 

초연은 1851년 베네치아의 피니체 극장에서 행해져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 여자도 저 여자도', '그리운 그 이름', '여자의 마음' 등 오페라 사상 명곡으로 불리는 아리아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베르디의 걸작 중 가장 사회비판적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

사진=대구오페라단

- 줄거리

'제 1막 1장'  만토바 공작의 성 안에 있는 화려한 살롱에서 무도회가 열리고 있다. 공작은 보르사에게 3개월 전 교회에서 만난 아름다운 아가씨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그녀는 매 주일 교회에 나오며 집도 알아냈지만 밤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찾아오는 남자가 있다고 말한다.

공작은 곁을 스쳐가는 아름다운 체프라노 백작 부인에게 '이 여자도 저 여자도 Questa o quella'라는 노래를 부르며 그녀에게 다가간다. 체프라노 백작은 질투심에 불탄다. 그때 공작의 어릿광대인 리골레토가 모자와 종을 가지고 나타나 익살을 떨면서 그를 희롱하자, 백작은 화를 내며 나간다. 이어 마룰로가 나타나 사람들에게 곱추인 리골레토에게 아름다운 애인이 있다면서 웃는다.

그 순간 공작이 리골레토와 다시 등장해 체프라노 백작 부인을 손에 넣고 싶으니 백작을 쫓아달라고 한다. 그때 체프라노 백작이 나타나 공작에게 싸움을 걸자, 리골레토가 나서서 일소에 부치고 만다. 때마침 공작에게 딸을 농락당한 몬테로네 백작이 나타나, 공작에게 덤벼들다 만토바의 부하들에게 강제로 끌려나간다. 리골레토가 그를 조소하자, 백작은 너도 아버지의 노여움을 알게 될 날이 있을 것이라며 저주한다. 그 순간 리골레토는 불안감을 느낀다.

'제 1막 2장' 리골레토가 아름다운 딸을 숨겨두고 있는 교외의 작은 집이다. 망토로 몸을 가리고 집으로 가는 리골레토의 뒤를 스파라푸칠레가 따라오며 부른다. 그는 자신의 적수를 없애주는 자객이라고 소개한 후, 자신의 거취 장소를 알려주고 떠난다. 리골레토는 '그는 살인자, 나는 혀끝으로 사람을 찌르는 익살꾼 Pari siamo' 이라는 장엄한 독백을 하고는 문을 열고 정원으로 들어선다. 

질다가 집에서 뛰어나와 아버지 품에 안긴다. 리골레토는 질다에게 거리에 나가지 말라고 당부하고, 하녀에게는 문단속을 철저히 할 것을 지시한다. 그가 밖을 살피러 나간 사이 학생으로 변장한 공작이 숨어 들어온다. 공작은 질다 앞에 나타나 '사랑은 마음의 태양, 삶이란 곧 사랑이니라 il sol dell'anima, la vita amore' 라는 노래로 사랑을 고백한다. 그는 자기의 이름은 '발터'라고 하면서 사라진다. 혼자가 된 질다는 유명한 소프라노 아리아 '그리운 이름이여 Caro nome'를 부르고는 집으로 들어간다.

복수심에 불타는 체프라노 백작과 변장한 양재사들이 무리를 지어 등장한다. 그들은 질다가 리골레토의 애인으로 여겨 유괴하려는 음모를 꾸민다. 리골레토에게 한눈을 팔게 한 후 질다를 유괴한다. 정신을 차린 리골레토는 발 앞에 떨어진 질다의 손수건을 보고 자신이 비참하게 당한 것을 깨닫는다. 

'제 2막' 이튿날 아침, 만토바 공작의 저택 안이다. 공작에게 리골레토의 애인을 유괴해왔으니 한턱 내라고 하자 그는 그녀가 바로 질다라는 것을 알고는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얼굴을 보자면서 나간다. 이 때, 리골레토가 마음의 상처를 숨기고 익살을 부리며 나타난다. 여기서 모든 사람들은 그 여인이 리골레토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란다.

그때 질다가 공작의 방에서 나오다가 아버지의 소리를 듣고 달려와서 품에 안기며 그간의 경위를 말한다. '울어라, 나의 딸아 Piangi, fanciulla'하고 그는 노래를 부르며 질다를 감싸준다. 리골레토는 딸을 유혹한 만토바 공작에게 복수할 것을 다짐한다.

'제 3막' 그날 저녁, 스파라푸칠레가 묵고 있는 여관 근처의 거리이다. 리골레토와 질다가 나타나는데, 리골레토는 복수할 것을 결심하고, 질다는 연인의 용서를 아버지에게 간청하고 있다. 이때 병사로 변장한 공작이 나타나 여관으로 들어가며 테너의 유명한 아리아 '여자의 마음 La donna mobile'을 의기양양하게 부른다. 공작은 스파라푸칠레의 누이인 마달레나를 유혹한다. 이 모습을 보고 실망한 질다는 만토바를 떠날 준비를 하고 리골레토는 공작 살해를 스파라푸칠레에게 의뢰한다.

스파라푸칠레는 공작을 살해하려고 하지만 마달레나가 일을 중지해달라고 부탁한다. 스파라푸칠레는 설득이 되어 조건을 내건다. 이 방을 처음 들어오는 손님을 죽여 공작의 시체를 대신하기로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엿들은 질다는 자신이 죽기로 결심하고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리고 스파라푸칠레는 리골레토에게 공작의 시체라고 하면서 시체 자루를 넘겨준다. 리골레토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 자루를 강으로 끌고간다.

그런데 여관에서 '여자의 마음'을 부르는 공작의 노랫소리에 듣고 놀라 자루를 풀어본다. 그 자루에는 리골레토의 딸 질다가 죽어가며 질다의 마지막 아리아 '멀리 공중에서부터 Lass, in cielo'를 부르고 있었다. 리골레토는 고통스럽게 소리치며 제발 딸이 죽지 않기를 바라지만 마침내 그녀는 숨을 거둔다. 리골레토도 심한 고통으로 질다 위에 쓰러지며 기절하고 만다.

사진=대구오페라단

제목과 주인공이 달라진 오페라
베르디는 오페라의 제목을 '저주 La Maledizione'라고 붙였지만 검열 당국과 마찰 때문에 결국 주인공의 이름을 따 '리골레토'로 바꿔야 했다. 
빅토르 위고의 원작에 담긴 날카로운 사회비판도 베르디는 모두 다 담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원작자가 오페라를 감상했을 때에 더 효과적으로 이야기를 담았다는 평이 있다. 앞서 소개했던 '라 트라비아타', '일 트로바로테'를 포함한 '베르디 중기의 3대 걸작'으로 꼽히는 리골레토는 음악적인 면에서 볼 때 벨칸토적 선율미가 넘치는 동시에, 벨칸토 오페라에서 흔히 부족하게 느껴지는 드라마틱한 설득력을 함께 지니고 있다.

가벼운 테너, 순수한 마음을 가진 소프라노, 극을 이끌어가는 힘을 가진 바리톤
주인공이 곱추라는 장애를 지녔다는 설정 자체가 세상에 대한 그의 분노와 저항을 암시한다. 질다의 죽음은 사랑을 위한 숭고한 사랑이 아니다. 그녀는 자신을 세상에 내놓지 않는 아버지, 그리고 소통이 불가능한 세상에 절망한 나머지 어른이 되는 문턱에서 삶을 포기한 것이다. 젊은 시절에 아내와 자식들을 모두 잃은 베르디의 깊은 우울이 이 작품 속 아버지와 딸의 관계에서 진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리골레토에 나오는 테너의 가장 유명한 아리아 '여자의 마음'은 국내에서도 광고 음악에 많이 사용되어지며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곡 이다. 밝고 경쾌하고 중독성이 있는 멜로디를 가진 아리아 뒷면에 가슴아프고 안타까운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지 누가 알았을까?
만토바의 비참한 죽음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닌 천사 같은 질다가 아버지 리골레토의 불타는 복수심에 의해 희생됨으로 리골레토에게 큰 고통을 안겨줬기 때문에 더 부녀간의 가슴 절절하고 슬픈 이야기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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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이야기] 딸을 잃은 아버지의 슬픈 이야기 오페라 '리골레토(Rigoletto)' 바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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