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 일곱 번째,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비극적인 이야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오페라의 줄거리와 숨겨진 이야기

[문화뉴스 MHN 양은정 기자] '오페라' (Opera) 란 음악을 중심으로 한 종합 무대 예술이다. 대사는 독창, 중창, 합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곡이나 간주곡을 포함한다. 대중적이고 유명한 오페라 작품 무엇이 있을까? 재미있는 오페라 작품들을 소개한다.

사진=아트앤아티스트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광란의 아리아'로 유명한 작품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Lucia di Lammermoor)'이다. 

스코틀랜드 소설가이며 극작가였던 윌터 스코트(Walter Scott, 1771-1832)는 정략결혼을 강요당한 신부가 첫날밤에 신랑을 죽인 사건에 호기심을 느껴 비극적인 실화를 1819년 '래머무어의 신부'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 작품은 큰 인기를 끌며 유럽 전역에 알려졌고, 작곡가 도니제티(Gaetano Donizetti, 1797-1848)는 나폴리 산 카를로 극장에서 오페라 작곡을 의뢰하자 곧장 이 작품을 떠올렸다. 대본작가 살바토레 카마라노와 함께 도니제티가 스코트의 작품을 토대로 만든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1835년 9월 26일 나폴리의 산 카를로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사진=글로리아 오페라단

- 줄거리

'제 1막 1장' 람메르무어 성의 정원이다. 엔리코 라이몬도 신부와 심복 부하인 노르만노에게 혹심한 람메르무어 가의 경제난을 극복할 만한 비책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여동생 루치아를 재력가인 아르투로에게 정략 결혼을 시킴으로써 가문을 부흥해보자는 복안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노르만노로부터 루치아가 람메르무어 가의 오랜 숙적인 라 벤스우드 가의 에드가르도와 밀애를 즐긴다는 사실을 듣는다. 엔리코는 격분하며 '꿈에서도 용서는 있을 수 없는 일 La pietase in suo favore'이라는 노래를 부른다.

'제 1막 2장' 루치아가 공원의 호수 옆에서 에드가르도를 기다린다. 매혹적인 하프 소리가 들린 후, 그녀는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친구 알리사에게 호수에 얽힌 전설 '깊은 침묵에 덮여있다 Regnava nel silenzio'를 노래한다. 알리사가 비록 생명의 은인이긴 하였지만 이 저주받은 곳에서 에드가르도를 만난 것은 불운이었다고 말하자, 루치아는 아리아 '황홀한 기쁨에 젖었을 때 Quando rapito in estasi'로 답한다.

에드가르도가 정치적인 임무차 프랑스로 떠나야 함을 밝히며, 루치아의 오빠에게 결혼 승낙을 받은 후 그녀와 함께 떠나기를 간청한다. 그들은 '나의 애타는 마음은 산들바람처럼 두둥실 떠나가서 그대에게 전해지리 Verranno a te sull' aure i miei sospiri ardenti' 라는 2중창을 부른다. 그녀는 애인에게 불가능한 일일 것 이라며 상심해한다.

'제 2막' 람메르무어 성의 한 홀이다. 엔리코와 노르만노는 어떻게 하면 루치아를 귀족인 아르투로와 결혼시킬 수 있을까를 연구하고 있었다. 노르만노가 허위 편지를 만들어 루치아에게 전해주는 작전을 꾸민다.

오빠로부터 편지를 전해받은 루치아가 배신감에 젖어 비통해 한다. 기회를 잡은 엔리코는 그녀에게 협박을 가한다. 만약 그녀가 궁정의 세력가 아르투로와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정치적인 영향력을 잃을 뿐 아니라 상형 내지는 추방을 당할지도 모른다고 몰아 붙인다. 그녀는 더 이상 저항할 힘을 잃는다.

람메르무어 성의 호화로운 홀에서 루치아와 아르투로와 혼인서약을 맺는다. 이때 프랑스에서 귀국한 에드가르도가 테라스를 통해 나타난다. 결혼을 저지하고 루치아를 데려가기 위함이었다. 그는 칼을 빼어들과 엔리코와 싸움을 벌인다. 그들은 '나를 붙드는 것이 누구인가 Chimi fernain tal momento'라는 감명 깊고 극적인 6중창을 부른다. 에드가르도는 루치아의 배반을 격노하며 그 자리를 떠난다.

'제 3막' 에드가르도가 엔리코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다시 람메르무어 성의 결혼식 피로연이다. 신부의 등장으로 피로연이 중단된다. 루치아가 미쳐서 그만 남편 아르투로를 찔러 죽였다고 소리친다. 잠옷을 걸친 채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루치아가 피묻은 단검을 쥐고 들어온다. 창백한 그녀는 혼신의 힘을 다해 '광란의 장면 Scena della pazzia'을 부른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그대의 것 Alfin son tua'이라는 노래로써 에드가르도를 향한 영원한 사랑을 표현한다.

장면은 묘지로 바뀌어, 실의에 빠진 에드가르도가 그의 조상의 묘비 사이를 서성인다. 종이 울리고 장례식의 행렬이 신부를 선두로 들어온다. 마치 햄릿과도 같이 우유부단한 에드가르도는 하관이 거행될 때에야 비로소 그 장례가 루치아의 죽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마지막 아리아 '날개를 펴고 하늘로 간 그대여 Tu che a Dio spiegasti l'ali'를 비통하게 부르고는 자기의 가슴을 비수로 찌른다.

사진=대구오페라단

비극적인 시대에 나온 광란의 아리아

로시니, 벨리니, 도니체티로 대표되는 낭만주의에서 이러한 주인공 설정을 자주 만나볼 수 있다. 광란이나 실성의 장면도 흔하다. 광란의 아리아로 유명한 작품들은 도니제티의 '안나 볼레라', 벨리니의 '청교도','몽유병의 여인'등에도 광란의 장면이 속한다.

그 중에서도 20여 분에 걸쳐 광란의 아리아가 전개되는 '루치아'는 단연 낭만주의 벨칸토 오페라의 절정이다. 여주인공 소프라노의 가창력과 연기력이 낱낱이 드러나며 관객을 만족시키기도 무척 어려운 곡이다. '광란의 장면'에서 플루트와 경쟁하는 듯 화답하는 듯 전개되는 소프라노의 기교는 그저 기교로 끝나서는 안된다.

목소리를 악기처럼 자유자재로 다뤄가며 극한의 콜로라투라 기교에 도전해야 하지만, 그와 동시에 관객으로 하여금 격렬한 감정과 광기를 실감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완벽하게 부르면 객석을 몰입하게 만들 수 있지만 기교든 감정 전달이든 어느 한쪽이 부족하면 부담스럽고 지루해질 수도 있는 역할이기에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곡이다.

사진=아트앤아티스트

비극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오페라의이야기에서 소개했던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와 마찬가지로 프리마돈나 오페라이다. 다른 프리마돈나 오페라와는 또 다르게 특출나게 여성의 실력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오페라이며 여성 뿐 아니라 남성(테너)도 격정적인 감정과 기교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국내에선 쉽게 올리지 못하는 오페라 중 하나이지만 최근 국내에도 실력 좋은 성악가들을 많이 배출하기에 최근 들어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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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이야기] 충격적 비극이 담긴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바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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