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하는 게 쉬는 건디?!" 불도저 금옥 씨
그녀에게 가장 아팠던 기억, 그리고 두 아들
내 멋대로 산다? 가족을 위해 산다!
9일 월요일 오전 7시 50분 KBS 1TV 방송

출처: KBS 1TV '인간극장'

[문화뉴스 MHN 권성준 기자] 아무도 오늘의 주인공을 말릴 수 없다. 본인 키의 세 배가 넘는 나무에 능숙하게 올라가고 아무리 바빠도 모래시계 떨어지는 속도에 맞춰 아침 식사를 한다. 여배우를 닮은 미모와 거침없는 말솜씨의 주인공, 최금옥(65) 씨다.

전라남도 담양 삼지내 마을에서 가장 부지런하다 정평이 난 그녀는 새벽 4시에 벌떡 일어나 남들보다 빠르게 하루를 시작한다. 천연 염색 명인이자 약초 전문가인 그녀는 이웃 고추밭부터 고향 야산, 사촌 감나무 밭까지 사방팔방 다니며 해야 할 일이 많다. 특히 가을에는 잠이 안 올 지경이다.

한 번 일을 시작하면 끝을 보고야 마는 아내 때문에 남편 고영백(72) 씨는 오늘도 아내 걱정뿐이다. '오늘은 이만 여기까지 하소'라며 금옥 씨를 뜯어말리느라 진땀을 뺀다. 영백 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금옥 씨는 멈출 줄을 모른다. 이렇게 그녀가 열심히 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출처: KBS 1TV '인간극장'

태생부터 몸이 약했던 금옥 씨는 건강하게 살아가는 법을 찾아 헤매다가 남편 고향인, 물 좋고 공기 좋은 담양 창평의 삼지내 마을에 터를 잡았다. 자기를 똑 닮아 아픈 곳이 많았던 첫째 아들 때문에라도 이곳으로 왔어야 했다.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잠을 줄여가며 뭐든 닥치는 대로 부딪히며 익혔다.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 도시에서든, 이곳에서든 열심히 일 한 그녀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 부족했다. 자식들을 고생시키는 것이 고통스러워 자식들만큼은 풀뿌리를 캐 먹어도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에 두 아들에게 성직자가 되어 자유롭게 살기를 권했다. 어머니의 뜻을 그대로 받아들인 첫째 아들은 스님이 되어 수행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금옥 씨는 가족 삶의 형태를 마음대로 하는 '억센' 엄마 같아도 항상 가족을 위해 살아간다. 가족과 금옥 씨는 하루를 살더라도 내 마음 가는 대로 가족과 함께, 몸보다 마음이 행복한 날을 꿈꾼다.

▶ "나는 일하는 게 쉬는 건디?!" 불도저 금옥 씨

출처: KBS 1TV '인간극장'

전라남도 담양, 사방이 야트막한 돌담으로 둘러싸인 삼지내 마을에 가을이 내려앉았다. 이곳에서 최금옥(65) 씨는 천연 염색 공방과 약초 식당을 운영한다. 온 가족을 진두지휘하며 오늘도 '내 마음 가는 대로' 하루를 보낸다. 그녀는 하늘을 나는 것 말고는 다 할 수 있다며 오늘도 '할 수 있다!'를 외친다.

그녀가 이렇게 독해진 이유는 어린 시절에는 거의 죽었다 살아나기도 할 정도로 몸이 허약했기 때문이다. 각종 알레르기에 장티푸스까지 크고 작은 병들이 그녀를 괴롭혔다. 더구나 결혼 전엔 가난한 친정 때문에, 결혼 후엔 시아버지의 빚 때문에 늘 허덕였던 그녀는 마흔 살이 넘어 남편의 고향, 공기 좋은 담양에 와서 집을 짓고 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그녀는 새로운 삶에 도전했다. 하루에 2~3시간씩 자며 딱 죽지 않을 만큼 일하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법에 관해 공부했다. 어렵게 공부해 천연 염색 자격증을 땄고, 약초 공부도 꾸준히 해 지역에선 명인으로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요즘 같은 가을철엔 동네 야산을 다니며 일반인들은 알아보기도 힘든 열매를 따기 위해 나무 위로 거침없이 올라간다. 남편 고영백(72) 씨는 그런 아내를 보며 자칫 잘못해서 다치기라도 할까 봐 속이 탄다는데. 하지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금옥 씬 매일같이 산을 휘젓고 다닌다. 금옥 씬 오늘도 동분서주, 누구보다 바쁘다.

▶ 그녀에게 가장 아팠던 기억, 그리고 두 아들

출처: KBS 1TV '인간극장'

어머니를 닮아 건강이 안 좋았던 첫째 아들, 세진 스님은 스님이 되어 부모님 곁을 떠나 선방으로 출가하였다. 어린 시절부터 아토피가 심했던 첫째 아들을 위해 천연 염색을 시작한 금옥 씨는 여전히 아들의 승복을 직접 지어준다. 

가난을 대물림해 주기 싫었던 금옥 씨는 두 아들이 어렸을 때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했다. 금옥 씨는 제 몸 하나 간수하기 힘든 이 허약한 몸으로 아들을 둘이나 낳아놓고 아들들에게 줄 수 있는 게 가난뿐이었던 게 너무나 괴로웠다. 아이들을 '사육' 하기 싫었지만 가정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밤낮없이 일하느라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출처: KBS 1TV '인간극장'

금옥 씨는 자식들 고생시키는 것이 제 몸 아픈 것보다 더욱 큰 고통이었다. 그 때문에 금옥 씨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독특한 모성애를 가지고 있었다. 자식들이 차라리 홀몸으로 자유롭게 사는 것을 원했던 금옥 씨는 두 아들한테 결혼보다는 성직자가 되어 혼자 자유롭게 이 넓고 무궁무진한 세상을 누비라고 권했다.

어려서부터 심한 아토피로 얼굴이 상해 친구들과 멀어졌고 군 생활을 하면서도 회의를 느꼈던 큰아들은 어머님의 권유에 법정 스님의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 그길로 수행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의 법명은 세진, 이젠 금옥 씨의 큰아들이 아닌 세진 스님으로 살고 있다.

▶ 내 멋대로 산다? 가족을 위해 산다!

출처: KBS 1TV '인간극장'

남편 영백 씨는 아내와 어디든 함께 다닌다. 산이든, 이웃의 밭이든 어디를 가도 그녀의 보조 역할을 하다 보니 금옥 씨에게 듣는 잔소리는 익숙해질 법도 한데 워낙 다른 성향의 둘이 같이 일하게 되면 부딪히기 일쑤다.

영백 씨는 아내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도피처'를 물색했고 그렇게 시작하게 된 건 영백 씨의 '나만의 공간' 양봉장이었다. 집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양봉장에서 풀며, 벌들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한다. 

둘째 아들 고병휘(39) 씨도 형을 따라 출가하려 산에 올라갔지만 하루도 안 돼서 하산했다. 병휘 씨는 형이 출가했으니 본인이라도 부모님 곁에서 부모님을 지켜야 하겠다는 마음이 굳건했다. 하지만 금옥 씨의 뜻을 병휘 씨라도 완전히 피해 갈 수 없었다. 군 전역 후 도예를 배운 후 어머니의 뜻대로 도예가가 되었단다.

출처: KBS 1TV '인간극장'

천방지축 엉뚱한 금옥 씨지만 절대로 이유 없이 '그냥'하는 일은 없으니 남들은 '독하다', '괴짜다'라고 왈가왈부할지라도 이렇게 사는 이유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다. 두 아들의 삶의 형태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하고 남편이 도피처를 만들 만큼 금옥 씨를 감당하기 힘들어 보여도 금옥 씨는 항상 가족을 위해서 필사적으로 살아왔다.

그녀는 오늘도 일하는 게 쉬는 것처럼, 쉬는 게 일하는 것처럼 열심히 살아간다. 지금껏 그렇게 살아온 것처럼 우리 가족을 위해 내 멋대로 산다.

한편,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오전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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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인간극장] '나는 일하는게 쉬는 건디?' 금옥 씨는 못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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