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나노 공정 적용한 '엑시노스 1080' 공개
퀄컴·애플 이은 삼성의 5나노 반도체 공개
삼성전자, TSMC 양강 구도 자리잡을 가능성 있어

삼성전자가 공개한 엑시노스 1080 [출처 = 삼성전자]

[문화뉴스 MHN 문정환 기자] 삼성전자가 5나노 AP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5나노 파운드리 경쟁의 막이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중국 상하이에서 5나노 EUV(극자외선) 공정을 적용한 모바일 AP '엑시노스 1080'을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5나노 공정을 적용한 제품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엑시노스 1080은 최신 모바일 데이털처리 기술을 칩에 집약한 5G 모뎀 통합 AP다. 6기가헤르츠(GHz) 이하 대역과 초고주파 대역 네트워크 연결을 지원한다.
 
엑시노스 1080 칩에 내장된 중앙처리장치(CPU)는 영국의 설계 회사 ARM의 코어를 적용했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몽구스 중앙처리장치가 있지만 경쟁력 강화를 위해 ARM 코어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메모리칩 개발을 맡고 있는 시스템 LSI 사업부의 중앙처리장치(CPU) 개발팀을 해체하고 ARM의 코어텍스 설계도를 그대로 쓰는 전략을 쓴 것이다. 이를 통해 칩 성능을 전작(엑시노스 980) 대비 약 2배 향상했으며 전력효율성도 개선했다. 또한 이미지센서는 최대 2억 화소, 카메라는 최대 6개까지 칩셋에서 성능 지원이 가능하다.
 
엑시노스 1080은 중국 비보의 스마트폰에 탑재된다. 또한 2021년 공개될 '갤럭시 A 시리즈'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5나노 반도체 시대 개막
 
삼성전자가 애플에 이어 5나노 공정을 적용한 AP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5나노 공정의 시대가 열렸다.
 
5나노는 반도체의 미세화를 표현하는 수치로 EUV 광원을 사용한 기술이다. EUV는 극자외선(Extreme Ultra Violet)의 줄임말로 반도체의 원재료인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그려 넣는 노광 공정에 활용되는 공법이다. EUV 공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반도체의 미세화 때문이다. EUV는 파장의 길이가 13.5나노미터(nm·10억분의 1m)로 짧은 광원이다. 기존에 노광 공정에 사용하던 불화아르곤(ArF) 광원 파장의 10분의 1 수준이다. 따라서 얇고 세밀한 회로 패턴을 구현할 수 있다. 이렇게 회로 선폭을 미세화하면, 전자의 이동 거리가 줄고 동작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더 좋은 성능을 가진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또한, 기존 공정에서는 수차례 노광 공정을 반복해야 했지만, EUV 공정을 도입하면 공정 단계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공정 단계를 감소시키면 반도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5나노 공정으로 생산된 반도체는 올해 처음 등장했다. 퀄컴의 모뎀 통신칩 'X60'이 세계 첫 5나노 제품으로 5G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하지만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반도체가 아니기 때문에 파급력이 미미했다.
 
세계 최초 5나노 AP인 애플 'A14 바이오닉' [출처 = 애플]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5나노 반도체 제품은 애플이 처음으로 공개했다. 애플이 지난 10월 공개한 '아이폰 12 시리즈'는 5나노 공정을 적용한 모바일 AP인 'A14 바이오닉'을 탑재했다. 애플에 따르면 A14는 타사 스마트폰 대비 CPU와 GPU 속도가 최대 50% 빠르고 머신 러닝 능력이 필요한 작업 처리 속도를 최대 80% 증가시켰다. 또한 40% 빨라진 트랜지스터가 칩의 구동 속도를 가속화해 배터리 성능을 높였다. A14는 118억개의 트랜지스터로 구성된다. 지난 10일엔 5나노로 생산한 노트북용 CPU 'M1'을 공개하며 CPU와 AP의 5나노 공정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도 엑시노스 1080을 공개한 것에 이어 5나노 공정을 적용한 최상급 칩셋인 '엑시노스 2100'도 선보일 예정이다. 엑시노스 1080은 중급 기기용 칩셋이다. 엑시노스 2100은 오는 2021년 초 '갤럭시 S21' 시리즈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AP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퀄컴도 오는 12월 5나노 공정을 적용한 '스냅드래곤 875'를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평택2라인 전경 [출처 = 삼성전자]
삼성전자, TSMC 파운드리 경쟁 가속화
 
5나노 반도체 시대가 열림에 따라 파운드리 시장 1위인 TSMC와 2위인 삼성전자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올해 3분기 기준 TSMC 53.9%, 삼성전자 17.4%이다.
 
현재 EUV 공정을 사용한 5나노 공정 기술력을 가진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는 삼성전자와 TSMC 두 곳뿐이다. 애플의 AP, AMD의 CPU 등은 TSMC에서 위탁생산된다. 
 
연이은 5나노 제품 발표로 인해 삼성전자와 TSMC에 5나노 반도체 생산을 맡기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TSMC가 현재 파운드리 업계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수주가 늘어나면 TSMC의 생산 능력이 초과되기 때문에 남는 물량을 수주받을 가능성이 있다.
 
TSMC는 대만 타이난시 근교에 28조원을 투입해 3나노 공정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고 2022년 하반기부터 3나노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파운드리 점유율 2위인 삼성전자도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1위에 오르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작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지난 5월 평택에 10조원 규모의 EUV 파운드리 생산시설 투자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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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첫 '5나노 AP' 출시...TSMC와의 경쟁 가속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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