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파, 맥스웰의 예측... 헤르츠의 발견, 상용화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
마르코니, 브라운, 전자기파 발견 후 11년 뒤 무선 통신 개발

출처: 픽사베이

[문화뉴스 MHN 권성준 기자] 스마트폰의 시대가 도래한 현재 우리의 삶에서 무선 통신이 없는 삶은 끔찍하다. 우리 주변의 온갖 기계들은 인터넷을 통해 멀리 떨어진 세계 곳곳의 장치들과 서로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다.

만약 무선 통신 기술이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인터넷을 연결하기 위해서 랜선을 꽂을 허브를 찾아다녀야 하고 밖에서 전화를 걸기 위해선 공중 전화박스를 찾아야 했을 것이다. 이만큼 21세기에 무선 통신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무선 통신의 발달은 무선 인터넷과 전화뿐만 아니라 천문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인간의 맨눈을 이용하면 가시광선 영역의 빛만 관측할 수 있지만 안테나의 원리를 이용하면 우주에서 오는 다른 파장의 빛도 감지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 우주의 현상을 더 넓은 시야로 볼 수 있었다.

출처: 픽사베이

무선 통신은 전자기학의 이론이 완성되면서 제안된 생각이었다. 19세기 물리학의 가장 큰 성과는 고전적인 전자기학의 완성이었다. 특히 제임스 맥스웰은 각각 독립적인 현상으로 여겨졌던 전기와 자기 현상을 종합한 방정식인 맥스웰 방정식을 만들었다.

맥스웰이 맥스웰 방정식을 만들 때만 하더라도 맥스웰 방정식은 10개가량의 식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후 후대의 연구를 통해 다른 방정식들을 통합하여 4개의 방정식으로 줄였다. 현재는 이 4개의 방정식이 모든 전자기 현상을 설명한다고 여겨진다.

이 맥스웰 방정식은 전자기 현상을 모두 기술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녔지만 그뿐만이 아니었다. 맥스웰은 진공에서의 맥스웰 방정식을 적절히 섞어 전기장과 자기장에 대한 형태로 바꾸었다. 그 결과는 놀랍게도 전기장과 자기장이 파동을 기술하는 방정식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출처: 미국 물리학회
코일에 자기장이 생기는 모습

맥스웰은 맥스웰 방정식을 만들 때 마이클 패러데이의 역장의 개념을 받아들였다. 장이란 힘이 미치는 공간을 의미한다. 만약 한 지점에 전하를 띈 입자가 있다면 이 입자가 만드는 전기장은 가까울수록 강해지고 멀 수록 약해지는 형태로 모든 공간에 나타난다.

이 장이 있는 공간 어디에든지 전하를 띈 입자를 가져다 놓으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한들 입자는 전기력을 받는다. 장에는 중력이 만드는 중력장, 전기가 만드는 전기장, 자기가 만드는 자기장 등이 있는데 맥스웰 방정식은 전기장과 자기장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결과들을 종합하면 어떤 전자기적인 변화에 만들어진 전자기장은 파동의 형태로 우주의 전 공간에 퍼져 나간다. 이 파동을 전자기파라고 부른다. 심지어 1864년 맥스웰인 빛이 전자기파라는 가설을 제안하였고 이후 하인리히 헤르츠가 실험을 통해 확인한다.

출처: Electrical Communication magazine
헤르츠가 사용하였던 최초의 안테나

헤르츠는 스파크가 일어나는 도선에 코일을 가져다 대어 코일에 흐르는 전류를 측정하였다. 스파크에서 전자기파의 형태로 에너지가 방출된다. 코일은 도선에 연결되어 있지 않지만 전자기파가 지나가면서 코일을 지나가는 자기장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코일에 자기장의 변화가 생기면 유도 전류를 만들어내고 헤르츠는 이 전류를 측정하여 전자기파의 존재를 입증하였다. 헤르츠의 발견은 전자기파를 이용하면 멀리 떨어진 도선에도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발신자가 원하는 전자기파를 만들어 쏘기만 한다면 받는 사람은 그 형태의 전자기파를 어디에 있든지 간에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헤르츠는 자신의 발견이 실용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했었다. 그가 발견한 전자기파는 기껏해야 수 미터를 가기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멀리 떨어진 장소로 도달하기 전에 다른 신호에 간섭되어 사라져버리기 일쑤였다.

출처: 노벨재단
굴리엘모 마르코니 / 페르디난트 브라운

하지만 헤르츠와는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이탈리아의 공학자였던 굴리엘모 마르코니였다. 그는 헤르츠가 죽고 난 다음 해인 1895년부터 헤르츠의 전자기파에 대한 실험을 반복하였다.

헤르츠의 시대만 하더라도 전자기파는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 영역 정도밖에 발견하지 못하였었다. 이유는 이 세 대역의 파장이 지구에서 자주 발견되기 때문인데 인간이 전자기파 신호를 적당히 잘만 만지면 세 대역의 파장이 아닌 다른 파장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실제로 1895년 콘라드 뢴트겐은 자외선보다 훨씬 짧은 파장의 전자기파인 X선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파동의 성질상 파장이 충분히 길다면 먼 거리까지 전파될 수 있고 마르코니에게 남은 미션은 뢴트겐의 발견과 반대로 긴 파장의 전자기파를 만들어서 통신 거리를 늘리면 되는 것이다.

출처: 픽사베이

여기에 사용된 것이 1880년대 후반 발견된 라디오 파이다. AM, FM으로 불리는 전자기파 대역이 바로 이 라디오파를 의미하는 것이며 물리학자 페르디난트 브라운은 1890년대 후반 라디오 파를 이용해 무선 통신을 하는데 성공하였다. 라디오 파는 장거리 통신에 아주 적합한 전자기파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이 쌓여 마르코니는 1897년 3.5km 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무선으로 신호를 주고받는데 성공하였다. 헤르츠가 최초로 전자기파 실험을 시작한 1886년에서 11년이 지나고 나서 마르코니가 무선 통신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것이며 심지어 1901년에는 대서양을 횡단하여 신호를 보내는데 성공하였다.

마르코니와 브라운은 무선 통신의 개발 업적을 인정받아 1909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이들의 개발은 라디오와 TV의 발달로 이어졌다. 더 기술이 발달한 21세기에 무선 통신의 시대가 열리게 되는 기초가 되는 업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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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과학] IT의 시작 무선 통신의 원리와 역사 1909 노벨 물리학상: 무선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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