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

[문화뉴스 MHN 박정기] 지난 22일 방송통신대학교 열린홀 소강당에서 제20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 기획초청작 1, 극단 작은 신화의 이현 작, 반무섭 연출의 '마주보지 않는 거울', 2 극단 76의 신성우 작, 기국서 연출의 '남작부인'을 관람했다.

1. 작은 신화의 이현 작, 반무섭 연출의 '마주보지 않는 거울'

이현은 윤대성 희곡상을 수상한 미녀작가다. 희곡이라도 팔리는 글을 쓰고 싶다는 주장을 하며, 한국극작가협회에서 '마주보지 않는 거울'을 반무섭 연출로 낭독공연을 한 후 성공을 거두고, 월드 2인극 페스티벌 기획초청작이 되었다. 

반무섭은 극단 작은신화의 연출이다. “공연과 리뷰” PAF 연극 연출상 수상, 광주평화연극상 수상자다. 공연과 이론을 위한 모임 공연분과위원장, 계간지 “공연과 이론” 편집위원이다. '해뜨기 70분전' '결혼소동' '아빠들의 소꿉놀이' '만선' '12인의 배심원' 그 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작품의 내용은 고부간의 갈등을 주제로 다루고, 식물인간이 된 시어머니의 아들이자 며느리의 남편을 두고, 서로 마주볼 수 없는 미묘한 입장과 심경을 병실 밖 보호자 대기실에서 벌인다. 대기실에는 등받이 없는 벤치 네 개가 놓였다. 연극에서 자식을 성장시키고 며느리를 맞은 후 둘을 계속 지켜본 시어머니와 아이를 낳아 기르고 가정을 꾸려온 며느리가 죽은 것과 다름이 없는 남편 곁을 8년이나 지켜오다가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자신의 아들이라도 잘 기르려고 떠나려 하는 모습이 펼쳐지면서 이를 극구 말리는 시어머니와 애써 차가운 마음을 드러내며 결별을 선언하려는 며느리의 대화가 극적으로 연출된다. 시어머니는 눈물범벅이 되고 며느리는 냉정한 모습을 유지하려고 기를 쓰지만 결국은....

류지애와 김현정이 시어머니와 며느리로 출연해 성격창출에서부터 호연과 열연으로 연극을 이끌어 간다. 연기가 아니라 실제상황처럼 느끼며 연기를 해, 관객이 극에 심취해 숨소리 하나 없이 관람을 하게 되는 공연이다

음악감독 김동욱, 조명디자인 김주연, 조연출 최고은, 음향효과 문소연 등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작은 신화의 이 현 작, 반무섭 연출의 '마주보지 않는 거울' 관객의 가슴과 뇌리를 적시는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2. 극단 76의 신성우 작, 기국서 연출의 '남작부인'

작가 신성우는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 출신이다. 2008년 '씸퍼씨'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마켓 3/4분기 마켓 최우수작 선정, 2011년 '죽은 듯이 고요한'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마켓 2/4분기 심사위원 추천작 선정되었다. 공연작품으로는 '내 파란세이버' '귀먹은 베개' '사돈' '나의 더티 댄싱' '씸퍼씨 스나크 사냥' '극장속의 인생' '오페라 연극 멕베스' '배우할인' '창밖의 여자' '어메이징 그레이스' '새가 숨는 집' '극장 속의 인생' '공원벤치가 견뎌야 하는 상실의 무대' '꿈이 없어도 괜찮아' 등이 있다.

기국서(1952~)는 중앙대학교 국문과 출신의 연출가다. 관객 모독, 미친 리어, 햄릿 시리즈, 지피족, 개, 훼밀리 바게트 등이상연될 당시 모두 '문제작의 영예'를 얻으면서 서울 평론가 그룹 특별상 기국서의 햄릿, 서울 평론가 그룹 연출상 관객모독, 영희 연극상, 한국 예술가 협회 오늘의 예술가상, 삼양동 국화옆에서로 대한민국 셰익스피어 어워즈를 수상한 한국연극의 주춧돌이다.

무대는 배경에 백색 스크린 같은 공간이 있고 그 앞에 낮은 선반용 단이 있어 술병과 잔이 놓였다. 상수 쪽 중앙에는 원형 탁자와 고풍스런 으자가 놓이고, 하수 쪽 중앙에는 사각의 탁자 조형물과 의자가 놓였다. 남작부인의 의상에 정성을 들인 것이 기억에 남는다.

남작부인이라고 자처하는 독고노인인 여인은 남편이 남작이었기에 자신을 남작부인이라고 생각하는 조현병 환자라는 설정이고, 이를 찾아 온 가정부 여인은 남편에게 버림을 받고, 자식은 사고로 저세상으로 가버린 외로운 여인이고, 언젠가는 자신도 독거노인이 되리라는 생각을 갖고 있고 자신의 신세를 신의 저주라고 생각한다. 가정부처럼 간병인처럼 남작부인을 찾은 여인은 노부인의 모습과 대화를 통해 노부인에게 정신병원을 겸한 요양원에 입원을 하는 것이 좋으리라는 이야기를 꺼낸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처럼 신으로부터 외면당해 현실세계와 동떨어진 생활과 생각을 하는 그녀를 보호하려는 생각에서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오히려 노부인은 당당한 모습을 보인다. 자신의 현실이 고통스럽다고 타인의 현실을 같은 시각으로 보아서는 아니 된다고 이야기 한다. 어둠 속을 헤매고, 영혼을 상실하고, 신의 저주를 받은 것 같은 삶의 연속으로 보일지라도, 그런 삶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만족스럽게 느끼면 더 바랄게 무엇인가 하고 가정부 여인을 일깨운다. 결국...

김미준이 남작부인, 정연숙이 가정부 여인으로 출연해 대비되는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관객을 몰입시키고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낸다.

의상 박소영, 분장 김선미, 홍보 아장희, 조연출 임요한, 연출부 유승룡 김나리, 무대 박성찬, 야앙 김균열, 진행 황일선 등 스텝 모두의 기량이 드러나, 극단 76의 신성우 작, 기국서 연출의 '남작부인'을 관객의 기억에 길이 남을 명작 2인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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