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모델 이재창

[문화뉴스 MHN 변성재 기자] “도전하지 않는 자 꿈을 이룰 수 없어요. 전 66년생 그렇게 살아왔어요.”

대한민국 시니어 업계가 성황을 맞고 있다. 최근 종합편성 MBN 프로그램 ‘시니어모델 프로젝트’ 오래살고볼일 어쩌다 모델(이하 오살볼)가 전파를 타며 국내 남녀 60대 시니어들 사이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달 24일, 서울 강남구 라마다호텔 옹기아트홀에서 열린 ‘앙드레김 옴므 패션쇼’ 중 유난히 카메라 내 뷰파인더에 눈에 띈 모델이 있었다. 흰 백발과 다부진 신장, 무뚝뚝하면서 다양한 포즈를 선뵀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다부진 체격의 소유자인 이재창은 어린시절 대구의 어느 체육관에서 태권도를 익혔고, 우연히 ‘정무문’이란 영화를 본 후, 영화배우의 꿈을 가지고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다. 

1973년 서울 종로, 당시 수많은 국내-외 영화로 그와 같은 영화배우를 꿈꾸는 사람들로 충무로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 시절은 소속사 및 엔터테인먼트 기획사가 없었던 시절인지라, 성공하고 싶다면 발품을 팔아 본인을 어필하는 시대였다.

1년간 영화배우 준비생으로 방황을 하면서 그는 큰 교훈을 얻었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라고 말이다. 큰 꿈을 저버린 그는 뒤돌아보지 않고 바로 군입대했다. 제대후 고향 부산으로 돌아와 밤낮 가리지 않고 일만 했다.

남들이 손사래 치는 힘든 일도 반드시 해내는 억척 사나이였던 그는 하루에 3시간 자면서도 늘 일에 미쳐있었고, 힘든 환경이라 자신을 돌보지도 못하고 일에만 열중하며 바쁘게 살아왔다.

아래는 지난 11일, 부산 국제라이온스협회 355-A 부산지구에서 만난 ‘시니어모델’ 이재창과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시니어모델 이재창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멀리 부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날히 날씨가 추워지고 있네요. 바쁘신데 함께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재창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합니다.

갑작스러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제가 감사드리죠. 저는 그렇게 기사거리가 될 인물이 아닌데, 괜히 미안하고 불안하네요. 그냥 지역사회봉사만으로 알려진 늙은이인데, 갑작스럽게 변 기자께서 연락 주셔서 놀랬습니다. (웃음)

지역사회봉사라면?

전 어렸을 때부터 지역사회 봉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로 인해 누구보다 더욱 노력해 생활기반을 토대로 지역 사회봉사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군 제대 후 직장 생활하다가 사랑하는 아내를 만났습니다. 덕분에 두 아이의 가장이 되었고요.

15년동안 하루 3~4시간 자면서 일하고 봉사 후 내 자신을 돌아보니 노력한 결과가 찾아오더라고요. 그때 봉수단체와 지역 자생단체에 가입하게 됐어요. 동네에는 방위협의회와 방법자문위원회, 민간사회 안전망 구청 체육회 복지회 등 각 모임 장을 맏아서 지역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부산 금정구청 복지회와 부산 남산동 민간 사회안전망 위원장 등으로도 활동하면서 부산의 독거노인 돕는 지역사회에 앞장섰고요. 봉사인으로 나의 삶을 더욱 더 뜻 깊고 보람되게 살았다고 생각됩니다.  

이곳은 어떤 곳인가요?
 
저와 같이 지역사회봉사를 위해 노력하는 분들로 구성된 국제라이온스협회 355-A 부산지구입니다. 전 세계 라이온스협회 회원 중 우리 국제라이온스협회 355-A 부산지구가 회원 수가 가장 많을 것입니다. 현재 8,000여 명이 저소득층분들에게 봉사를 필두로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계십니다. 

시니어모델 이재창

소속된 국제라이온스협회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우리는 봉사한다라는 모토로 지구촌에 세계 평화와 인도주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인도주의적 봉사와 실명 예방 및 시력보존, 장애 예방과 재활, 이재민 구호 등 다양한 활동을 실천하고 있으며, ‘꿈은 새로운 인생을 잉태시킨다’와 ‘도전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라는 사명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중 실명 예방 및 시력보존사업을 통해 아프리카와 소말리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예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아프리카 어린이들은 흑파리 유충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이 유충은 눈에 들어가면 실명까지 할 수 있는 나쁜 해충입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캠페인과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니어모델을 택한 이유가 있다면?

앞 전에 이야기했지만, 전 어린 시절부터 영화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하지만, 내 나이가 어느 덧 66세라 지금 도전하기엔 너무 늦은 감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지인을 통해 시니어모델이란 직업을 알게 되었고, 저와 같은 분들이 런웨이를 걷는 것을 지켜본 뒤, 시니어모델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문득 들더라고요. 

지금은 엘리트모델에이전시(EMA)에서 전문적인 시니어모델 수업을 받고 있어요. 처음엔 모든 게 낯설었는데, 알렉스강 대표님의 세심한 배려로 천천히 익숙해지고 있어요. 연기 수업도 받고, 포즈나 워킹 등 배우니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시니어모델 이재창

서울에서 부산 9시간의 왕복 힘드시지 않은가요?

배움의 끝은 없어요.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매사에 긍정적이거든요. 제 좌우명은 ‘기본만 지키고 살아도 행복한 삶’입니다. 25년간 남에게 베풀며 살아오면서 많은 것을 느꼈어요. 그것이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요.

9시간 동안 버스 안에서 다양한 생각을 합니다. 오늘은 어떤 수업을 받을지, 또 나는 남보다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생각에 빠지면 어느 순간 서울에 도착해있더라고요.

시니어모델 수업 중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이 있다면?

남들보다 키가 커서 그런가 모르겠지만, 워킹에는 자신 있어요. 함께 수업 받는 시니어모델 선배님도 말씀하시더라고요. 아직은 투박해요. 이제 전문적으로 배워 천천히 변화된 제 모습을 찾는 중입니다.

전 아직 시니어모델 꼬마라서 EMA의 모든 수업이 재미있어요. 하지만, 연기수업은 정말 힘들더라고요. 영화배우의 꿈이었던 저였지만, 연기는 정말로 타고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 어린 시절 종로 충무로에서 고생을 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어리석었던 거 같아요. 하지만 그때 추억은 정말 저에게 소중했습니다.

몸이 다부지세요. 혹시 운동하셨나요?

아! 저는 타고난 체격이에요. 평소 집 주변 공원 산책도 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골프도 즐겨 합니다. 88년부터 했으니, 거의 30년째네요. 

시니어모델 이재창과 알렉스강 대표

백발을 선호하시는 이유가 있다면?

자연스러운 게 가장 멋지다고 생각해요. 따로 검은색으로 염색하진 않아요. 백발로 인해 생긴 다양한 에피소드 중 하나 말해 볼게요. 저는 주례 53세때 처음 해봤어요. 바로 내 트레이드 마크 백발 때문에 같아요.

바로 제가 설 무대의 뒤 배경이 흰색인지 아닌지 확인 후 주례에 오릅니다. 워낙에 하얀 머리라 그런 거 같은데, 저에게 소중한 아이템이자,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좌우명을 듣고 싶어요

멜빈 존스의 ‘남을 위해 훌륭한 일(봉사)를 시작하기 전에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다’라는 명언을 좋아합니다. 우리 삶의 행복은 따듯한 손길을 내 밀어 줄 수 있는 사람만이 즐길 수 있는 특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시니어모델 도전에 주변 반응 어땠나요?

아내와 자식들의 응원이 컸습니다. 워낙에 경상도 사람이라 무뚝뚝하지만, 모두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눈치였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이)재창 선생은 잘 할 거야. 남들보다 키가 우선 크잖아. 그리고 얼굴도 괜찮고, 충분히 승산 있다고 생각해. 늦었지만 열심히 해봐. 당신은 반드시 원하는 걸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니까”라며 입을 모았어요.

감사하죠. 저를 그렇게 생각해주는 분들과 가족이 있어요. 아직 예비 시니어모델이라 많은 부분과 디테일에 대해는 잘 모르지만, 항상 낮은 자세로 배운다는 생각으로 현재 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앙드레김 옴므 패션쇼서 첫 데뷔식을 치루셨어요.

그동안 익혔던 것을 모두 선뵈는 자리였어요. 특히 이현정 원장님과 알렉스강 대표님, 그리고 EMA 가족 여러분들과 함께 무대를 설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큰 추억이자 너무 기억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무대서 청중들과 함께 해봤지만, 런웨이는 처음이었거든요.

이후 박지윤 디자이너& EMA 드레스 패션쇼에도 참가했어요. 성공적인 데뷔 후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어요. 

시니어모델 이재창

앙드레김 옴므 매력은 뭔가요?

앙드레김 옴므는 형형색깔로 눈이 즐거운 옷입니다. 남자라면 탐나는 브랜드이자 모델이라면 꼭 런웨이를 펼치고 싶은 무대입니다. 다양한 색상과 세련된 디자인과 함께 핏이 좋거든요. 그것이 앙드레김 옴므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웃음)

본인의 패션 감각은 어떤가요?

앙드레김 옴므 패션쇼에서 봤던 옷과 색상, 완전히 제 취향이에요. 저는 튀는 색깔의 옷을 자주 입어요. 이미 헤어스타일이 흰색이라 눈에 띄지만, 헤어는 헤어고, 옷 스타일은 다르잖아요. 붉은 계열을 자주 선호합니다.

예전에 골프 행사 중, 방송에 제가 워낙에 튀는 골프 의상을 입었더니 해설의원이 한마디 하더라고요. “오늘 대회의 패셔니스타 포토제닉은 이재창 선생님입니다”라고 말이죠. 저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거리더라고요. (웃음)

시니어모델 이재창

목표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에요. 왜냐하면 욕심을 내면 금방 지치거든요.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에요. 저는 매사 스포츠나 여행 등 모든 것을 즐기는 스타일이라, 욕심내지 않고 평생을 살아왔어요. 빨리 유명한 시니어모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어요. 다만,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반드시 나를 기억해줄 것이라는 생각뿐입니다. (웃음)

마지막 질문입니다. 인간 이재창이란?

매사 기본을 중시하며 올바른 생각과 희망, 철학과 강용, 믿음으로 시대를 발맞춰 새로운 패러다임을 목표로 합니다. 매사 인품과 언품, 행동을 생각하며 인생의 가치관을 업그레이드 하려합니다.

살아가면서 가장 큰 기쁨은 날마다 새롭다는 것입니다. 늙어 가는 것이 아닌 익어간다는 것처럼 새롭게 닦아오는 제2의 인생을 아릅답고 화려하게 부각 시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거짓 없는 사람.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사람, 마지막 내 직업이자, 인생인 시니어모델로 화려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이 인간 이재창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고 싶어요.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어요. 잠시 이 자리를 빌려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앞으로 국내 패션쇼에서 활동할 ‘시니어모델’ 이재창에게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멋진 모습 선보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산 출신의 백발 신사, ‘시니어모델’ 이재창, 그와 나눈 인터뷰 중 가장 생각나는 대목이 있었다. “도전하지 않는 자, 꿈을 이룰 수 없다”라고 말이다.

그동안 내가 살아왔던 생활과 행동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66세 늦은 도전 ‘시니어모델’ 이재창, 그의 날개짓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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