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정예원 기자] 재난 영화가 재미있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영화 속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현실 속 재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가 철저히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할 때이다. 집에서 거리두기하며 보기 좋은 재난 영화를 소개한다. 재난 영화는 긴장감 있는 전개와 화려한 액션으로 영화에 정신없이 집중하게끔 한다. 거리두기가 지루해질 때쯤 스릴 넘치는 재난 영화를 시청해보자. 위기에 처한 주인공들이 희망을 지켜내는 모습에서 카타르시스 또한 느낄 수 있다. 

재난 영화의 소재는 자연재해, 좀비, 바이러스, 외계인 침공 등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재난 영화에는 변하지 않는 불문률이 하나 있다. 마지막에 살아남는 주인공들은 결국 협력하여 방법을 찾아낸다는 점이다. 비행기라는 운송 수단으로 인해 코로나는 인류 역사 이래 어떤 전염병보다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제 전염병을 이겨내려면 세계적 협력이 불가피하다. 재난 상황에서 용감하게 협력하여 살아남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재난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월드워 Z (2013)>

- 대자연은 연쇄 살인마와 같아요. 누구보다 뛰어나고 독창적이지만 항상 단서를 남기죠. 그 단서를 알아보기 위해 10년 동안 공부하는 거고요. 때로는 바이러스의 가장 강하고 무섭다고 여겼던 면이 사실은 바이러스이 가장 취약한 약점일 수 있어요. 대자연은 약점을 강점으로 위장하는 능력이 뛰어나답니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전 세계 이상 기류… 거대한 습격이 시작된다! 의문의 항공기 습격, 국가별 입국 전면 통제, 국경선을 둘러싼 높은 벽, 세계 곳곳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정체불명 존재들의 무차별적 공격으로 도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군인 출신으로 전시 경험이 풍부하고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난 UN 소속 조사관 제리(브래드 피트)는 위험한 상황에서 가까스로 가족들과 탈출하는데 성공하고, 이제껏 본적 없는 인류 최대의 위기 앞에 대재난에 맞설 최후의 적임자로 지목된다. 생존률 제로, 최후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월드워Z'는 브래드피트가 주연을 맡은 좀비영화다. 한국에서 역대 개봉한 브래드 피트 주연 영화 중 가장 흥행했다. '월드워Z'는 소위 A급 좀비 영화답게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할리우드에서 제작되었기에 스케일과 기술력이 압도적이다. 수많은 좀비들이 몇십 미터의 이스라엘 장벽을 순식간에 넘어가는 장면은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좀비가 창궐한 상황을 미국뿐 아니라 , 북미, 중동, 아시아, 유럽 등 전세계를 배경으로한 긴박한 재난 상황을 지루할 틈 없이 보여준다. 

 손에 땀을 쥐며 영화를 보다 보면 어느새 2시간이 지나가 있을 것이다. 주인공 브래드 피트의 액션 장면들은 영화의 긴장감을 더한다. 좀비와 전면대치 하고, 백신의 개발을 기다리고, 좀비의 약점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브래드 피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영화에서 좀비 바이러스가 최초로 보고된 곳은 다름 아닌 한국이다. 좀비에 대한 진상 조사를 위해 우리나라 평택을 방문한다. 영화에서 우리나라와 북한을 어떻게 묘사하는지 보는 것도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의 세계적 인기로 한국판 좀비 열풍이 불었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또 다른 좀비 드라마 '스위트 홈'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좀비물에 대한 국내외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완성도 높은 할리우드 좀비 영화를 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투모로우 (2004)>

- 우리는 깨달았습니다, 분노한 자연 앞에서 인류의 무력함을... 인류는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지구의 자원을 마음대로 쓸 권한이 있다고. 허나 그건 오만이었습니다

- 저렇게 깨끗한 지구 본적 있나?

사진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우박으로 인한 피해가 TV를 통해 보도되는 등 지구 곳곳에 이상기후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기후학자 잭은 해양 온도가 13도나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자신이 예견했던 빙하시대가 곧 닥칠 것이라는 두려움에 떨게 된다. 잭은 현재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는 지구 북부에 위치한 사람들은 이동하기 너무 늦었으므로 포기하고, 중부지역부터 최대한 사람들을 멕시코 국경 아래인 남쪽으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과감한 주장을 해 백악관 관료들과 갈등을 겪게 된다. 이동을 시작한 사람들은 일대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잭은 아들을 구하기 위해 아들이 있는 북쪽 뉴욕으로 향한다. 인류를 구조할 방법을 제시한 채 아들을 구하기 위해 역진하는 잭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또, 인류는 지구의 대재앙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투모로우'는 개봉한지 무려 1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재난 영화다. CG를 비롯한 특수효과도 지금 보기에 큰 무리는 없다.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녹는 자연재해에 관한 이 영화는 오히려  2020년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 트럼프가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한 바 있고, 우리나라에서 탄소제로를 내세우지만 구체적 실행은 부족한 지금이 이 영화를 보기 제격인 시기인지 모른다. 

영화는 충격적인 방식으로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뉴욕 지하철과 자유의 여신상이 해일에 침수되고, 무시무시한 속도로 쫓아오는 한기에 순식간에 사람들이 얼어붙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주기 충분하다. 기후변화를 다루는 대표 영화로 자리매김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인공위성 속에서 두 직원이 한바탕 눈 폭풍이 쓸고 간 지구의 모습을 보며, 이렇게 투명한 지구를 본 적 있느냐는 말을 한다. 이는 최근 코로나로 인해 많은 공장 시설들이 가동을 멈춰 여느때보다 맑은 하늘을 누렸던 지난 몇 달을 생각나게 한다. 평화롭던 지구에 인간이 무슨 일을 했는지를 겸손한 자세로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다. 재난을 극복하기 보다는 재난이 지나가길 기다리며 살아남는 주인공들의 다양한 모습에서 코로나 시대에서 멈추고 기다려야 한다는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샌 안드레아스 (2015)>

- 감히 내 딸을 버려? 네가 지금까지 살아있다면 내가 널 죽이러 갈거야

- 다시 시작하는거야

사진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샌 안드레아스 단층이 마침내 끊어져 규모 9의 강진이 발생하자 구조헬기 조종사 드웨인 존슨은 사이가 멀어진 아내와 함께 외동딸을 구하기 위해 최악의 상황 속으로 뛰어든다. 세상이 무너지는 마지막 순간, 당신은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

'샌 안드레아스'는 재난영화라는 장르에 충실한 지진 재난 영화다. 재난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난히 볼 수 있는 영화지만, 재난영화를 싫어한다면 그리 추천하지 않는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로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 드웨인 존슨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드웨인 존슨이 나오는 영화 답게 그가 펼치는 액션신이 영화의 주를 이룬다. 드웨인 존슨 표 액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하면서 볼 수 있는 영화다. 드웨인 존슨은 극중 사랑하는 자식을 위해 뭐든 하는 아버지의 전형을 보여준다. 딸을 구하러 가는 여정에서 비범한 능력과 초인적인 을 발휘한다. 대다수의 재난영화가 그렇듯 가족간의 사랑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영화가 시작하고 나서부터 모든 것이 무너진다. 할리우드 재난 영화답게 CG 연출에 많은 제작비와 공을 들였다. 제작비 1억 천만달러로 4억 칠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7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지만, 세계적으로는 꽤나 흥행했다.  지진과 해일에 관한 실감나는 묘사는 영화의 몰입감을 더한다. 재난영화 클리셰가 충실히 반영되어 색다른 재미를 기대하기는 힘들어도, 화려한 볼거리와 드웨인 존슨의 존재감만큼은 확실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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