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부터 2021년 4월 4일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에서 개최
김민애, 이슬기, 정윤석, 정희승 4인의 공간과 삶에 대한 고찰
국립현대미술관 ‧ SBS문화재단 공동 주최 대한민국 대표 미술상

출처=MMCA

[문화뉴스 MHN 유수빈 기자] 올해 9회를 맞은 대한민국 대표 미술상 '올해의 작가상'이 12월 4일부터 2021년 4월 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에서 개최된다. 

올해의 작가상은 동시대 미학적, 사회적 이슈들을 다루는 역량있는 시각예술가를 대상으로 해마다 4명의 후원작가를 선정하여 신작 제작 지원과 전시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의 작가상 2020'은 국내외 미술계 전문가들의 추천과 심사를 거쳐 후원작가 4인으로 김민애, 이슬기, 정윤석, 정희승을 선정했다. 

이들은 조각, 설치, 사진, 영상 분야에서 각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왔다. 이번 전시는 선정된 작가들의 신작으로 구성된다. 김민애와 이슬기가 조형언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미술관의 공간을 새롭게 인식,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면, 정윤석과 정희승은 인간과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의 시간을 제안한다.

김민애 / 출처=MMCA

김민애 '1. 안녕하세요 2. Hello'


김민애는 개인이 사회 속에서 경험하는 모순적 상황들을 조각을 통해 표현하거나 건축 공간에 개입하는 장소특정적 설치물을 통해 구조와 틀 자체를 비트는 작업을 발표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신작 '1. 안녕하세요 2. Hello'는 국립현대미술관 2전시실의 독특한 건물구조를 이용한 설치 작품으로 공간 속에서 상호 반응하며 연쇄 반응처럼 전개되는 조각과 구조물들로 이루어진다.

김민애 '1. 안녕하세요 2. Hello' / 출처=MMCA

작가는 공간 속에서 점층적으로 레이어를 쌓아나가 그것을 하나의 조각으로 나타내고자 하였다. 이 공간 안에서 자신의 과거 전시에 등장했던 요소들을 사용하기도 하고, 간과된 공간들을 전면에 드러내고 전시공간의 특성을 활용한다. 

서로 조응하거나 대치하는 조각들은 다분히 작위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조각적 상황극을 연출한다. 공간과 구조물, 작품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은 ‘조각이 주어진 환경이나 맥락과 떨어져 존재할 수 있는가’라는 작가의 오랜 질문에서 발원하여 조각과 미술이 무엇인가라는 성찰로 연결된다.

이슬기 / 출처=MMCA

이슬기 '동동다리거리'


이슬기는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일상적인 사물과 언어, 자연의 근원적 형태에 대한 관심을 조형성이 강조된 조각이나 설치로 표현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특히 민속에서 소재를 얻어 공예 장인들과 함께 작업하는 방식을 즐겨 사용한다. 신작 '동동다리거리'는 한국의 전통 창호에서 영감을 받아 미술관 전시실을 새로운 공간을 탈바꿈시킨다.

이슬기 '동동다리거리'

작가는 달의 회전과 민요의 장단을 문살의 형태에 반영하여 전시장 문을 상징하는 벽화로 표현했다. 전시장 곳곳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각자가 사는 곳에서 격리되어 만나지 못하게 된 작가의 지인들이 보내온 세계 각지의 강물이 담긴 유리 용기들이 걸려 있으며, 여기에 한국 민요와 프랑스 전통 놀이 등 유희적인 요소들이 곁들여진다. 

이슬기 '동동다리거리' / 출처=MMCA

작가는 전시 공간을 하나의 프로젝트로 받아들이며 이를 설치 미술로 표현했다. 이번 신작은 인간이 만들어 낸 물건들의 원초적이면서도 유희적인 형태, 그리고 그것을 드러내는 인간과 자연의 근원적이면서도 신비로운 관계에 대한 작가의 오랜 성찰을 반영한다.

정윤석 / 출처=MMCA

정윤석 '내일'


정윤석은 시각예술작가이자 영화감독으로 활동하며 특정한 사회적 사건에 초점을 맞춰 그 이면을 파헤치는 이야기 속에서 개인의 삶과 국가 제도 사이의 관계, 그리고 인간의 양면성을 드러내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장편 영화 한 편과 사진 및 영상 설치로 구성된 작품 '내일'을 선보인다. 

정윤석 '내일'

전시의 중심축을 이루는 영화 '내일'은 인간과 닮은 인간의 대체물들을 만들거나 소비, 혹은 이용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이다. 

영화의 전반부는 중국 심천의 한 섹스돌 공장에서 이루어지는 노동 현장의 풍경에 초점을 맞추고, 후반부는 일본에서 가족이 있음에도 인형과 함께 살아가는 인물 센지, 그리고 인공지능 로봇(AI)을 정치적 대안으로 제시하는 인물 마츠다의 이야기를 교차시킨다. 영화는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개인들이 선택하는 삶의 모습들을 통해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우리 시대의 기괴한 풍경과 미래의 징후들을 드러낸다.

정희승 / 출처=MMCA

정희승 '침몰하는 배에서 함께 추는 춤'


정희승은 사진을 주된 매체로 삼아 대상을 이미지화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가능성과 한계들을 탐구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는 사물과 신체, 공간 등을 다루면서 매체의 즉물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텍스트를 활용하여 이미지와 언어라는 불완전한 소통 도구들 사이의 관계를 조명하기도 한다. 신작 '침몰하는 배에서 함께 추는 춤'과 '알콜중독자와 천사들을 위한 시'는 각각 사진과 텍스트를 주 매체로 삼으며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는 하나의 설치 작업이다.

정희승 '침몰하는 배에서 함께 추는 춤'

전시 공간에는 선우정아가 부른 자장가 'Row, Row, Row your boat'와 함께 작가가 24인의 인물과 나눈 시간과 이야기들은 그들의 모습을 담은 초상, 그들의 일상에서 추출한 사물이나 대상의 이미지, 그리고 이 작업을 하면서 나눈 대화 속 텍스트가 전시된다. 

작가는 이 과정에서 영화 타이타닉의 춤추는 남녀에서 모티브를 따와 전시 타이틀을 '침몰하는 배에서 함께 추는 춤'으로 정했다. 전시 공간이 마치 24명의 상승하는 작가와 침몰하는 작가들 모두 원을 그리며 춤추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구체적이면서도 모호한 이미지와 언어의 조합에 음악이 더해진 공간 속에서 관객들은 예술가의 삶을 선택한 이들의 헌신과 두려움, 그리고 삶만큼이나 부조리하고 무상한 예술이라는 세계를 향한 발언들을 마주하게 된다. 

'올해의 작가상 2020'의 최종 수상자는 전시 기간 중 2차 심사를 거쳐 2021년 2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최종 수상작가는‘2020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고 상금 1,000만원을 추가로 지원받는다. 또한 후원작가 및 최종 수상자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현대미술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어 SBS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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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미술]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4인의 4색 전시 '올해의 작가상 2020'

12월 4일부터 2021년 4월 4일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에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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