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베크렐, 우연히 우라늄의 방사선 발견...퀴리 부부와 노벨상 공동 수상
방사선...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중성자선 등 고에너지 입자선

출처: 영화 '어벤져스' 스틸컷

[문화뉴스 MHN 권성준 기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등장인물 헐크는 핵물리학자 브루스 베너가 감마선에 피폭된 뒤 생긴 능력으로 베너가 분노할 시 녹색 거인인 헐크로 변신한다.

비단 헐크뿐만이 아니라 꽤 많은 서브 컬처에서 방사능에 피폭된 초능력자들이 등장한다. 초창기 스파이더맨은 방사능에 피폭된 거미에 물려 생긴 초능력을 가진 영웅이었고 판타스틱 4는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 생긴 히어로 팀이다. 마블뿐만이 아니라 닌자 거북이, 와치맨 등 방사능은 사람에게 초능력을 부여하는 마법의 광선으로 묘사된다.

방사선에 조사되면 유전자 변형이 일어나서 초능력을 얻는 것으로 묘사된다. 실제로 방사선에 노출되면 유전자 변형과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방사선이란 무엇일까? 또 방사선에 맞으면 초능력이 생길 수 있을까?

출처: 노벨 재단
앙리 베크렐

방사선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물리학자 앙리 베크렐로 인정받는다. 19세기 말엽부터 20세기 초반에는 과학계를 뒤흔드는 발견이 계속해서 이루어졌는데 그중 하나는 빌헬름 뢴트겐의 X선 발견이었다.

X선은 당시 과학자들 입장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전혀 새로운 물질의 발견이었기 때문에 X선을 이용한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졌고 기존에 몰랐던 여러 가지 사실을 밝히는데 사용되기도 하였다. 실제로 20세기 초반의 노벨상은 X선과 관련된 연구가 다수 차지하고 있다.

출처: 픽사베이

베크렐은 뢴트겐의 방법뿐만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X선을 생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당시 베크렐은 인광 물질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이는 뢴트겐의 실험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뢴트겐의 실험은 음극선을 물체에 조사하면 물체는 발광 현상을 일으키고 이때 X선이 방출된다는 것이었다. 베크렐은 여기서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모든 인광 물질도 X선을 방출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낸다.

베크렐은 X선의 특징인 강한 투과력을 이용해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것을 입증하려 하였다. X선에 반응하는 감광판을 알루미늄 포일로 둘러싼 뒤 그 위에 유리 판을 놓고 인광 물질을 놓는다. 다른 전자기파는 포일을 투과할 수 없으므로 만약 감광판이 반응을 한다면 인광 물질은 방사선을 내뿜는다는 의미가 된다.

출처: 픽사베이
우라늄의 발광

그런데 베크렐은 우연히 더 엄청난 발견을 하게 되었다. 바로 인광 물질이 아닌 우라늄을 올려놓았을 때도 감광 반응이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이는 우라늄은 가만히 있어도 X선과 같은 특이한 성질을 가진 전자기파를 방출한다는 의미였다.

인광 물질들은 외부에서 에너지를 공급해 주어야 빛을 내기 시작하는데 우라늄은 어떤 에너지원 없이 자기 혼자서 같은 세기의 어떤 전자기파를 방출하고 있었다. 이는 원자의 구조를 몰랐던 당시 물리학 기준에서 겉모습만 보면 에너지 보존 법칙을 무시하는 엄청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베크렐의 발견은 190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는데 실제로 당시 수상 연설을 보면 새로운 에너지원을 발견하였다는 언급이 있다. 하지만 에너지 보존 법칙은 깨지는 것은 말이 안 되고 당시에도 그렇게 생각하였다.

그래서 방사선의 원인을 물질의 새로운 특성이라 생각하였고 우라늄이 아닌 다른 원소에서도 방사선이 방출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피에르 퀴리와 마리 퀴리는 폴로늄, 라듐 등의 원소를 발견하고 여기서도 방사선이 방출되는 것을 알아내었다.

출처: 픽사베이
방사선 방출 과정

현대에는 방사선이 무엇인지 또 어떤 과정을 통해 물질에서 방출되는가에 대한 규명이 전부 이루어진 상태이다. 방사선은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중성자선으로 분류되며 알파선은 헬륨 원자핵, 베타선은 전자, 감마선은 전자기파, 중성자는 중성자이다.

이들은 방사선의 방출 원리와 성질을 모르던 시기에 세기 순서대로 라틴어 알파벳을 붙였기 때문에 알파, 베타, 감마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알파선은 우라늄과 같은 높은 원자 번호의 원자핵이 갑자기 핵분열을 일으키면서 방출하는 헬륨 원자핵이다.

원자핵이 더 안정한 낮은 원자 번호의 원자핵으로 쪼개지면서 남은 양성자 2개와 중성자 2개가 합쳐진 헬륨 원자핵으로 방출되는 것이다. 이 알파선은 러더퍼드의 알파 입자 산란 실험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출처: 미국 물리학회
베타 붕괴 예시

베타선은 쪼개진 원자핵들에 중성자가 너무 많아 불안정하여 일부의 중성자가 베타 붕괴를 일으켜 중성자가 양성자가 되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전자다. 베타 붕괴는 약력에 의해 생기는 현상으로 중성미자 발견에 영향을 미쳤다.

감마선은 쪼개지면서 불안정해진 원자핵이 정렬되면서 방출하는 전자기파를 의미한다. 사실 근본적으로 X선과 큰 차이가 없으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X선보다 더 강력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어 감마선으로 분류한다. 실제로 이때 방출되는 전자기파가 약한 경우 X선이 방출된다고도 한다.

중성자선은 이후에 원자의 구조가 밝혀지면서 발견되어 낯선 이름이 붙지 않았다. 핵분열 과정에서 남은 중성자가 방출되는 것으로 방출되면 주변 원자핵들을 건드려 연쇄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역할을 한다.

출처: 픽사베이

결국 방사선이라 불리는 것도 일상생활에 있는 물질들하고 다를 바 없는 것들이다. 단지 고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물질들이다. 방사선이 위험한 것은 고에너지를 띤다는 점 때문이다.

단순한 쇳 덩어리에 불과한 총알도 높은 운동 에너지를 가져 빠르게 움직이면 생명체를 살상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듯이 작은 원자핵 내지 입자들이라 하더라도 높은 에너지를 가진 물체는 지나가면서 인체의 작은 세포들을 파괴할 수 있다.

물론 방사선을 이루는 입자들의 크기가 너무 작거나 전자기파이기 때문에 큰 손상은 주지 못하고 우리 몸은 금방 회복해버린다. 하지만 방사능 물질들은 방사선이 끊임없이 계속해서 방출되어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몸을 파괴하고 심지어 유전자를 손상시키기도 한다.

출처: 픽사베이

손상된 세포가 회복되다 돌연변이를 일으켜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세포가 나타날 수 있고 그 현상을 암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방사능 물질은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되었다. 다시 말해 방사선을 쬐면 초능력을 얻는 게 아니라 암을 얻는다는 뜻이다.

한편 방사선을 발견한 베크렐을 기리는 의미에서 방사선 방출 단위를 베크렐로 명명하였다. 1초에 1개의 방사선이 방출된다면 1 베크렐로 정의하여 방서선의 양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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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과학] 방사선을 맞으면 헐크가 될 수 있을까? 1903 노벨 물리학상: 방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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