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체, 절연체 중간 정도의 성질을 가진 물체...양자역학 등장하면서 개발
존 바딘, 윌리엄 쇼클리, 월터 브래튼 트랜지스터 개발...실리콘 밸리의 시작

출처: 픽사베이

[문화뉴스 MHN 권성준 기자] 현대 사회 문명은 컴퓨터로 시작해서 컴퓨터로 끝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되면서 자동차, 시계 등 일반적인 사물에도 소형 컴퓨터를 탑재하는 사물 인터넷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최초의 컴퓨터는 계산기에서 시작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컴퓨터는 전류가 흐르고 안 흐르고를 이용해 0과 1로 이루어진 정보를 만들어낸다. 0과 1만으로 모든 숫자를 표현하는 방식은 2진수라고 한다. 컴퓨터는 오직 2진수만을 이용하여 계산할 수 있다.

반도체는 2진수 데이터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물질이다. 전류가 흐를 수 있고 없고는 반도체의 성질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반도체는 대체 무엇이기에 현대 컴퓨터 시대를 열 수 있었을까?

출처: 픽사베이

반도체라는 이름은 도체와 절연체의 중간 성질을 가지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말 그대로 반쯤 도체인 물질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반도체를 말하기 이전에 도체와 절연체 또는 부도체라고 불리는 물질의 성질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19세기 전자기학이 완성되는 한편 한 가지 풀리지 않는 난제가 하나 있었다. 왜 물질에 전류가 흐르며 흐르는 정도가 물질마다 다른가를 알 수 없었다. 물질에 전류가 흐르는 것을 방해하는 정도를 저항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물질마다 저항이 다르며 어떤 물질은 저항이 비정상적으로 높아 전류가 흐르지 않았다.

출처: 픽사베이

1900년에 물리학자 폴 드루드는 한 가지 모델을 제시하였다. 드루드는 고체 내부의 전자는 기체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며 고체의 원자가 움직이는 전자와 부딪혀 저항이 생긴다고 주장하였다. 핀볼 게임에서 떨어지는 구슬이 핀에 부딪히면 전체적으로 떨어지는 속도가 느려지는 것처럼 생각하는 모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이 모형엔 모든 전도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하였다. 드루드 모형의 실패는 큰 문제가 되었다. 새로운 전도 이론이 필요해졌고 알버트 아인슈타인도 전도 현상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만들려 했지만 완벽한 이론을 만들 수 없어 탄식했다고 한다.

앞길이 어두웠던 전도 이론은 양자역학이 개발되면서 서서히 빛을 보기 시작하였다. 양자역학에서는 원자를 도는 전자는 정해진 궤도만을 돌 수 있고 중간 지점엔 존재할 수 없다. 만약 셀 수도 없이 많은 원자들이 결합한 고체에서 전자의 궤도 어떻게 될까?

출처: 미국 물리학회
블로흐 정리

이를 처음 계산한 물리학자는 펠릭스 블로흐였다. 블로흐는 고체 내부의 전자 상태들을 수학적으로 기술하는 방법을 찾아내었다. 지금은 블로흐 정리라고 부르는 방법인데 이를 이용하여 주기적인 격자에서 전자의 에너지를 계산하면 전자의 궤도를 알 수 있다.

만약 고체가 한 가지 물질로 이루어져 있고 주기적으로 배열되어 있다고 가정한다. 이 경우 원자는 큰 벽처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면 원자와 원자 사이에 있는 방을 하나 만들 수 있고 전자는 방의 크기만큼 주기적인 형태를 가지는 파동으로 표현할 수 있다.

출처: 픽사베이

이를 이용해 에너지 궤도를 계산하면 전자가 존재할 수 있는 대역과 존재할 수 없는 대역이 나타난다. 원자 1개일 때는 선으로만 나타났던 구역이 고체의 경우 띠처럼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띠 구조 혹은 밴드 구조라고 부른다. 띠와 띠 사이에는 전자가 존재할 수 없다.

여기에 한 가지 개념을 더 도입하여 도체와 절연체를 설명한다. 고체가 절대 0도라고 가정하면 고체의 전자는 가장 낮은 에너지 준위부터 차곡차곡 차오를 것이다. 에너지가 없기 때문에 더 높은 에너지로 가지 못하고 정해진 에너지 띠 아래에 전부 갇혀버리는데 이 에너지를 페르미 에너지라고 한다.

만약 페르미 에너지가 띠 중간에 형성되어 있으면 고체에 작은 에너지만 가하면 전자는 바로 높은 에너지 띠로 이동하고 자유롭게 움직인다. 이러한 경우를 도체라고 부른다. 하지만 페르미 에너지가 띠와 띠 사이에 형성되어 버리면 전자는 적은 에너지로는 상위 에너지 띠로 가지 못하고 갇혀버리게 된다. 이러한 경우를 절연체라고 부른다.

출처: 리서치 게이트

반도체는 정확히 말하자면 절연체의 일종이다. 절연체는 상위 에너지 띠로 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에너지를 준다면 결국 전류가 흐르게 된다. 반도체 물질들은 띠와 띠의 사이의 에너지 차이가 작아서 적당한 에너지를 주입할 경우 전류가 흐르는 물체를 의미한다.

절연체 중 전류를 흐를 수 있게 해주는 에너지가 적은 비용으로 쉽게 생산할 수 있는 경우 에너지를 주입하고 주입하지 않고를 통해 전류를 흐르고 흐르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다. 현대의 컴퓨터 소자들은 이 원리를 이용한 스위치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 노벨재단
존 바딘, 윌리엄 쇼클리, 월터 브래튼

반도체의 이론이 만들어지고 난 뒤 불편한 진공관 대신 반도체의 성질을 이용해 컴퓨터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서 0과 1의 신호를 증폭시키는 트랜지스터의 개발이 필요해졌고 결국 벨 연구소의 존 바딘, 윌리엄 쇼클리, 월터 브래튼은 트랜지스터를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1956년 세 사람은 반도체 연구와 트랜지스터 개발에 대한 업적을 인정받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중 쇼클리는 트랜지스터를 이용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하였으며 실리콘 밸리에 실리콘을 가져온 과학자라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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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과학] 현대 문명의 주역 반도체...무엇을 의미할까? 1956 노벨 물리학상: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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