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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너와의 사정거리' 포스터

[박정기의 공연산책] 대학로 자유극장에서에 2020년 지공연협동조합 정기공연 정범철 작-연출의 '불편한 너와의 사정거리'를 관극했다.

정범철(1976~)은 경기대학교 무역학과와 서울예대 극작과 출신으로 극 발전소 301 대표이자 극작가 겸 연출가다. 2006 옥랑희곡상 ‘로미오와 줄리엣은 살해당했다’로 등단, 2006 옥랑희곡상, 2007 제4회 파크 희곡상, 2009 AYAF 차세대 예술인력 집중육성지원 1기 선정, 2011 차세대 희곡작가 인큐베이팅 선정, 2014 제34회 서울연극제 신인연기상, 희곡상, 연출상, 대상 ‘만리향’, 2015 제35회 서울연극제 연출상 ‘돌아온다’, 2018 서울연극인대상 극작상 ‘분홍나비 프로젝트’, 2019 (사) 한국극작가협회의 올해의 극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서울테러’ ‘논두렁연가’를 발표했고, 연출작은 ‘점’ ‘도로시의 귀환’ ‘총각네 야채가게’ ‘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 ‘만리향’ ‘돌아온다’ ‘인간을 보라’ ‘그날이 올텐데’ ‘아일랜드 행 소포’ ‘액션스타 이성용’ ‘주먹쥐고 치삼’ ‘너 때문에 발그레’ ‘분홍나비 프로젝트’ ‘카미카제 아리랑’ “타임택시‘ 등을 집필 또는 연출했다.

무대는 배경 전체에 커다란 창이 있고 그 앞에 입체로 된 “ㄷ”자 형태의 조형물을 배치하고 출연자가 앉도록 했다. 낮은 장을 상수 가까이에 배치해 물병과 잔을 얹어놓았다.

암전 속에서 총성의 굉음이 울리면 조명이 들어오고, 고뇌하고 지진 모습의 주인공인 50대 여성이 대학시절부터 친구인 여성을 찾아와 지금까지 3명의 인물을 살해하고 왔노라고 고백을 한다. 오랜만에 만나 농담을 하는 줄 알던 동기생은 주인공이 한 명 한 명 40년 만에 찾아가 살해한 까닭을 듣고 놀란다.

첫 번째 살해당한 사람은 고등학교 시절 여선생으로 광주 5 18 민주화투쟁을 폭동으로 몰아 그것에 항의하는 주인공을 훈육주임을 불러 폭력을 가한 후 퇴학을 시킨 장본인이다. 이미 퇴직을 한 여선생은 기억을 못 하겠노라 이야기를 하지만 주인공이 손가락으로 총을 쏘는 형태로 위협을 하자 당시의 사실을 기억하고 현재까지 5 18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없음을 알린다. 주인공은 손가락 총으로 여선생을 쏜다. 총성과 함께 여선생은 쓰러진다.

두 번째는 젊은 시절 자신의 직장상사인 동성애자로 주인공에게 성폭행을 한 인물이다. 그 치욕스런 기억으로 해서 주인공은 결혼을 한 후에도 부부관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출산도 못 했음을 알린다. 그렇지만 상사였던 여성이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를 않으니, 주인공은 역시 손가락 총으로 그를 여러 차례 다리에서부터 몸통으로 올려 쏘아 사살한다. 총성의 굉음과 함께 여성은 쓰러져 절명한다.

세 번째는 주인공이 광주 5 18을 소재로 제작한 영화를 비평한 여성영화평론가다. 그녀는 영화를 혹평한 글을 신문과 잡지에 게재해 영화의 관객이 없어 망한 사실이 있었기에, 주인공은 영화를 끝까지 관람하고 그런 비평을 썼는가를 확인하려고 왔음을 알린다. 여성영화평론가는 평소의 5 18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해서 영화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중간에 나와 비평문을 쓴 것을 마치 떳떳하고 당연한 평을 썼다는 듯싶은 태도를 보인다. 주인공은 손가락 총으로 그녀를 쏜다. 총성과 함께 그녀도 쓰러진다.

주인공은 동창생인 여성에게 자신의 남편이 이곳에 온 것을 알고 왔으니 불러달라고 청한다. 동창생은 여기에 올 리가 있느냐고 부정을 한다. 그 때 남편이 등장해 여직 것 아내의 이야기를 다 들었노라고 하며 모습을 드러낸다. 자신이 주인공의 동창생 소개로 아내과 결혼을 했지만, 실은 동창생이 첫사랑이었던 관계였기에, 아내가 성불구자인 것을 알고 동창생과 성관계를 맺어 왔음을 고백한다. 남편은 자신도 죽을 결심이 되어 있으니 어서 쏘아달라고 부르짖는다. 주인공은 남편과 동창생을 역시 손가락 총으로 쏘아 사살한다.

암전 상태에서 조명이 다시 밝아지면 마지막 장면이 재현된다. 아내인 주인공이 손가락 총으로 쏘는 시늉을 하자 남편이 아내에게 다가가 진짜 총이 어디 있느냐고 남편의 가방과 품을 뒤진다. 그러나 총은 보이지 않는다. 남편은 총이 어디 있느냐고 소리친다. 당신과 이혼을 하고 동창생과 결혼하려고 했으니, 어서 진짜 총으로 쏘아 달라고....

모조리 죽여 버리고 싶었던 주인공의 마음, 그러나 원래 착한 마음을 지닌 여성이기에 과거 악행을 저지른 인물들을 찾아가 그들의 의식에 변화를 주고 반성하는 마음을 갖게 하려고 했으나, 변화가 없자 죽이고 싶었던 심정을 억누르고 돌아왔음을 알리며 통곡을 할 듯싶은 모습을 자제하며 몸을 움츠리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노윤정이 주인공, 조주경이 동창생인 친구, 김은현이 여선생, 정아미가 동성애자로 성폭행을 한 여인, 김미준이 영화평론가, 박원진이 남편으로 출연한다. 출연진의 호연과 열연은 물론 성격창출에서도 탁월함을 나타내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우레보다 큰 갈채를 받는다.

권남희, 맹봉학, 박선옥, 송예리, 김윤태, 이장훈, 변윤정, 이종승, 등이 트리플 캐스팅 됐다.

조연출 유지훈, 무대디자인 이창훈, 조명디자인 배대두, 음향오퍼 유시우, 조명오퍼 김성진, 사진 김명집, 기획 아트리버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도 드러나, 2020년 지공연협동조합 정기공연 정범철 작 연출의 '불편한 너와의 사정거리'를 전국 순회공연이 바람직한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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