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먼드 데이비스, 광산에서 세제 섞은 물탱크를 통해 태양 중성미자 검출
고시바 마사토시, 카미오칸데 실험을 통해 검출...슈퍼 카미오칸데 중성미자 진동 발견

출처: 픽사베이

[문화뉴스 MHN 권성준 기자] 태양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연구하고 탐구되어온 천체라고 할 수 있다. 지구를 비춰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고대부터 태양은 숭배의 대상으로 인식되었다. 많은 신화에서 태양의 신은 최고신 내지 최고신 다음가는 중요한 신으로 설정되었다.

과학사적으로도 태양에 대한 정말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시작으로 헬륨의 발견, 항성의 핵융합 등 근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태양과 주변과의 상호작용 또는 태양 그 자체에 대한 탐구는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지금은 태양의 질량부터 크기, 구체적인 구성 성분, 수명 등등 거의 스토커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태양에 대해 구석구석까지 알고 있다. 하지만 21세기인 아직까지도 과학자들은 태양을 연구하고 있고 이를 통해 자연의 신비를 탐구해나가고 있다.

출처: 픽사베이

태양은 대부분이 수소로 이루어져 있다. 태양은 엄청난 양의 수소들이 중력에 의해 높은 밀도로 뭉쳐있기 때문에 중심부 핵 부분은 엄청난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이러한 고압의 환경은 수소들끼리 핵융합을 일으켜 헬륨을 만들어 낸다.

수소 원자핵은 (+) 전하를 띄는 한 개의 양성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 수소 원자핵 4개가 충돌하여 합쳐지면 2개의 양성자와 2개의 중성자로 이루어진 헬륨 원자핵이 된다. 이 경우 양성자 2개 만큼의 남는 전하량은 베타 붕괴를 통해 양전자로 방출된다.

베타 붕괴는 양성자가 중성자와 양전자로 붕괴하는 현상이다. 발견 당시부터 에너지 보존 법칙을 맞추지 않아 논란이 많이 되었던 현상이었다. 볼프강 파울리는 중성미자라는 입자를 도입하여 물질과 잘 반응하지 않고 전하량이 없는 입자가 베타 붕괴 과정에서 같이 방출되면서 에너지를 가져간다고 설명하였다.

출처: 노벨 재단
레이먼드 데이비스, 고시바 마사토시

중성미자는 질량이 거의 없어 다른 원자에 속박되거나 하지 않는다. 그래서 태양의 핵융합 과정에서 방출된 중성미자는 다른 입자들과의 상호작용을 무시하고 우주 공간으로 분사되어 나간다. 이러한 성질 때문에 중성미자는 유령 입자라고도 부르며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중성미자가 지구를 통과해 지나가고 있다.

2002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레이먼드 데이비스와 고시바 마사토시는 태양에서 방출된 중성미자를 검출하려 하였다. 중성미자는 거의 반응을 하지 않지만 아주 드물게 반응을 하는데 두 사람은 각각 독립적으로 중성미자가 반응하는 현상을 통해 검출하려 하였다.

출처: 노벨 재단
데이비스의 실험 사진

데이비스는 미국의 사우스 다코다 주의 한 금광에서 염소, 다시 말해 세제를 섞은 물탱크를 가져다 두었다. 금광같이 밀폐된 공간이면 외부의 간섭은 최소화하면서 중성미자는 전부 무시하고 들어올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지구 표면에 가로, 세로 1cm 정도 크기의 종이를 가져다 두면 중성미자는 매초 600억 개가 종이를 통과한다. 이 중 몇 개가 우연히 염소와 반응하여 베타붕괴를 일으키고 아르곤을 형성한다. 데이비스는 1년에 10번씩 물탱크의 염소와 아르곤 비율을 측정하고 비우고를 거의 25년간 반복하였다.

출처: 미국 물리학회
카미오칸데 실험

고시바 마사토시는 일본의 카미오카 광산에서 중성미자를 발견하였다. 카미오칸데 실험으로도 알려진 장비는 광산의 지하 1000m에 순수한 물 300톤을 담은 거대한 물탱크를 설치한 장비이다.

원래는 원자핵의 양성자가 혼자서 스스로 붕괴하는지를 알아보려고 시작했던 카미오칸데였으나 양성자 붕괴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시설을 이용해 물과 중성미자가 반응해 생기는 빛을 검출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등장하였다.

원리는 중성미자가 물의 수소 원자핵과 반응하여 베타 붕괴를 일으키면 양전자가 방출되는데 양전자는 전자의 반물질이기 때문에 금방 다시 주변의 전자와 반응하여 사라진다. 이때 쌍소멸로 생기는 빛을 관측하는 것이다.

출처: 픽사베이

결국 두 실험 다 태양 중성미자를 검출하는데 성공했다고 인정받았다. 하지만 발견과 동시에 새로운 미스터리를 하나 만들었다. 바로 태양 중성미자 문제라는 미스터리이다.

태양에서 매 초 얼마나 많은 핵융합이 일어나는지 알고 이를 이용하면 매 초 몇 개의 중성미자가 지구를 통과하는지 알 수 있다. 중성미자가 물질과 반응할 확률만 실험으로 계산한다면 이론과 실험이 잘 맞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이론이 예측한 태양 중성미자의 양이 3배나 더 많았다. 다시 말하자면 2/3 만큼의 중성미자가 어디로 사라진 것이었다. 이 문제를 태양 중성미자 문제라고 불렀다.

출처: 미국 물리학회
슈퍼 카미오칸데 실험

이 문제는 카미오칸데 실험을 업그레이드한 슈퍼 카미오칸데 실험을 실행하여 해결하였다. 슈퍼 카미오칸데 실험을 통해 중성미자의 종류가 스스로 바뀌는 중성미자 진동이 일어나기 때문에 1/3의 중성미자만 검출된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태양에서 나오는 중성미자는 전자 중성미자라고 가정하고 실험을 진행하였는데 이 중 2/3가 뮤온 또는 타우 중성미자로 바뀐 것이다. 이 발견을 이룬 고시바의 제자 가지타 다카아키는 2015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출처: 미국 물리학회
중성미자 진동

태양 중성미자 문제는 해결되었으나 또다시 다른 의문점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중성미자 진동은 중성미자가 질량을 가진다는 증거로 제시된다. 하지만 기존까지 기본 입자를 기술하는 이론인 표준 모형은 중성미자의 질량이 없다고 주장한다.

아직까지도 중성미자가 왜 질량을 가지는지 또 어떻게 중성미자의 종류가 바뀌는지에 대해선 풀리지 않은 물리학의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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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과학] 태양에서 발견한 중성미자의 미스터리 2002 노벨 물리학상: 우주 중성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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