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효준)이 10일 세계적인 현대예술가 백남준의 삶과 예술을 소개하는 백남준기념관을 개관했다.

서울시는 2015년에 창신숭인 도시재생 선도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건의에 따라 백남준이 1937년부터 1950년까지 13년간의 성장기를 보낸 창신동 집터에 위치한 작은 한옥을 매입했고, 이를 백남준기념관으로 조성했다.

   
▲ 백남준기념관 ⓒ 권혜림 기자

기념관의 조성과 운영을 맡은 서울시립미술관은 작년 한 해 동안 리모델링 공사와 콘텐츠 기획을 진행했으며, 같은 해 7월 백남준의 서거 10주기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건축가 최 욱이 설계를 맡은 기념관 건물은 28평 남짓한 단층 한옥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도록 리모델링됐고, 내부에는 전시실 외에도 지역주민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작은 카페가 마련됐다.

이날 개관식에서 백남준의 조카는 "백남준은 작품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메시지, 관습과 습관에 대한 비판,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 여유를 보여줬다"면서 "이러한 시도들이 백남준 기념관 곳곳에 묻어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주민들과 여가선용에 잘 사용되고, 우리나라, 그리고 세계인이 문화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는 곳이길 바란다"고 바람을 밝혔다.

   
▲ 백남준의 조카가 백남준기념관 축사를 하고 있다. ⓒ 김민경 기자

백남준기념관은 개관 후에도 소규모 기획전과 강연, 워크숍 등 다채로운 활동으로 역동적인 기념관의 모델을 제시하는 한편, 적극적인 주민참여 활동을 토대로 지역의 문화적 활력을 회복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의 첫걸음을 내딛고자 한다.

서울시립미술관 관계자는 "백남준의 예술작품을 소개하는 공간일 뿐 아니라 지역주민의 사랑방으로도 사용될 예정이다"라면서 "창신·숭인 지역 주민들이 직접 도슨트도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 백남준과 유치원을 같이 다닌 친구이자 수필가 '이경희'가 백남준기념관 축사를 하고 있다.ⓒ 권혜림 기자

백남준과 유치원을 같이 다닌 친구인 '이경희'는 백남준기념관 개관식에서 "집들이 인사 같다"라면서 백남준과의 유년시절을 수필처럼 떠올렸다. 그의 창신동 집터에 대한 기억은 개관전 '내일, 세상은 아름다울 것이다'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또한, 개관식에는 '모두가 함께 축하하고 기념하는 평등한 공동체적 예술의식'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 개관식에서 '모두가 함께 축하하고 기념하는 평등한 공동체적 예술의식'을 주제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 김민경 기자
   
▲ 개관식에서 '모두가 함께 축하하고 기념하는 평등한 공동체적 예술의식'을 주제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 권혜림 기자

한편, 백남준이 어린 시절을 보낸 장소이자 생의 마지막까지 돌아가기를 원했던 그의 정신적 고향에 건립된 백남준기념관은 '백남준을 기억하는 집'이다. 백남준의 삶과 예술을 재조명하고자, 기념관은 다양한 매체와 다층적 해석을 통해 기억을 서로 나누고 그로부터 새로운 기억을 생성하며 백남준의 지속적인 현재화를 추구한다는 비전을 제시한다.

   
▲ 백남준의 거의 모든 것_백남준의 버츄얼 뮤지엄, 레벨나인(Rebel9), 2017 ⓒ 권혜림 기자

백남준기념관의 프로그램은 '백남준 이야기', '백남준 버츄얼뮤지엄', '백남준의 방', '백남준에의 경의'로 구성된다. 이들은 기념관의 입구와 중정(中庭)을 포함한 공간 전체에서 각각 상이한 주기와 형태로 펼쳐진다. 백남준 자신의 문구를 인용한 제목의 개관전 '내일, 세상은 아름다울 것이다'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 및 작가, 기획자가 함께한 협력 전시로서 백남준기념관의 각 프로그램에 맞춰 4부로 구성됐다.

   
▲ 백남준의 책상, 레벨나인(Rebel9), 2017 ⓒ 권혜림 기자
   
▲ 백남준의 책상, 레벨나인(Rebel9), 2017 ⓒ 권혜림 기자
   
▲ 이은주, 뉴욕 소호의 백남준 작업실, 1997 ⓒ 김민경 기자

[글] 김민경 기자 avin@mhns.co.kr

[사진] 김민경 기자, 권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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