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마이크로파 배경...빅뱅 이론의 가장 강력한 증거
비등방성 발견 은하의 생성 원리 밝혀내

출처: 픽사베이

[문화뉴스 MHN 권성준 기자] 우주가 어떻게 시작했으며 어떻게 지금과 같은 모습이 만들어졌는가는 오랜 세월 동안 인류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세계 곳곳의 창조 설화는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고대인들의 상상력과 사고가 결합되어 만든 이야기를 의미한다.

우주의 기원에 대한 미스터리는 21세기인 지금도 완벽하게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하지만 고대 인류와 달리 현대인은 비약적으로 발달한 과학 문명을 가지고 있고 우주의 비밀을 풀고자 많은 탐구를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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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에드윈 허블은 이러한 탐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발견을 하였다. 과학적인 우주론은 허블의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허블은 우리 은하 바깥에도 은하가 존재하여 우주가 생각보다 많이 넓다는 사실을 밝혀내었으며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도 발견하였다.

허블이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나서 자연스럽게 "오랜 과거는 어땠을까?"라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현재까지의 발견 결과만 본다면 과거로 돌아가면 돌아갈수록 우주의 크기는 점점 작아져야 할 것이다. 문제는 어디까지 작아지느냐는 것이었다.

출처: 미국 물리학회

이 질문에서 우주가 한 점에서 시작하였다는 '빅뱅 이론'은 가장 자연스럽고 간단한 답변이 되었을 것이다. '빅뱅 이론'으로는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많지만 현재 우주론에서는 빅뱅이 일어났음을 가정하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실 '빅뱅 이론'은 등장하자마자 엄청난 논란이 되었었다. 우주가 팽창하면서 물질이 새로 생성된다는 프레드 호일의 정상 우주론과 조르주 르메트르의 '빅뱅 이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되면서 이 논쟁은 '빅뱅 이론'의 승리로 돌아갔다.

출처: NASA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사진

1964년 아노 펜지어스와 로버트 윌슨은 3K 정도의 온도를 가지는 전파를 감지하였다. 이 전파는 우주가 식는 과정에서 원자가 형성되어 자유로워진 태초의 빛이 아직도 우주 공간 전역에 남아 검출되는 것으로 여겨지며 현재는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이라고 불린다.

'우주 배경 복사'라는 이름으로도 불렸지만 마이크로파 말고도 다른 파장이나 입자로 이루어진 배경 복사가 검출되면서 지금은 마이크로파만 꼽아서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이라고 불린다. 마이크로파가 아닌 배경 복사는 생성 원리가 마이크로파하고 다르다.

출처: 픽사베이

온도를 가지는 물체는 모두 특정 파장의 전자기파를 내뿜는다. 흑체 복사 이론이라고 불리는 현상으로 온도를 가진 물체는 전자기파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해가면서 차차 식는다. 우주도 예외는 아니다.

열역학적으로 닫힌 계에서 물체가 팽창하면 온도가 낮아진다. 대표적인 사례로 입김을 들 수 있다. 몸속에 있다가 공기 중으로 나오면서 팽창한 공기는 온도가 낮아져 차가워진다. 인간은 경험적으로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뜨거운 음식을 후후 불어 먹는 것이다.

똑같은 원리가 그대로 우주 공간에 작용한다. 우주도 팽창하고 있어 점점 온도가 낮아진다. 그 온도가 현재는 3K 정도이며 흑체 복사의 전자기파 형태로 확인되고 있다. 펜지어스와 윌슨은 우주의 모든 방향에서 같은 온도의 전자기파가 나오는 것을 통해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임을 확신했다.

출처: 노벨 재단
민감도에 따른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차이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이 발견되면서 우주론의 승자는 '빅뱅 이론'이 되었다. 그러나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의 발견엔 한 가지 치명적인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바로 우주의 모든 방향에서 일정하게 검출되는 것이다.

우주의 모든 방향에서 태초의 빛이 일정하게 검출되고 있다는 뜻은 다시 말하자면 태초의 우주가 매우 균일하였다는 뜻이다. 균일한 우주는 우주를 구성하는 입자가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우주가 균일하다면 입자들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이나 전자기력 같은 모든 힘이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관측한 우주의 모습은 균일성과는 거리가 멀다. 당장 지구만 보더라도 입자들이 중력에 의해 뭉친 형태이며 전 우주를 봐도 은하들이 밀집한 구역과 빈 구역이 구분된다.

출처: NASA
우주의 구조

이러한 미스터리를 안고 1989년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을 좀 더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해 코비 위성이 발사되었다. 코비 위성은 두 가지 중대한 발견을 하였다. 하나는 우주가 2.73K 정도의 온도에서 흑체 복사를 일으킨다는 사실이다. 이는 '빅뱅 이론'에서 계산한 우주의 온도와 일치하는 결과를 주었다.

두 번째는 우주의 온도가 0.00001K 정도의 불균일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방향에 따라서 온도가 아주 미세하게 변한다는 의미이며 과학자들은 비등방성이라고 부른다. 이 비등방성의 발견으로 태초의 우주에 약간의 불균일성이 있었음이 발견되었다.

이 불균일함으로 인해 입자들 사이의 힘의 균형이 깨지고 서로 뭉치면서 현재와 같은 은하 구조를 이루었을 것으로 생각되며 실제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나온 결과가 현재 우주의 구조와 유사하다는 것이 확인되기도 하였다.

출처: NASA
컴퓨터 시물레이션 결과

우주의 불균일성은 빅뱅 이후 급팽창 과정에서 생긴 양자 요동으로 인해 생긴다고 생각된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에 의하면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에너지의 값이 변동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생겨난 에너지 차이를 양자 요동이라고 부른다.

양자 요동의 대표적인 경우는 전자기파가 진행하면서 전자와 양전자로 변했다가 다시 합쳐져 전자기파로 되는 과정을 반복하는 쌍생성-쌍소멸 과정이 있다. 이 과정이 일어나다가 급팽창으로 인해 갑자기 전자, 양전자의 거리가 멀어지면서 불균일성이 생긴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노벨 재단
존 매더, 조지 스무트

코비 위성을 통해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의 흑체 복사와 비등방성을 발견한 코비 프로젝트 팀의 책임자 존 매더와 조지 스무트는 2006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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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과학] 빅뱅 이론과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2006 노벨 물리학상: 흑체와 비등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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