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소환, 그 시절 감성이 느껴지는 홍콩 영화

첨밀밀, 소친친, 화양연화, 중경삼림 등 홍콩영화 추천
장만옥, 장국영, 양조위 등 홍콩 대표 배우들의 영화

[문화뉴스 MHN 유수빈 기자] 홍콩 영화만이 가진 분위기가 있다. 전성기였던 90년대 홍콩의 모습과 분위기를 담은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 때의 감성과 아련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 때문일까? 아직도 과거 홍콩 영화들이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제 홍콩에서 예전의 모습은 찾을 수 없지만, 활기차고 자유로웠던 홍콩만의 분위기가 담긴 영화들을 통해 그 시절 홍콩을 느껴보자.

첨밀밀

본토 출신의 소군과 이요는 돈을 벌기 위해 홍콩으로 향한다. 꿈을 위해 홍콩으로 왔지만 여전히 낯설기만 한 곳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소군에게는 성공 후 결혼하기로 한 약혼녀가 있었고, 이요는 돈을 벌어 집을 사겠다는 야심이 있었다. 이요는 악착같이 모은 돈으로 주식에 투자하지만 실패하고 빚만 지게 된다. 이요는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암흑가 보스와 연인 관계가 되고 그렇게 두 사람은 헤어진다. 3년 뒤, 소군은 이요와 결혼식에서 우연히 재회한다.

첨밀밀은 대표적인 홍콩 멜로 영화로 장만옥과 여명, 증지위 등 홍콩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등려군이 부른 첨밀밀의 OST 역시 누구나 들으면 알 법한 노래다. 영화는 10년에 걸쳐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두 사람의 관계를 그리며 운명적인 사랑을 이야기한다.

소친친

개성만점의 칼럼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루나는 지독한 말괄량이에 다혈질이지만 사실은 첫사랑과 헤어진 상처를 극복하지 못 하는 여린 감성의 소유자다. 루나는 우연히 골동품 가게에서 자신이 첫사랑에게 준 레코드를 발견한다. 그 레코드를 구입하려 하지만 이미 구매 예약이 되어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가게 주인이 전화해 사정해도 상대는 양보하려 하지 않는다. 이 사연 많은 레코드의 새 주인은 인기 DJ 쯩영. 루나는 쯩영에게 구걸도 해보고 협박도 하지만 그는 냉정하게 거절한다. 어느 날 파티에서 쯩영을 발견한 루나는 그에게 와인을 퍼붓고 둘 사이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다.

곽부성과 진혜림 주연의 홍콩표 로맨스 코메디 영화다. 90년대 홍콩의 모습을 배경으로 투닥거리면서도 서서히 가까워지는 두 남녀의 모습을 그린다. 입체감 있는 등장 인물들과 발랄한 분위기가 유쾌함을 자아내는 기분 좋은 영화다.

화양연화

1960년대 홍콩, 같은 날 같은 아파트에 두 가구가 이사온다. 이사 첫날부터 자주 마주치던 첸 부인과 차우는 차우의 넥타이와 첸 부인의 가방이 각자 배우자의 것과 똑같음을 깨닫고 그들의 내연 관계를 눈치챈다. 배우자들의 불륜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위해 그들은 만남을 이어간다. 두 사람의 비밀스러운 만남이 거듭될수록 서로에게 점점 빠져든다.

화양연화는 왕가위만의 독특한 스토리와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다. 그러나 극적인 상황을 최대한 배제하고, 스토리의 생략이 많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자칫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는 적절한 OST와 장면의 연출, 색감의 활용 등을 통해 두 사람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등장 인물의 감정선과 스토리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여운이 강하게 남을 것이다.

중경삼림

경찰 223은 시간만 되면 패스트푸드점에서 헤어진 옛 애인을 기다린다. 자신의 생일이자 옛 애인과 헤어진 지 딱 한 달이 되는 5월 1일이 유통기한인 파인애플 통조림을 사 모으던 그는 한달 동안 그녀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으면 그녀를 잊기로 마음먹는다. 같은 시간, 노랑머리 마약밀매 중계자는 자신을 배신한 마약 중개인을 제거한 뒤 술집을 찾고 그곳에서 경찰 223을 만난다.

한편, 경찰 663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언제나 똑같은 샐러드를 산다. 점원 페이는 그런 경찰 663을 남몰래 좋아하고 있다. 어느 날, 경찰 663의 애인이 이별의 편지와 함께 경찰 663의 아파트 열쇠를 페이의 가게에게 맡긴다. 그 후 페이는 경찰 663이 집을 비운 사이 그 집에 남아있는 그녀의 흔적을 하나 둘 지워나며 새롭게 꾸민다. 변화를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던 경찰 663은 어느 날 자신의 집이 변해가는 것을 깨닫는다.

중경삼림은 왕가위가 연출한 옴니버스식 영화로 두 가지 독특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중국에 반환되기 전 홍콩의 모습과 특유의 분위기를 어떤 영화보다 잘 나타냈다. 또한, 양조위와 금성무의 전성기 모습을 볼 수 있어 눈이 즐겁다. 중경삼림에서 보여준 왕가위 특유의 연출 기법은 이후, 국내 여러 CF와 영화에 사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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