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산 신기마을 사람들의 겨울 참문어 – 여수 참문어
낚싯줄을 손에 쥔 어부와 대물 삼치의 한판 승부 – 고흥 나로도 삼치
황금빛 열매, 맛과 향에 반하다 - 고흥 유자
영양 가득 펄을 먹고 자란다 – 해남 전복

출처: KBS '한국인의 밥상'

[문화뉴스 MHN 권성준 기자] 남도의 바다가 선사하는 한겨울 진미 고흥 유자와 삼치, 여수 참문어, 해남 펄 전복까지 제철 밥상과 함께하는 희망찬 새해맞이를 만나본다.

▶ 돌산 신기마을 사람들의 겨울 참문어 – 여수 참문어

출처: KBS '한국인의 밥상'

여수 돌산읍에는 새로운 터전이라는 의미를 가진 신기마을이 있다. 황토로 가득한 땅에 기후가 좋아 갓과 시금치가 유명하다. 신기항 앞 바다는 섬이 많아 조류가 빠르고 먹이가 풍부해 물고기들이 살기 힘든 겨울에도 하루에 100kg에서 150kg의 참문어가 잡힌다.

참문어 잡이 경력 20년 강기남(59) 선장의 출항 시간은 언제나 새벽 5시다. 부지런히 일찍 나가야 좋은 자리에서 문어를 잡을 수 있다. 강기남 선장은 옛 어른들이 옹구 단지라고 했던 옹기를 이용하는 전통어업방식으로 문어를 잡는다. 

옛날 옹기는 잘 깨지는 단점이 있어 플라스틱 단지에 시멘트를 채워 무게를 더하는 지금의 방법에 이르게 됐다. 1,000개에서 1,500개에 달하는 문어단지가 매달린 줄이 오르내리기를 수차례 반복한다.

출처: KBS '한국인의 밥상'

강기남 선장이 돌아오면 아내 박미숙(52) 씨가 맞이하고 이웃 선장 가족들과 함께 문어 요리를 한다. 갓 잡은 참문어로 숙회를 만들면 쫄깃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고 참문어와 시금치, 초고추장을 버무리면 참문어 시금치무침이 금세 완성된다.

그리고 참문어산적은 갓대를 사이에 끼워 맛을 더한다. 갓대의 아삭한 식감과 알싸한 향이 참문어와 잘 어울린다. 마지막으로 올 한 해도 수고 많았다는 의미로 피문어를 넣은 닭백숙을 끓이는데 피를 맑게 해줘 산후조리용으로도 쓰인다. 이웃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강기남 선장의 참문어 밥상을 만나본다.

▶ 낚싯줄을 손에 쥔 어부와 대물 삼치의 한판 승부 – 고흥 나로도 삼치

출처: KBS '한국인의 밥상'

고흥 나로도는 삼치 하면 첫손에 꼽히는 지역이다. 1980년대까지도 나로도항은 삼치 배들로 북적였다. 우리가 흔히 삼치라 알고 먹었던 것은 사실 삼치 어린 삼치(고시)다. 삼치는 본래 몸길이 1.5m, 무게 15㎏까지 나가는 대형 어종이다. 어부들은 최소 3㎏은 돼야 삼치 대접을 하고 5㎏은 넘어야 제맛이 난다고 여긴다. 

삼치는 먹성이 대단해서 미끼에도 속아 낚싯바늘에 반짝이는 미끼를 달고 배가 달리면 정신없이 질주하던 삼치가 덥석 물어버린다. 이맘때 다도해에서 잡히는 삼치는 크기가 말뚝만 하다고 해서 '뚝삼치'로 불린다. 

이렇게 기운 센 삼치도 20년 경력의 김원태(54) 선장 앞에선 꼼짝없이 붙잡힌다. 그의 실력은 동료 선장들도 앞다퉈 엄지를 세우며 칭찬을 할 정도라고 한다.

출처: KBS '한국인의 밥상'

조업을 마친 원태 씨가 집으로 돌아오면 삼치 잡는 실력만큼이나 뛰어난 요리 솜씨를 선보인다. 딸 은희 씨와 아들 준성 씨가 좋아하는 삼치회를 시작으로 회를 뜨고 남은 삼치 대가리와 뼈는 알뜰히 모아 육수를 낸다. 

한각구(엉겅퀴)를 넣은 된장국을 끓이기 전 맑은 육수에 데쳐 먹는 삼치 껍질 맛은 별미 중의 별미이다. 마지막으로 뚝삼치는 칼집을 내 통째로 석쇠에 구워 완성한다. 가족들과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어 기쁘다는 김원태 선장의 삼치 밥상을 맛본다.

▶ 황금빛 열매, 맛과 향에 반하다 - 고흥 유자

출처: KBS '한국인의 밥상'

유자의 원산지는 중국 양쯔강 유역인데 해상왕 장보고가 신라 문무왕 2년(840년)에 당나라에서 가져와 우리 남해안 지역에 퍼뜨렸다고 전해진다. 또 세종실록에는 세종 8년(1426년) 전라 감사가 작황을 조사해 진상했다는 기록도 있다. 

유자는 기후변화에 민감한데 고흥을 비롯한 전남 완도와 진도, 경남 남해와 거제 등 남해안 지역에서 잘 자란다. 바로 이 지역이 유자 재배의 북방한계선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고흥 유자는 전국에서 제일 많이 생산된다.

출처: KBS '한국인의 밥상'

고흥으로 여행 왔다가 자연경관에 매료돼 귀농을 결심했다는 3년 차 농민 오경아(39) 씨는 올해 유자 수확을 마무리 지었다.

겨우내 유자나무에게 휴식을 주는 퇴비 작업을 하려면, 억센 가시들이 날을 세워도 유자 따는 손길을 멈출 수 없다. 나무에서 숙성된 끝물 유자는 모양새가 예쁘지 않아도 향은 더욱 깊어져 있다.

경아 씨는 대야 가득 유자청을 담글 때면 유자설기떡도 만든다. 유자설기떡이 익는 동안 경아 씨의 어머니 김성주(61) 씨가 유자 싱건지(동치미)를 담그고 이웃 언니들이 배추에 배, 유자, 대추를 넣어 만든 보쌈김치에 유자를 간 국물을 부어 유자 백김치를 완성해낸다.

출처: KBS '한국인의 밥상'

여기에 수산물 중매인으로 일하는 남편 서재호(44) 씨가 퇴근길에 문저리(망둑어)와 굴을 준비해왔다. 삭힌 열무김치에 문저리(망둑어) 회를 먹으면 한 해 동안 체하지 않는다는 전통이 있다. 

한 해를 무탈하게 보내겠다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굴은 껍데기째 삶아 쪽파를 썰어 넣은 뒤 차가운 육수를 부어 고흥의 향토음식 피굴을 완성한다. 올 한해 수확이 풍족해 뿌듯하다는 경아 씨의 유자 밥상을 만나본다.

▶ 영양 가득 펄을 먹고 자란다 – 해남 전복

출처: KBS '한국인의 밥상'

해남은 태백산맥의 마지막 지맥으로 구릉지대를 형성해 전남에서 가장 넓은 지역이다. 강진, 영암과 연결된 곳을 제외하면 어느 마을을 가도 바다가 나타난다. 남해의 세찬 물살과 풍부한 갯벌은 해산물이 살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어 건강한 전복을 생산해낸다.

황산면 부곡리 바다 한가운데엔 축구장 2곳 크기의 전복 양식장이 있다. 한 해 판매되는 전복은 15톤이나 된다. 전복은 매년 가을에 입식해서 2년 6개월이 지나 성체가 되면 5월에 출하하는데 다시마, 곰피, 미역도 직접 키워 전복에게 먹인다. 

18년째 전복 양식장을 운영 중인 이원안(56) 씨는 고된 작업에 늘 일손이 부족해 두 딸은 어렸을 때에도 부모님의 양식장에서 일손을 보탰을 정도였다.

출처: KBS '한국인의 밥상'

아내 김경희(54) 씨와 함께 하던 것을 이제는 사위 신영철(34) 씨가 같이해 자리를 잡은 지도 3년이 됐다. 힘들 때 사위가 힘이 돼 줘서 든든하다. 

원안 씨 가족은 손주 연지가 태어나면서 집 안에 웃음 마를 날이 없다. 이 화목함이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에 해남의 오랜 풍습을 하나 해보는데 바로 유등을 바다에 띄워 보내는 것이다.

출처: KBS '한국인의 밥상'

우선 한지를 꼬아 새 발 모양의 심지를 만들고, 달걀 껍데기는 윗부분을 조심스럽게 떼어낸다. 그리고 바가지에 쌀을 넣어 달걀 껍데기가 흔들리지 않게 얹은 다음 달걀 껍데기 속에 참기름을 채운다.

여기에 한 해 소망을 써넣으면 유등이 완성된다. 근심은 떠나보내고 행복한 새해를 기원하는 원안 씨의 전복 밥상을 만나본다.

한편 남도의 바다 밥성을 찾아간 KBS '한국인의 밥상'은 31일 목요일 저녁 7시 45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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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남도의 바다 밥상...참문어, 삼치, 유자, 전복

돌산 신기마을 사람들의 겨울 참문어 – 여수 참문어
낚싯줄을 손에 쥔 어부와 대물 삼치의 한판 승부 – 고흥 나로도 삼치
황금빛 열매, 맛과 향에 반하다 - 고흥 유자
영양 가득 펄을 먹고 자란다 – 해남 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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