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참기름 톡!' 포스터

[박정기의 공연산책] 지난 3일 동양예술극장 3관에서 문화예술렛츠의 박경희 원작, 김기태 극본, 최병로 연출의 '참기름 톡!'을 관람했다.

박경희 작가는 방송예술교육진흥원에서 방송대본과 시나리오 창작을 가르치는 교수다. 방송드라마 '기다리는 빛' '나의 부모님' '이것이 인생이다'외의 다수 작품을 집필했고, 영화로는 '2000 여고졸업반' '시집가는 날' '그날' '여보, 미안해' 외의 많은 시나리오를 썼다. 희곡으로는 '달님과 손뼉치기' '롤렉스 금장' '세 여자의 파티' '독도는 우리 땅이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어린왕자' '트라이 앵글' '5학년 5반 맹춘자' '울 엄마 부티투짱'외의 많은 희곡을 발표 공연한 여성작가다.

김기태은 배우이자 작가다. '기묘한가' '별난 한 쌍' '만약 예수님이 서울에 오신다면' '나는 잘 있습니다' '당신을 지워드립니다' '와타나베 공주님' 등에 출연하고, '성인용 한글나라' 대본을 집필했다.

 최병로는 연극 '어느 아버지의 죽음' '아침부터 자정까지' '윈저의 바람둥이 부인들' '춘향전' '방황하는 별들' '언틸 더 데이' '부활'에 출연하고, 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 '장보고'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 '루나틱' '팔만대장경' '웨스트사이드스토리' 외의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연출작은 '까칠한 재석이가 돌아왔다' '모노드라마 그리워 그리워'를 연출한 미남 공연예술가다.

무대는 주방 겸 거실이다. 하수 쪽 배경 앞에 씽크대와 그릇 장이 있고, 그 앞에 조리대롤 놓았다. 상수 쪽에는 식탁과 의자가 놓이고, 벽에는 로이 리히텐 슈타인로이 리헤텐슈타인 (Roy Lichtenstein, 1923~1997)의 '행복한 눈물' 복사 그림 액자가 걸렸다, 상수 끝 객석 가까이에는 화분이 배치되었다.

딸의 결혼을 앞두고 신랑 집에서 함이 도착하는 날이라는 설정이다. 집일에 30여 년간 무관심했던 남편이 함 잡이를 비롯한 함 꾼들을 대접하기 위해 요리사를 초청해 음식 장만하는 일에 직접 나서고, 그 사실을 아내에게 알리지 않았기에 아내는 함이 도착한다는 것도 모르고, 난데없이  출장요리사가 집에 도착해 음식을 장만하려는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아내는 치매 노인인 시모를 돌보랴, 딸애 결혼준비를 하느라 애를 쓰다가, 함이 도착한다는 사실을 숨긴 남편에게 이혼을 선언한다. 남편은 아내가 그동안 애쓰는 것이 안타까워 자신이 직접나서 요리를 장면하려 한 것이라고 속마음을 털어놓지만, 아내의 마음은 점점 더 토라질 뿐이다. 게다가 노모는 자신의 결혼함이 도착한다고 즐거워한다. 당사자인 딸이 등장하지만 딸은 딸대로 냉랭한 모습을 보인다.

이런 가족들의 모습을 보고 요리사가 나선다. 자신이 끓여온 오미자, 구기자, 국화차를 딸의 어머니와 노모에게 제공하며, 참기름을 떨어뜨리듯이 분위기를 바꿔놓는다. 아내의 마음, 노모의 마음에 변화를 주면서 따뜻한 마음을 갖도록 설득을 시키며 어머니의 마음은 가족을 사랑하는 것이 최고임을 알려준다. 노모도 치매상태에서 깨어난다. 예식을 앞둔 딸도 자신도 임신을 한지 몇 개월이 되었다며, 자신도 어머니임을 고백한다. 결국 부부는 30년 만에 이혼이나 졸 혼이 아닌, 새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남편의 멋진 정장과 아내의 아름다운 웨딩드레스가 등장하고 웨딩마치가 울려 퍼지며 내와의 결혼식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딸의 결혼함이 도착했음을 알리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한필수가 요리사, 정아미가 아내, 임일애가 노모, 박 용이 남편, 정슬기가 경비아저씨, 송지나가 딸로 출연한다. 출연진의 호연과 열연은 물론 희극적인 성격창출과 열창으로 갈채를 받는다. 이호성이 요리사, 한록수가 아내로 더블 캐스팅되어 날자 별로 출연한다.

무대 전종권, 조명 공홍표, 음악 남기오, 조연출 조현철 김광렬, 제작감독 김동일, 제작협력 백선호 손광명, 홍보마케팅 M컴퍼니, 기획 김순국, 제작PD 홍근숙, 제각 박우화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문화예술렛츠의 박경희 원작, 김기태 극본, 최병로 연출의 '참기름 톡!'을 연말연시를 장식할 한편의 따듯하고 정감이 넘치는 친 대중극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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