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돌파 기록 견인한 개미, 여전히 매수세
다만 1,000-2,000 반짝 돌파 후 하락세 사례 있어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 경향도 짙어

사진=연합뉴스

[MHN 문화뉴스 김종민 기자] 코스피가 6일 사상 최초로 장중 3,000선을 돌파하며 2007년 2,000에 처음 진입한 지 13년여 만에 앞자리에서 3을 볼 수 있게 됐다.

6일 오전 오전 장중 한때 코스피는 전날보다 36.59포인트(1.22%) 오른 3,027.16까지 상승했다. 1983년 1월 4일 공식 출범한 코스피는 1989년 3월 사상 최초로 1,000을, 2007년에는 2,000선을 돌파했다. 이번 3,000선 돌파 상승장의 주역은 개인 투자자로 평가된다.

2020년 전까지는 외국인(외국 기관)과 국내 기관이 증시의 이른바 '큰 손'이었다. 2007년 코스피 2,000선을 돌파했을 때도 지수 상승은 외국 및 국내 기관의 수급에 따라 움직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금리가 하락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가증권시장으로 모이며 개인이 국내 증시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이를 보여준 사건이 '동학개미'로, 코스피가 지난해 3월 코로나19 충격으로 1,500선 아래까지 밀렸던 상황에서 개인들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조5천억원과 25조5천억원어치 팔아치울 때 개인들이 무려 47조4천억원을 사들이며 국내 주가가 폭락하지 않도록 떠받친 것이다. 

지난 12월에는 무려 14년 만에 처음 '12월 순매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식 양도세 부과 및 대주주 기준 하락, 배당금 정책 등의 영향으로 2008년부터 개인은 12월 주식을 매도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3조6천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11월 말 2,600선 수준이었던 지수를 연말 2,800까지 끌어올렸다. 기세는 2021년까지 이어져 신년 초부터 2조원 넘게 사들이면서 코스피는 3000선을 돌파하게 됐다.

 

■ 코스피 상승은 '반짝', 이후 꽃샘추위 오나

사진=신한금융투자

하지만 과거 코스피가 1,000선, 2,000선을 넘길때마다 후퇴를 기록한 바 있어, 이번에도 비슷한 경향이 반복될 것이라는 예측도 적지 않다.

1989년 3월 1,000선 돌파는 '5일 천하'였다. 하락한 코스피가 1,000선에 올라온 것은 5년 5개월만인 1994년 9월 16일이었다. 이후 코스피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의 여파로 1998년 6월 16일에는 280.00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이후 코스피는 2000년대 초의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2007년 7월 25일(2,004.22) 처음 2,000선을 돌파했으나, 지수는 추가적인 상승 없이 2,000선 주변과 밑을 맴돌았다. 오히려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2008년 10월에 938.75까지 떨어졌다가 2010년 12월에야 2,000선을 회복했다.

이로부터 약 5년여 동안 1,800~2,200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2017년 들어 세계 반도체 경기 호황 등에 힘입어 2017년 10월 30일 2,500선을 처음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미 트럼프 정부의 중국 무역 분쟁, 보호무역주의 등의 영향으로 주가는 주춤했다.

이와 같은 사례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주가의 변동 조정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금융투자협회

■ 개인 투자에 호의적인 정책 환경...'빚투'에는 우려

개인은 올해 첫 거래일인 4일 1조원 이상을 사들인 데 이어 5일에도 7천억원 이상 순매수했고, 장중 3,000을 넘은 6일에도 4천억원 넘게 매집하면서 올해에만 2조원 이상 사들인 상황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투자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 또한 사상 최대인 68조원을 넘겨 당분간은 증권시장에 개인 투자자금이 유입될 전망으로 보인다. 

'공매도 금지' 등의 정책도 개인 투자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주가 폭락을 방지하기 위해 '주가 하락'에 거는 파생상품인 공매도를 금지시켰다. 공매도 금지는 작년 9월 해제될 예정이었으나, 6개월 연장됐고, 이에 따라 주식 양도세의 '대주주' 기준도 현행 10억원이 유지됐다. 주식으로 자산을 보유하더라도 10억원 미만인 경우 대주주로 취급받지 않아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개인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이른바 '빚투'에 대해서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지난 4일 기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대출한 금액은 19조3천억원에 달한다. 1년 전 9조원대의 두 배가 넘는 수준으로, 계속해서 늘어나며 2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개인이 빚을 내서 투자를 하는 경향이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가계대출과 신용 대출도 덩달아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1년 전보다 9.7%인 약 59조원 늘었다.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은 21.6%(약 24조원) 증가하며 상승 폭은 역대 최고였다.

일각에서는 금융권 가계 신용대출의 적지 않은 부분이 주식 투자에 사용됐을 것으로 분석한다. 증권 업계서는 "증시가 상승하는 우상향 장에서는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이 이득일 수 있으나, 하락 장에서는 위험 부담이 너무 커 증시가 과열된 것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

개미가 견인한 '코스피 3000' 시대...'빚투'로 쌓은 모래성일까

코스피 3,000 돌파 기록 견인한 개미, 여전히 매수세
다만 1,000-2,000 반짝 돌파 후 하락세 사례 있어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 경향도 짙어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