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적인 기술 경쟁 상대 아니라도 제재 대상돼
미국 자본의 중국 투자 억제 목적으로 보여

중저가형 모델로 승부하는 샤오미, 사진=샤오미

[MHN 문화뉴스 김종민 기자] 미국이 '화웨이'에 이어 '샤오미'도 제재에 나섰다.

미국 국방부는 현지시간 14일 9개 중국 업체를 '중국군 연계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는데 여기에는 '가성비 제조사' 샤오미도 포함됐다.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 업체이자 스마트폰, 반도체 등에서 미국과 기술 경쟁을 이어가던 화웨이가 지난해 9월 미국 제품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샤오미는 대체재로 떠올랐으나 이제는 직격타를 맞게 됐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사실상의 사형 선고였다. 지난 9월 이후 미국 제품을 사용하는 모든 회사는 미국 회사와 거래를 이어가기 위해 화웨이에 제품 공급을 중단해야만 했다. 반도제 장비에 미국 부품이 사용되지 않는 곳은 거의 없기에, 사실상 대부분의  통신 장비 회사가 화웨이와의 거래를 끊은 것이다. 화웨이와 그 자회사에게 남은 것은 중국 정부의 지원이나 코로나19가 겹쳐 생산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고 업계에서는 분석한다.

 

사진=화웨이

그간 미국 정부의 중국 기업 대상 제재는 주로 5G, 인공지능(AI) 등 미국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미래 핵심 기술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점에서 기술 경쟁보다는 저가-보급형 모델로 승부했던 샤오미가 제재 대상이 된 것은 의외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샤오미의 국제 시장 점유율과 인지도를 미국 정부가 위협적으로 판단했으며, 샤오미에 투입되는 미국의 투자 자본을 억제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전통적으로 중국 기업은 거대한 자국 시장에 안주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샤오미는 유럽, 동남아, 남미 등 해외 시장에서 안착한 몇 안 되는 중국 브랜드라는 점에서 미국 정부의 눈초리를 받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자국의 '큰 손' 화웨이가 무너진 상황 속 그간 샤오미는 미 제재 대상이 아니었던터라 반사이익을 봤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비보, 오포에 이어 업계 4위인 샤오미는 작년 3분기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한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출하량이 늘었고, 이에 따라 작년 3분기 기준 샤오미의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의 9.0%에서 12.6%로 3%포인트 이상 올랐다. 스마트폰을 제외하고도 샤오미가 해외에 공급한 인터넷 연결 기기는 2억대가 넘는다.

미국 정부는 샤오미 제재에 중국 제재 근거 중 하나인 '스마트 기기를 통한 개인정보가 중국 정부로 들어가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번 제재로 샤오미는 주가와 투자자금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행정명령 발동으로 미국의 샤오미 투자자들은 올해 11월까지 주식을 처분해야한다.

한편, 제재 소식이 전해진 후 15일 홍콩 증시에서 샤오미 주가는 11% 이상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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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국 제재 본격화...기술 경쟁 없이 '가성비'로 승부하는 샤오미도 포함돼

직접적인 기술 경쟁 상대 아니라도 제재 대상돼
미국 자본의 중국 투자 억제 목적으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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