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와 통계로 생물 정보를 분석하는 학문, 생물정보학

사진=마요 재단

[MHN 문화뉴스 김종민 기자] 바야흐로 '빅데이터 시대'다.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해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는 방법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만약 생물의 모든 유전 정보를 '빅데이터'로 처리한다면 어떨까? 언젠가는 복제 생명체를 만들고,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을까?

생물이 담고 있는 수천 수억의 '빅데이터'와 컴퓨터를 이용해 미해결의 문제를 푸는 이와 같은 분야를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이라고 한다. 생물정보학에 대해서 알아보자.

 

■ 생물+정보, 생물정보학

사진=마이크로바이올로지

생물정보학은 말 그대로 생물학 정보를 분석하는 분야다. 컴퓨터의 발전에 힘입어, 대량으로 생산되는 생물학 관련 데이터를 처리한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1990년 이전까지 전통적인 생물학은 실험도구를 활용해 데이터를 추출하고, 여기에 간단한 프로그램 분석을 덧입힌 정도였다. 그런데 실험기기 측정이 점차 정밀해지고, 실험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점차 많아지자 컴퓨터의 도움이 필요하게 됐다. 

대표적인 예시는 2000년대 초까지 진행된 '인간 게놈 프로젝트'로 사람이 갖고 있는 99%의 유전체 정보를 밝혀내 공개한 사례다. 생물 유전자를 구성하는 DNA에는 '염기'가 존재하는데 이들의 순서를 밝히겠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인간이라는 큰 '방'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이 인간 '방'은 너무 크고 방에 있는 물건이 너무 많아, 컴퓨터를 총동원했지만 아직도 일부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어 방에 있는 '물건'을 전부 파악했다고 할지라도, 이 물건들이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각 물건 간의 상호작용은 어떠한지 밝히는 것은 또 별개의 문제다.

그럼에도 과학계 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기술로 머리카락 등 단순한 세포로부터 한 인간의 DNA 염기 순서, 즉 '물건' 목록을 대부분 파악하는데는 하루나 이틀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 생물정보를 파헤치는 것...윤리-사회적 문제는 없을까

사진=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생물이 갖고 있는 대용량의 유전체 정보를 파악하면서, 이를 이용한 '유전자 조작 물질'이 등장했다. 이미 2000년대에 하버드대 연구팀에서는 미생물의 DNA를 편집-조작해 인간의 피부와 매우 유사한 물질을 합성했다. 콜라겐이라는 물질로 만들어진 이 피부는 미국에서는 이미 상용화를 마쳤다.

이외에도 미국에서는 맥주 효모의 DNA를 편집해 '인공 거미줄' 물질을 만든다든가, 세포 유전자 복제 과정을 조작해 원하는 물질만 추출해서 신약을 만드는 기술도 출현했다.
 
유전자 합성-조작 농작물이나 육류 제품이 등장하면서 기존 품종의 약점이 대폭 개선된 사례도 흔하다. 냉해에 강한 딸기나 옥수수, 동물성 단백질을 함유한 콩 등이 그 예시다. 안전성 평가에 대해서 논란은 있지만, EU보고서에 따르면 과학계에서는 검증을 통과해 판매가 승인된 제품은 섭취에도 무해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에서는 2010년대 이후 식용유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카놀라유 역시 그 주 재료인 유채가 '유전자 조작 식품'이다.

다만 이러한 작물이 생태계로 스며들었을 때 발생하는 환경 파괴 문제, 오염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지켜봐야한다는 지적이 일각에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미 인체를 구성하는 정보의 98%는 밝혀져 있다고 과학자들은 언급한다. 다만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DNA의 염기서열을 알고 있다고 할지라도, 이러한 DNA가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연구해야할 사안이다.

개개인의 유전자 차이가 어떤 신체적 차이를 낳는지, 또 어떤 유전자가 특정 병의 원인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또 이들 정보를 정확히 파악해 맞춤형 의약품을 제작한다고 할지라도, 신체에서의 안전성 평가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업계에서는 밝힌다.

일부 단체에서는 의약품 검증 절차에 동물 실험 등이 사용된다며 효용성-윤리적 문제 등을 지적하기도 하며 개인의 생명 정보가 보험 가입 거절 등에 악용될 수 있다며 사회적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한다.

----

[MHN IT] 4차 산업혁명 유망 분야 '생물정보학', 빅데이터로 생명체를 분석한다? 

컴퓨터와 통계로 생물 정보를 분석하는 학문, 생물정보학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