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을 비하하는 찢어진 눈, 이슬람인을 비하하는 ISIS

사진=스타벅스 공식 홈페이지 제공

[MHN 문화뉴스 최윤정 기자] 태국계 아일랜드인 폴리 씨는 지난 12일, 아일랜드 더블린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주문한 녹차라떼의 종이컵에 '째진 눈'이 그려진 것을 발견했다. 이에 지난 17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직장관계위원회(WRC)는 스타벅스 더블린 매장에 인종차별을 당한 태국계 아일랜드인 폴리 씨에 1만 2천 유로(약 1천 6000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고객 식별 칸을 악용한 스타벅스의 인종차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제공

동양인을 비하하는 '찢어진 눈'은 스타벅스의 단골 인종차별 도구였다. 2013년 스페인 세비아 지역의 고객은 닉네임 대신 '찢어진 눈'의 이모티콘이 그려진 음료를 받았다. 2016년 독일 뮌헨의 매장에서도 고객이 '찢어진 눈'이 그려진 음료를 받았다. 2012년 미국 애틀란타에서도, 2018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도 동양인들은 이름 대신 '찢어진 눈'으로 지칭됐다.

사진=미국-이슬람 관계위원회 (CAIR) 페이스북 제공

2020년 7월 1일, 미네소타주 스타벅스 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한 아이샤 씨는 음료를 주문한 뒤 이름이 아닌 'ISIS'라고 적힌 컵을 받았다. 그는 매장 방문 당시 히잡과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이름을 수차례 반복해서 말했다"며, “바리스타가 절대 내 이름을 ISIS라고 들었을 리 없다"고 설명했다. 잘못 적힌 이름을 확인한 매장 관리인은 새 커피와 기프트카드 25달러(약 3 만원)를 주고 아이샤를 쫓아냈다. 아이샤는 7월 9일, 미네소타주 인권국에 진정을 제기했다.

2019년 미국 필라델피아의 스타벅스 매장에서도 이슬람 남성 아지즈 씨가 'ISIS'라고 적힌 음료스를 받았다. 매장 직원은 이름 대신 음료 이름을 불러 아지즈 씨를 호명했으며, 스타벅스는 "이번 일을 인종차별로 구분하기 힘들다"며 "사과했다"고 공식 대응했다. 그러나 아지즈 씨가 아닌 아제즈 씨에게 사과한 것으로 알려져 재차 화제가 되었다.

이 외에도 2018년에는 흑인 남성 2명이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앉아있다가 경찰에 체포되었고, CEO가 해당 고객을 만나 사과한 사례가 있다. 당시 스타벅스는 미국 8,000여 개 매장 문을 닫고 직원 교육을 진행했지만, 인종차별은 매년 수차례씩 반복되고 있다.

스타벅스는 일부 인종차별 사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사과했지만, 많은 유색인종들에게 차별은 일상이 될 정도로 빈번하고, 공식적 사과는 공론화가 된 후에야 받을 수 있는 '이벤트'에 불과하다. 외국 여행 사이트에서는 공론화되지 않고, 제대로 항의도 하지 못한 수많은 인종차별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스타벅스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글로벌 인권', '차별 금지'라는 문구를 통해 책임있는 내부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반복되는 인종차별 사례는 그러한 정책이 보여주기식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한다. 유색인종에 대한 인종차별이 '일상'이 되지 않도록, 글로벌 인권을 향한 노력을 진짜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스타벅스의 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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