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치 드러낸 바이든과 해리스 부부
통합의 의미를 담은 보라색
화합과 평화 ...레이디 가가
옷으로 페미니즘을 표출한 아만다 고먼

[MHN 문화뉴스 이수현 기자] 지난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제 46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날 한껏 차려입은 유력인사들의 패션이 화제다.

바이든, 해리스 부부부터 화제의 버니 샌더스까지 이들의 패션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미국의 가치 드러낸 바이든과 해리스 부부

조 바이든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
사진=UPI/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 미국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 '랄프 로렌'의 네이비 슈트와 코트를 착용하였으며, 이는 '점잖음으로의 복귀 및 미국의 가치를 상징한다'라고 밝혔다.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여성 명품 브랜드이자 뉴욕 디자이너 알렉산드라 오닐의 브랜드 마카리안의 블루 울 트위드 롱 코트에 스와로브스키와 진주 장식, 시폰 소재가 더해진 드레스를 맞춰 입었다. 이와 같은 색으로 맞춘 실크 마스크와 장갑을 함께 착용한 모습이었다.

바다와 하늘의 색으로, 평온함과 안정의 의미를 담은 '블루'를 택한 것. 이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다. 질 바이든 여사가 입은 의상은 미국 신진 패션 브랜드 '마카리안'(Markarian)의 여성 디자이너 알렉산드라 오닐이 제작했다.

마카리안은 2017년 론칭한 뉴욕 기반의 패션 브랜드로,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허드슨, 케리 워싱턴, 팝 가수 리조 등이 즐겨 입는 브랜드로도 잘 알려져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도 '랄프 로렌'의 정장을 입었다.

이날 바이든과 해리스 부부 등은 패션으로 새로운 미국의 정체성을 세계에 홍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 미 역대 대통령 45명 중 41명은 취임식 때 미 정통 양복 브랜드 브룩스 브러더스를 입었기 때문에, 이번 바이든의 선택은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유대인 이민자 출신이 일군 랠프 로런 브랜드의 옷을 입음으로써 ‘아메리칸 드림’을 역설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트럼프, 멜라니아
사진=EPA/연합뉴스

한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20일 백악관을 떠나면서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샤넬의 검정 투피스에 에르메스 버킨백을 착용했고, 플로리다에 도착할 땐 구찌 원피스를 입은 모습이었다.

통합의 의미를 담은 보라색

왼쪽부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전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사진=APF,UPI/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 주요 참석자들의 옷차림에선 유독 ‘보라색’ 계열이 눈에 띄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보라색 바지 정장에 자주색 코트를 걸쳤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청보라색 코트를 걸쳤다. 전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는 자주색 상·하의와 코트를 입었다. 바이든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은 이날 블루 색상의 코트를 입었지만 전날 워싱턴 DC 입성 후 첫 행사였던 코로나 희생자 추모식에서 자주색 코트를 입었다.

이들 사이엔 바이든 정부가 내세운 ‘통합’의 의미로 보라색 계열을 입자는 합의가 사전에 있었다고 알려졌다. 클린턴 전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 상징색인 파랑, 공화당 상징색인 빨강을 섞으면 보라색이 된다. 대선 갈등이 심했던 만큼 당파를 넘어 화합하자는 의미를 담자고 했다”고 말했다.

보라색은 흑인 여성 참정권 운동의 상징 색이기도 하다. 1972년 흑인 여성으론 처음 미 대선에 나섰던 셜리 치솜이 선거운동 때 썼던 색으로, 해리스 부통령도 지난해 민주당 경선에서 이 색을 내걸었다. CNN은 “치솜이 해리스의 정치 여정에 영감을 줬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카멀라 해리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또한, 해리스 부통령은 진주 주얼리를 착용하기도 했는데, 하워드 대학교에서 최초로 설립된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학생 클럽 '알파 카바 알파'(Alpha Kappa Alpha)를 향한 연대와 경의를 표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주는 이 여학생 클럽의 상징이다.
 
그가 착용한 진주 주얼리는 팝 가수 머라이어 캐리의 35캐럿, 120억대 약혼 반지를 디자인한 인물로 잘 알려진 뉴욕의 유명 보석 디자이너 윌프레도 로사도의 작품이라 눈길을 끈다.

화합과 평화...레이디 가가

레이디 가가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이날 행사의 축하 무대를 장식한 레이디 가가는 프랑스 파리의 레이블 Schiaparelli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인 Daniel Roseberry가 디자인 드레스를 입었다. 상의는 네이비 캐시미어로 굉장히 단정하게 보였지만 강렬한 빨간색 스커트가 포인트였다.

특히 레이디 가가는 가슴팍에 커다란 금빛 비둘기 모양의 브로치를 해 이목을 끌었다. 올리브 가지를 입에 문 비둘기가 날갯짓하는 모양이다.

사진=레이디 가가 트위터
 

레이디 가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브로치 사진을 게재하고 "올리브 가지를 문 비둘기다. 우리 모두 화합하길 바란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미국 정부의 공식 인장에는 흰머리독수리가 올리브 가지를 오른쪽 발톱에 움켜진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를 두고 레이디 가가가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 가지와 비둘기로 극심한 분열, 대립으로 시끄러웠던 미국에 평화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레이디 가가는 국가를 부르기에 앞서 "sing for the hearts of all people who live on this land"(이 땅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 노래합니다)"라고 말하며 화합의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옷으로 페미니즘을 표출한 아만다 고먼

아만다 고먼
사진=AP/연합뉴스 제공

역대 최연소 축시 낭독자로 나선 아만다 고먼의 패션 또한 주목을 받았다.

아만다 고먼은 하버드 대학에 재학 당시 2017년 미국 의회 도서관 주최 '전미 청년 시 대회'에서 수상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이 아만다 고먼의 시 낭송을 눈여겨봤고 인종차별, 여성문제에 대한 고먼의 적극적 행보가 이번 행사 참여로 인해 이루어졌다.

아만다 고먼은 바이든 취임 축시로 자작시 '우리가 오르는 언덕(The Hill We Climb)'을 6분 동안 낭독했다. 낭송한 시는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내부 분열의 극복과 희망, 통합, 치유를 희망하고 있다.

아만다 고먼
사진=EPA/연합뉴스 제공

조바이든 취임식에 참석한 아만다 고먼의 패션을 살펴보면 흰셔츠에 검은색 롱 스커트, 비비드한 노란색 코트에 빨간 헤어밴드 그리고 새장모양 반지를 착용했다.

아만다 고먼이 착용한 노란색 코트와 빨간 헤어밴드는 프라다 제품이다. 아만다 고먼은 의도적으로 프라다를 선택했다고 한다. 프라다 창업자의 외손녀이자 프라다 수석 디자이너 미우치아 프라다는 페미니스트이다.

'당신이 입은 건 세상을 향해 당신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패션은 그 자체로 언어다'

미우티아 여사는 패션을 통해 자아를 표출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만다 고먼의 악세서리도 눈에 띄었다. 이날 아만다 고먼이 착용한 링 귀걸이와 새장 모양 반지는 고먼의 팬임을 밝히며 오프라 윈프리가 선물한 것이라고 한다.

격의 없는 캐주얼 패션 선보인 버니 샌더스

버니 샌더스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가장 큰 이목을 집중시킨 패션의 주인공은 바로 올해 80세가 되는 고령 상의 의원 버니 샌더스의 패션이었다. 샌더스 의원은 취임식장에 어울리지 않는 모자가 달린 등산용 점퍼에 알록달록한 털 장갑을 끼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였다. 

버니 샌더스 장갑
사진=AP/연합뉴스

그의 옷차림이 화제가 되자 트위터에서는 "2년 전쯤 한 여자 선생님이 샌더스에게 선물한 장갑"이라며 "울 스웨터를 다시 짜서 만든 것이고 소재는 플라스틱병을 재활용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는 취임식 이후 CBS 뉴스에 출연해 “버몬트 지역에서는 따뜻하게 입는다. 우리는 추위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어 멋진 패션에 대해 그다지 고려하지 않는다”라며 웃음 섞인 설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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