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두뇌 CPU, 클럭과 멀티코어 보는 법
인텔과 AMD CPU의 미래는?

사진=픽사베이

[MHN 문화뉴스 김종민 기자] 컴퓨터 성능을 따져서 꼼꼼히 구매하고 싶다가도, 표기된 복잡한 숫자들을 보고 마음을 접었던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컴퓨터의 성능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단연 CPU(중앙처리장치)다. 컴퓨터의 두뇌로서, 우리가 내리는 명령을 처리하기 때문이다. CPU는 도대체 어떤 원리로 동작하며, 좋은 CPU를 사기 위해서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살펴보자.

 

■ CPU의 구조와 동작 원리

CPU는 크게 연산장치, 제어장치, 레지스터로 구성된다.

연산장치에서는 말 그대로 연산을 수행한다. 덧셈, 뺄셈, 곱셈 등의 산술 연산과 논리 연산을 처리한다. 논리 연산은 참과 거짓을 판별하는 연산이다. 컴퓨터는 2진법으로 만들어진 회로 연산을 하기 때문에, 회로 자체로는 아주 간단한 형태의 연산 밖에 할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연산을 빠르게, 그리고 많이 함으로써 우리가 눈으로 보는 복잡한 결과물을 선보이게 된다.

제어장치는 어떤 명령을 수행할지 등 연산의 순서와 명령 수행 과정을 통제한다. 연산의 순서를 어떻게 짜는지에 따라서도 CPU의 성능이 좌우되는데, 쉬운 예시로는 대중 교통을 들 수 있다. 같은 목적지로 가려고 해도 배차 시간 때문에 환승 순서에 따라 도착 시간은 제각각이 되기도 한다. 컴퓨터에서도 이러한 '배차 시간'을 고려해 연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레지스터는 메모리다. 처리하고자 하는 연산의 결과값과 명령어를 임시로 저장한다. 컴퓨터에는 따로 램(RAM)이라는 메모리를 두지만, 여기에서 내용을 불러오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예 CPU 내부에서 빠르게 정보를 가져올 수 있는 메모리를 둔다.

연산장치(ALU)와 제어장치(CU), 사진=저스틴CS

 

■ CPU의 성능을 보는 법

CPU의 성능을 결정하는 지표로는 크게 속도(클럭), 코어 수, 레지스터(캐시 메모리), 아키텍처(구조)의 네 가지가 있다.

우리의 CPU, 컴퓨터가 바나나 농장에서 일을 하는 일꾼이라고 가정해보자.

CPU의 속도(클럭)은 일꾼이 얼마나 빨리 바나나를 수확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표다. 1초에 CPU가 얼마나 많은 작업을 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당연히 높을수록 좋다.

코어 수는 일꾼의 수다. 일꾼이 많으면 많을수록, 바나나를 많이 수확할 수 있다. 이처럼 CPU에 여러 '일꾼'을 두고 있는 경우를 멀티코어라 부른다. 과거의 CPU는 모두 단일코어였으나, 단일코어의 클럭을 향상시키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면서 아예 코어의 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다만 클럭이 높고 코어가 적은 경우(고클럭 단일코어)와, 클럭은 낮지만 코어가 많은 경우(저클럭 멀티코어)의 성능을 비교하는 것은 단순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수치상 성능이 동일하다면, 고클럭 저코어 CPU는 발열 및 전력 소모가 크다. 다만 저클럭 멀티코어의 경우 여러 코어가 명령을 분배받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처리 속도가 저하할 수 있다. 

멀티코어가 이론적 성능보다 뛰어나기 어려운 이유는 '쓰레드(Thread)'가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부품인 CPU는 멀티코어로 나뉘어 있지만, 이들에게 명령을 제대로 배분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논리 구조' 소프트웨어, 쓰레드가 요구된다. 게임 등 응용 프로그램이 이 쓰레드에 맞춰 제작되지 않았다면, CPU의 성능을 제대로 끌어내지 못한다.

일을 분배하는 쓰레드, 사진=리서치게이트

 

오히려 고클럭 단일코어에 유사한 쓰레드 기술이 적용되면, 한 코어 내에서 명령이 더욱 효과적으로 배분되기 때문에 성능을 제대로 끌어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코어가 많은 것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레지스터인 캐시 메모리 역시도 연산 처리 속도에 직결된다. 우리의 일꾼들이 바나나를 아무리 빨리 수확하더라도, 그 바나나를 옮길 수 있는 수레의 용량이 적다면 결국 최종적인 수확량은 수레의 용량에 맞춰 줄어들게 된다. 명령을 빠르게 저장하고 가져오지 못한다면 연산을 아무리 빨리 처리하더라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키텍처란 이들 회로가 CPU에 배치된 방식, 제조 공정상의 과정 등을 포함한다. 이론적으로 같은 성능의 회로라고 할지라도, 열이 더 발생하는 배치라면 수명 등의 문제로 인해서 제 성능을 낼 수 없다. 마찬가지로 공정에서 트랜지스터의 집적도를 높이게 되면, 발열이나 전력 소모 등의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인텔 CPU 보는 방법은? 세대와 등급

주로 보급된 CPU인 인텔을 기준으로, CPU 성능을 알기 위해서는 세대와 등급을 숙지하면 된다.

우선 CPU도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제품군이 있다. 삼성에서도 저가형 모델, 플래그십 모델이 있는 것처럼, CPU에서도 저가형, 고급형 등이 있으나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품군은 'i 시리즈'다. i 시리즈에는 i3, i5, i7, i9가 있다.

인텔 8세대 i 시리즈, 사진=레짓 리뷰

 

등급은 i시리즈 뒤에 붙는 숫자를 의미한다. 보통 등급인 숫자가 높을수록 성능이 좋다. 대체로 i3보다는 i7이 좋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다만 이것이 반드시 성립하지는 않는데, 이는 세대 때문이다.

세대는 CPU가 언제 생산됐는지를 기준으로 한다. 세대가 최근에 가까울수록, 성능이 대체로 좋다. 이를테면 2013년에 생산된 세대의 CPU보다는 공정 기술의 개선 등을 바탕으로 한 최근 세대의 CPU가 좋다. i5의 최신 세대 CPU는, 과거 세대의 i7보다도 좋을 수 있다.

그럼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보통 세대보다는 등급을 우선 순위에 두고 CPU 성능을 판단한다. 세대가 너무 뒤쳐지지만 않았다면, i7은 대부분의 i3보다 낫다.

■ 주춤한 인텔 CPU... AMD 급부상

다만 CPU에 인텔의 제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만년 2위'라고 평가 받는 AMD와 인텔이 CPU 시장을 양분하고 있어, 시장조사업체 'Statist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점유율은 인텔이 60%대, AMD가 38%에 이른다. 이 격차는 2010년대 초에 비해서는 많이 좁혀진 것이다. 

인텔이 독주하고 있던 CPU 시장에서, AMD는 '가성비' 모델로 승부하며 점유율 10~20%를 전전했다. 

그러던 와중 지난 2018년 인텔의 CPU에서 중대한 보안 취약점이 알려지며 인텔은 주춤하기 시작했다. 운영체제에서 인텔 CPU에 명령을 내리고, CPU가 이를 처리하는 알고리즘에 약점이 발견된 것이다. '멜트다운'으로 불리는 이 오류는 내부적으로 CPU가 효율적으로 동작하기 위해 만든 알고리즘이지만 도리어 보안의 약점이 됐다.  대부분의 인텔 CPU가 이 버그에 노출돼 이를 수정해야만 했으며, 그 결과 운영체제 동작 성능이 5~30% 하락했다. 

이에 더해 인텔은 아직까지도 10나노 공정을 도입하지 못하며, AMD의 추격을 허용했다. 인텔은 종합 반도체 회사로, 칩 생산을 자사에서 담당하는데 비해 AMD는 외주를 맡긴다. AMD는 '대만의 삼성' 파운드리 업체 TSMC의 공정 기술력을 바탕으로 7나노 칩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인텔 i 시리즈에 비견되는 AMD '라이젠', 사진=AMD 제공

 

이와 같은 성과와 이후 제품에 대한 기대로 AMD의 주가는 지난 1월 대비 40% 이상 뛰었고, 인텔은 지난 1년간 등락을 거듭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AMD의 CPU '라이젠'은 쓰레드, 발열 제어, 가격, 보안 등의 측면에서 인텔보다 우위에 있다는 의견도 등장했으나, 여전히 게임 등 프로그램에서의 성능은 인텔이 낫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인텔과 AMD의 경쟁은 점차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인텔은 이러한 여론에 대응해 11세대 프로세서 '타이거레이크'를 발표하고, 공정의 일부 '외주화'를 선언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제는 이전처럼 인텔의 '독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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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IT] 인텔 vs AMD? 컴퓨터 CPU 동작 원리, 스펙-성능 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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