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공개한 '2019년 공연예술실태조사(2018년 기준)'에 의하면 국내 공연시장은 2년 연속 8,000억원의 규모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올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여파로 공연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했다. 하지만 이제 우리 공연은 역으로 해외에 수출을 할만큼 공연 선진국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과거에는 뮤지컬, 오페라, 클래식 공연, 콘서트 등의 공연 매체가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공연 자체에 대한 정보력이 약하다는 점으로 영화나 TV등에 비해 대중성이 약했다. 하지만 인터넷 매체와 SNS의 발달, 다양한 공연 장르의 정보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공연의 대중성도 함께 높아졌다. 이미 해외 여러 나라에서 우리 공연 컨텐츠에 관심을 갖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갖추게 되었지만 이러한 성장이 아주 짧은 단기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들도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관객의식이다. 물론 과거에 비해 관객들의 의식도 많이 높아졌지만 현장에서 다양한 관객분들을 마주하다 보면 분명 아쉬운 부분들도 아직은 존재한다.

사진= 연극 오백에삼십 제공

공연은 영화, 드라마 등과는 달리 현장성이 강한 매체이다.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배우들은 물론 객석에 자리한 관객들 모두 현장에서 공연을 위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다. 나 한 명 공연시간에 늦게 온다고, 나 한 명 공연 운영에 불편을 준다고 뭐가 달라지겠냐는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은 관객 문화의 선진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공동체 의식을 갖고 조금의 불편을 감수한다면 더 나은 환경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지만 가끔 높은 가격을 지불한 만큼 공동체의식보다는 주인의식을 더욱 내세우는 분들을 볼 수 있다. 공연장 내에는 다양한 공연 에티켓들이 존재한다. 각각의 공연마다 기본 에티켓들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관람제한연령 준수, 공연 중에 떠들거나 잘못된 관람 자세로 다른 관객들의 관람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 공연장 내 음식물 혹은 음료 섭취 불가 등 다양한 규칙들이 존재한다. 공연 관람을 한 개인의 여가활동, 취미활동 정도로 여기기에는 수 백, 수 천명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활동이다. '나 하나쯤이야'보다는 '나 하나부터'라는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공연장 내 함께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존중할 수 있는 배려심이 필요한 이유다.

전 세계 공연의 중심인 미국 브로드웨이의 대부분의 뮤지컬 극장 내에는 객석 안쪽에 간단한 주류를 즐길 수 있는 바(Bar)가 설치되어 있다. 관객들은 와인, 샴페인, 맥주 등 다양한 주류와 스낵들을 곁들이며 공연의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공연계에서도 이러한 문화를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극장 내에서 이처럼 간단한 주류를 곁들이며 공연을 즐기는 문화는 볼 수 없다. 짧은 시간 안에 빠른 성장세를 보이다 보니 아직까지 인식이 그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내가 내 돈 내고 이렇게 불편을 감수해야 하냐고 말한다면 쉽게 답변하지 못하겠다. 그렇지만 모두가 즐거움을 얻고 행복한 경험으로 돌아갈 수 있기 위해서는 한 명 한 명의 배려심이 모여 모두가 행복한 관람 의식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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