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아웃사이더'

[박정기의 공연산책] 지난 28일 혜화동 1번지 소극장에서 극단 유쾌한씨어터의 제리 스피넬리 원작, 조병진 예술감독, 염창선 각색 연출의 '아웃사이더'를 관람했다.

제리 스피넬리 (Jerry Spinelly, 1941~) 는 소설가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나 게티즈버그대학을 졸업하고 존스홉킨스대학에서 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어릴 때 꿈은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것이었지만, 16세 때 쓴 미식축구에 관한 시가 지역 신문에 실리면서 작가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출판사에 번번이 거절당하면서도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 세대와 국경을 초월해 사랑받는 대표적인 아동작가가 되었다. 전 세계 330만 명이 넘는 독자가 사랑한 성장소설 《하늘을 달리는 아이》로 뉴베리 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여러 작품으로 보스턴 글로브혼북 상, 도로시 캔필드 피셔 상 등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잔혹한 통과의례》, 《문제아》, 《내 이름은 도둑》, 《징코프, 넌 루저가 아니야》 등이 있다.

조병진은 중앙대학교 연극학과와 뉴욕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청주대학교 공연영상학부 교수, 한국교육연극학회장을 역임했다.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하고, 충북연극 50년을 정리한 '충청의 혼, 세상의 꽃이 되어라!'의 총연출, 연극 '그날 그날에. 외 30여 편을 연출했다. 논문으로 「공연예술의; 준비 과정」 등 30여편이 있고 저서로는 『공연예술과 일상생활』 이 있다.

염창선(1977~)은 청주대학교와 동국대학교 대학원 출신의 배우이자 연출가다. 2003년 국립극장우루왕, 터키ASPENDOS THEATRE(조연출) 2003년 울할아버지 꽃상여, 문예진흥원예술극장대극장(연기) 2004년 여우야뭐하니, 예술의 전당토월극장(연기) 2005년 은어송, 공주시 공산성 공북루야외무대(연기) 2006년 마당을 나온 암탉, 서울열린극장창동(연기) 2013년 열개의 인디언 인형, 대학로 피카소1관(진행) 2013년 사이먼스팀스는 왜?죽었는가, 대학로 상상아트홀 화이트관(기획) 2014년 Welcome 2 Macbeth, 예술공간 상상화이트(진행) 2015년 문학카페에서 세자매와 차한잔을, W스테이지(연기) 2015 부산공간소극장 우리디케 역, 2019 죄와 벌 in Seoul 연출 등 다수작품에 열정을 발휘했다.

연극은 제리 스피넬리의 소설 '문제아'를 미국이 아닌 한국적 현실로 각색 재창작한 작품이다. 문제를 끌어안은 아이, 문제 덩어리 그 자체. 그래서 사람들이 '아웃사이더'라는 또 하나의 이름을 붙여 주었는데 주인공은 그 문제에 낯이 설다. 주인공은 주변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줄기차게 유쾌한 아이다. 사는 게 즐겁고, 학교생활이 즐겁고, 배우는 게 즐겁다. 아빠 같은 우체부가 되고 싶다는 꿈도 있다. 진실은, 주인공인 동희가 우울한 게 아니라 사람들이 주인공이 우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무대는 배경에 영상으로 학교교정, 날씨 변화, 엄마와 어린 동희의 모습 등을 투사해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하수 쪽에 칠판과 책상, 의자를 배치해 교실장면으로 연출되고, 커다란 천으로 파도, 수영장 분위기를 창출해 낸다. 상수 쪽에는 전자건반악기, 현악기 연주석이 있어 극분위기 창출을 주도한다. 특히 휘들러 연주는 관객의 기억에 남는다. 인형으로 어린 동희를 대신하고, 동희 외에는 출연진이 1인 다 역으로 연기를 한다.

주인공은 1학년 첫날, 앞으로 6년 동안 학교를 다니며 배워야 한다는 사실에 감격한다! 주인공은 모든 선생님과 모든 수업과 모든 학교 활동을 좋아한다. 학년 초에는 그냥 특이한 아이일 뿐이었지만 학년이 거듭 되면서 자신을 시험해 볼 줄도 알고, 시험하다가 안 되면 즐겁게 포기할 줄도 아는 지혜로운 아이다. 그러다가 동희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지만, 머리가 커진 반 친구들은 동희를 자신들과 좀 다르게 인식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동희는 운동회 날 코앞에서 승리를 놓친 것 때문에 결정적으로 '아웃사이더'로 찍히게 된다. 그러나 동희는 새로 전학을 온 학생을 가깝게 대해주고 친구가 되어줌으로써 차츰 '아웃사이더'에서 벗어난다. 거기에 가족들의 신뢰와 사랑, 그리고 격려로 해서 건강한 아이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고 졸업식 날에는 다섯 살부터 수영을 배웠기에 수영기록시간에 관련된 상패까지 받게 된다.

최진석, 임형규, 염창선, 전륜경, 이혜경, 박혜미, 이지선, 김미진 등 출연진의 열정을 다한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창출은 관객을 몰입시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영상감독 윤용훈, 안무 김우진, 음악 윤정인, 시노그래퍼 한원균, 무대 조명 도상민, 음향 지한결, 디자인 박희양, 목소리 편집 허 민, 기획 최현숙 이예원, 드라마터그 김이준, 조연출 송수연 최나영, 문지환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유쾌한씨어터의 제리 스피넬리 원작, 조병진 예술감독, 염창선 각색 연출의 '아웃사이더'를 관객 자신의 어린시절이나, 자녀들의 어린시절을 떠올리도록 만드는 창아기발(創雅奇拔)하고 정감 넘치는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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