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아띠에터) 김효상 playticket@mhns.co.kr 플레이티켓 대표·공연전문프로그램 마포FM 김효상의 '플레이투스테이지'

[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김효상] 공연을 소개하고 공연을 이야기하고 공연을 만나보는 공연전문방송 플레이투스테이지

플레이투스테이지 53회 게스트는 공연기획사 창크리에이티브에서 기획 피디 겸 대표를 맡은 노주현과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공동대표 배창훈이다.

 

Q. 공연기획사 창크리에이티브를 소개한다면?

ㄴ 노주현(이하 '노') : 2008년에 설립하여 본격적인 활동은 2009년부터 시작하였다. 주로 공연 홍보마케팅대행을 하고 있으며, 대표작품은 '아시안스위트', '가을 반딧불이', '창작 뮤지컬 레미제라블' 등이 있다.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일도 하고 있는데 뮤지컬배우 서지유, 한상돈, 김봉주가 소속되어 있으며, 크로스오버 중창단 '새벽 앙상블'도 함께하고 있다.

 

 

[▶]을 누르면 이번 인터뷰가 실린 공연전문방송 플레이투스테이지 53회 방송을 들을 수 있습니다.(클릭) 

 

Q. 공연기획사로서는 다양한 분야를 소화하고 있는데 기획사의 활동영역과 주요수익원은 무엇인가?

ㄴ 노 : 아무래도 홍보마케팅 대행에 대한 수익과 중창단 새벽 앙상블 공연료가 주 수익원이 되고 있다. 공연기획 쪽에서는 연극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공연도 시도하고 있다.

ㄴ 배창훈(이하 '배') : 그 외에도 공연 투자 에이전트 활동을 하고 있는데 '창작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작품에 투자회사를 연결해주어 실제 공연에도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래서 다른 공연단체들에서도 투자유치요청이 들어오고 있으며 그 분야의 활동영역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플스 53회 게스트. 창크리에이티브 노주현, 배창훈 대표

 

Q. 공연제작을 하면 금방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제작에 대해 애착을 가지는 점이 있는가?

ㄴ 노 : 어떤 일이든 금방 수익이 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럴 것을 기대했으면 공연 일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제작사 공연의 홍보마케팅을 대행하는 것도 재미있긴 하지만 호기심도 많고 승부욕이 강한 내 성격 탓에 창작공연제작에 더 흥미를 느낀다.

사실 공연제작을 시작한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였다. 조금 한가할 때 사무실에서 성악가들과 놀다가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오게 되었다. '이렇게 놀이하듯이 공연하면 어떨까'하는 마음에 아이디어를 모아 발전시킨 것이 바로 오페라 연극이었다. 그렇게 재미로 시작한 공연을 만들면서 다양한 사회적 고민까지 하게 되었다. 그 고민을 연출, 배우 등과 함께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것이 재밌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연들이 언젠가는 꼭 수익성이 있을 것이라 믿으며, 반드시 실현할 생각이다.

 

 

   
창크리에이티브 노주현 대표

Q. '오페라 연극'이라는 것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ㄴ 노 : 오페라 연극은 나의 친구이자 공연단체 크리에이티브필의 대표를 맡은 이주아 연출과 함께 만들었다. 2014년과 15년에 수원문화재단에서 지원을 받았고, 2016년 7월에 꼭두소극장에서 오페라 연극 '맥베스'를 올렸다. 그리고 오는 25일에는 세종M씨어터에서 간단하게 소개하는 자리를 가질 계획이다. 우리가 만든 오페라 연극은 한 캐릭터에 두 명의 플레이어가 존재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맥베스를 연기 하는 사람이 배우 맥베스와 성악가 맥베스로 나뉘어 있는 것이다.

한 배역을 두 사람이 연기할 때 관객이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데 여러 가지 실험을 거쳐서 작품 안에 잘 녹일 방법을 찾았다. 오페라가수에게 연기하게 하면 배역도 줄고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연기자는 연기할 때 그리고 성악가는 노래할 때가 가장 빛난다. 여러 시도를 통해 그들이 잘할 수 있는 것을 펼쳐 보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런 독특한 복합적인 구조이다 보니 성악가, 피아노 연주자, 배우들이 모두 한 무대에 모여야 한다. 그래서 각 장르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힘들다.

장르 간의 차이를 예로 든다면 크게 배우와 성악가의 연습방식에 대한 견해차다. 연극배우들은 공연이 임박했을 때 소위 '10 to 10' 즉 온종일 연습하는 것에 큰 거부감이 없지만, 성악가나 피아노 연주자 등 클래식 전공자들에겐 무척이나 부담스러운 일이다. 성악가들이 노래하면서 무대에서 움직이는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해서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다. 한데 이런 마인드는 연극배우들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의 성격을 이해하는 예술가들이 참여해야 작업할 수 있다. 우리 공연에 출연하는 피아니스트가 이윤수 씨인데 그분이 제일 고생하고 있고 그 점에 있어서 가장 미안한 마음이 든다.

ㄴ 배 : 오페라 연극은 한 업종에 오래 종사를 하다 보니 만들게 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연극배우와 클래식 장르를 잘 알아야 제작할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노주현 대표와 이주아 연출이 장르에 대한 이해가 높으므로 이런 복합적인 장르가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출연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희생하는데 노주현 대표가 프로덕션을 잘 이끌고 있다.

ㄴ 노 : 높은 출연료의 출연자들을 섭외하기 힘들지만, 그들이 무대에 섰을 때 금전적인 것만이 아닌 다른 차원의 보답을 해줄까를 고민하고 있으며 그들이 무대에서 가장 빛나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한다. 우리 작품을 출연한 연극배우, 성악가, 연주자들 각각이 이 무대에서 뿌듯함을 느끼길 바란다.

 

Q.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다는 것이 더 위험부담일 수 있는데 이런 콜라보레이션 공연이 가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ㄴ 노 : 일단, 공연 장르가 확장되다 보니 배우나 연주자들이 설 무대가 조금 넓어졌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클래식 연주자들의 경우 외국 유학 후 해마다 많은 실력 있는 사람들이 귀국한다. 거기에 대학을 졸업하는 연주자들까지 더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많아지는 반면 설 수 있는 무대는 상대적으로 적다. 우리 오페라 연극은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처럼 화려한 무대에서 올리는 작품은 아니지만 클래식 예술가들로서 충분히 만족할만한 무대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관객 개발이라는 측면도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우리 공연은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본 공연이 가지고 있는 예술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페라와 연극의 장점을 최대한 살렸기 때문에 우리 공연을 본 관객이 정통오페라나 연극에 관심이 깊어져 더 찾아보고 원작 공연을 보러 가기를 바란다.

그래서 오페라 연극은 초보 관객에게 좋은 공연이다. 오페라가 가지고 있는 강력한 음악성과 연극이 가지고 있는 텍스트를 적절하게 배열함으로써 한 무대에서 모두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페라 전막 공연에 나오는 대부분의 곡과 원작인 연극 대사도 모두 들을 수 있다. 사실 정통 오페라인 맥베스도 우리나라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공연이 아니므로 소극장에서 오페라 맥베스를 접한다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리고 오페라 원어 노래가 아닌 우리말로 번역하여 노래를 부르고 거기다가 자막도 함께 삽입하였다. 우리말로 하더라도 성악 발성을 자주 접하지 못했던 관객은 발음을 이해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공연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배경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현재까지 제작한 오페라 연극은 슈베르트 가곡으로 만든 겨울 나그네와 마왕, 맥베스가 있고 앞으로도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모두 오페라 연극으로 만들 계획을 하고 있다. 희곡인 4대 비극도 너무너무 좋지만 오페라 역시 희곡 못지않게 너무 좋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모두 오페라 연극시리즈로 만든다면 무척이나 뿌듯할 것 같다.

 

   
오페라 연극 '맥베스' 공연 사진

콜라보레이션공연은 공연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영화 못지않게 공연 역시 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시장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돈이 되는 특정한 장르의 공연만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역으로 말하자면 관객이 공연 장르를 선택하는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콜라보레이션 공연은 이러한 의미에서 관객의 예술적 흥미를 다양하게 자극할 수 있다.

ㄴ 배 : 오페라 연극이 제작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나의 매니지먼트 방법도 달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공연을 콜라보레이션라는 개념으로 이해하지 않고 공연의 형태가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정통 오페라 공연도 볼 기회가 많지 않다. 공연제작이 점점 대형프로덕션화 되어가고 상업성 높은 공연만 발전하고 있는데 그런 면에서 우리가 만드는 공연을 통해 다양한 차원의 예술가를 양성하는 방향에 힘을 쏟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형태에는 그런 형태의 공연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예술가들이 필요하다. 새로운 장르를 받아들이고자 하는 관객의 욕구는 이미 높아져 있다. 이것을 우리가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제작과 매니지먼트가 그런 관객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방향성으로 함께 맞춰가야 한다.

 

 

   
창크리에이티브 배창훈 대표

Q. 오페라 연극이 가지는 클래식 관객개발의 가능성을 얘기한다면?

ㄴ 노 : 우선 오페라가 대중적인 예술 장르로 확산이 약한 이유를 꼽는다면, 공연장에 갈 때 왠지 옷을 잘 갖춰 입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과 오페라에 대한 공부를 미리 해야 한다는 부담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어 캐릭터와 내용의 이해가 힘들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우리 작품 오페라 연극의 경우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한 캐릭터에 두 명의 실연자(성악가와 배우)가 동시에 존재해서 어떤 경우에는 대사로, 어떤 경우에는 노래로 그 캐릭터를 연기 한다. 그리고 노래 역시 우리나라 말로 하고 자막까지 덧붙이기 때문에 이해가 쉽다. 물론 원어가 가지는 음악성을 해친다는 이유도 있지만 일단 오페라를 모르는 관객들이 보더라도 장르에 대한 흥미가 깊어지면 정통 오페라를 관람할 가능성이 크다.

실례로 작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정통오페라 맥베스를 할 때 우리 공연팀들과 그 공연을 보러 갔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우리의 오페라 연극을 봤던 관객이 우리 공연팀이 관람하러 온 것을 보고 나중에 우리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우리 공연을 본 후 오페라에 흥미가 생겨서 그 자리에 오게 되었고 우리의 오페라 연극 맥베스를 먼저 보고 정통 오페라를 관람하니 원어로 진행되었는데도 무척이나 재미있게 보았다는 내용이었다.

 

 

   
연극 '하느님의 나라' 공연 사진

Q. 또 다른 레퍼토리나 소재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은

ㄴ 노 : 올 초에 진행했던 연극 '하느님의 나라'는 장애인 성(性) 인권에 대한 이야기이다. 장애인을 소재로 한 연극 자체가 많지 않으니 장애인 성 인권까지 다루는 연극은 거의 없다. 장애인의 성 인권에 대한 이야기는 장애인 공연 단체에서는 가끔 다루고 있긴 하나 우리처럼 상업기획사가 공연한 적은 거의 없다.

장애인의 성에 대해 관심을 끌게 된 것은 몇 년 전에 자료조사 때문에 우연히 채팅 사이트를 들어갔다가 방 제목이 '장애인 40대 남성, 1시간에 30만 원'을 보게 되면서다. 나는 그 전까지는 한 번도 장애인의 성생활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그 뒤에 다양한 통로로 장애인 성 인권에 대해 접하게 되었고 꼭 공연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쯤 황대현 작가의 이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앞으로도 이 공연에 대해서 계속 발전시키려 한다.

ㄴ 배 : 나는 처음에 '하느님의 나라' 공연제작에 반대했었다. 어려운 주제이고 당장에 수익이 안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연습과정을 한두 번 지켜보다 보니 점점 이 공연이 담은 메시지에 대해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ㄴ 노 : 하고 싶은 형태의 공연을 또 말하라면 출연진 두, 세 명에 라이브 피아노 연주 하나 정도의 소규모 뮤지컬을 만들어 보고 싶다.

 

Q. 공연계에서 공연기획사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회사의 비전과 목표에 관해서 얘기한다면?

ㄴ 배 : 공연기획과 제작을 하면서 매니지먼트일을 같이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콘텐츠제작회사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야 할 때 배우를 확보하고 있지 않으면 실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배우들도 시스템이 안정적인 기획사를 만나고 싶어 한다.

나는 기존의 매니지먼트회사들의 불합리한 시스템을 많이 보았다. 그로 인해 배우와 회사의 갈등이 생기고 불미스러운 일이 많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 그렇게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사례를 교훈 삼아 배우들과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투자자들에게 급하게 결과를 보여주느라 억지스럽게 일을 추진하는 것보다 작업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공연을 만들고 싶다.

ㄴ 노 : 우리 회사의 목표는 관객층을 두껍고, 넓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올바른 공연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해야 하고 그들이 자연스럽게 공연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연계는 현재 자본의 유입으로 점점 화려해지고 있지만, 관객이 선택할 수 있는 공연의 다양성은 줄어들고 있다.

자본이 많고, 스타가 출연하는 공연을 만드는 기획사를 흔히 '메이저'라고 말한다. 그런 기준에 본다면 우리 회사는 '마이너'다. 하지만 공연 생태계는 자본과 스타로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창작 콘텐츠가 살아 움직여야 하는 곳이다. 다양한 공연들이 움직여야 건강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고 믿으며 앞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다. 우리 회사의 슬로건이 '가치 있게 같이 가고, 가치 있게 성장하자 '다. 관객들에게 진정한 가치를 가진 공연생태계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

 

   
플스 53회 방송을 마치고

 

※ 본 칼럼은 아띠에터의 기고로 이뤄져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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