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전쟁만큼 인간에게 잔혹함과 공포감을 심어주는 것은 없으며, 이 지옥 같은 전쟁이 끝나더라도 고요함과 평화는 쉽게 찾아오질 않는다.

모든 이들에게 상처를 주었던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도, 잔혹함은 여전히 계속되었다. 덴마크군은 자신들의 영토 서해안에 매설된 지뢰 45,000개를 제거하기 위해 포로로 잡아둔 독일 나치군 소년병들을 투입했다. 덴마크 사람들의 눈에 독일 소년들은 우리의 평화를 깨뜨린 악마 같은 존재였고, 그들이 직접 지뢰를 설치했으니 그들 손으로 제거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어린 소년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언제 터질지 모를 지뢰를 제거하는 모습을 지켜볼수록, 그들이 이렇게 죗값을 치르는 게 정당한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나치만 보면 치를 떨며 분노를 표출했던 덴마크의 '칼 라스무센' 상사는, 어느 순간부터 적개심을 해제하고 소년병들과 함께 어울리고 있었다.

그동안 2차 세계대전에 저질렀던 만행을 참회하는 의미에서 전쟁 피해자들을 그려냈던 독일 영화계가, 한 걸음 더 나아가 종전 후 이야기까지 그려낸 것은 상당히 신선했다. '랜드 오브 마인'은 말한다. 참혹한 전쟁은 끝났어도, 죽음의 러시안룰렛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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