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아띠에터 칼럼그룹] 우리나라 대형 기획사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그 시작은 아이돌 육성으로 시작하였으나 최근 그들의 행보는 아이돌을 기반으로 하는 컨텐츠 창출에 있는 것 같다. 특히 YG는 그러한 행보를 가장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다른 기획사의 경우 컨텐츠 창출을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을 전략으로 하고 있지만 YG는 철저하게 그 컨텐츠의 시작부터 본인 기획사의 아티스트들을 두고 있다. 아이돌임에도 불구하고, 작사, 작곡은 물론 안무 구성 능력까지 갖춰야 데뷔를 할 수 있다. YG가 가지고 있는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가치관은 연기자라고 다른 것 같지는 않다. 물론 가수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기획사이기 때문에 연기 분야에 대해서는 음악 분야와는 또 다르겠지만 최근 YG 소속 연기자 구혜선의 행보를 보면 단지 구혜선 혼자만의 욕심은 아닌 듯 보인다. 그런 구혜선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고, 지원하는 것을 보면 YG의 컨텐츠 창출 욕심은 구혜선의 꿈과 부합하는 부분이 분명 있다고 보인다.

   
 

▶ 연기자 구혜선의 최근 성과

몇 년 전 독립영화 감독 데뷔 후 몇 편의 독립영화로 우리에게 소식을 알려왔던 구혜선은 작년과 올해 공중파 드라마로 우리에게 다시 연기자로 돌아왔다. 하지만, 너무 오랜만에 얼굴을 비춰서일까? 아니면 작품선택이 잘못된 걸까? 캐릭터의 문제였을까? 그녀의 복귀 결과는 썩 신통치 않았다. 최근 엔젤아이즈의 시청률도 그다지 높지가 않다. 무엇이 문제일까?

구혜선의 연기력이 최악인가? 물론 그녀의 연기력이 논란이 될 때도 있었지만, 언제나 그녀의 연기력은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 시청자들의 드라마 몰입도를 크게 방해한 적도 없었고(누군가는 크게 방해했다고 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눈물을 흘리랄 때 흘릴 수 있는 정도면, 연기를 발로 하는 수준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구혜선이라는 배우가 캐릭터에 120% 몰입하여 극을 이끌어가는 놀라운 힘을 보여준 적도 없었다. 구혜선은 적당히 캐릭터와 극에 몰입할 수 있게 울고 웃으며, 얼굴은 여전히 귀엽고 예쁘다. 그런데 그녀의 연기는 어딘가 모르게 불편하다. 가식적이라고 해야 할까? 그녀는 눈물을 곧잘 흘리는데 그 눈물마저 가식적인 느낌이다.

▶ 자뻑의 허세 갑! 이것이 진심인 실력 있는 YG!!

여기서 우리는 YG 아티스트들의 전반적인 캐릭터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YG 아티스트들의 특징은 GD의 노래에 명확히 나타나있다.

그렇다 YG 소속 아티스트들은 요즘말로 '자뻑'이 심하고 허세가 갑이다. 그런데 YG 소속 아티스트들의 대다수는 그런 모습을 짧으면 3분 길면 5분짜리 무대를 통해 보여준다. 그들이 실행하는 퍼포먼스는 반드시 대중의 공감을 살 필요가 없으며, 그들의 진심이 아니어도 된다. 진심이라면 더욱 우리 마음에 와 닿겠지만, 대중음악을 하는 여러 명의 가수 중 대중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진심을 담은 노래를 하는 가수들도 분명 어딘가에 있다. 고로 YG의 허세 갑 가수들을 굳이 무대에서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게, 혹은 자신의 마음에도 없는 위로를 대중에게 전달할 필요가 없다. 대중이 열광하는 자신의 실력을 가감 없이 전달하면 되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YG 가수들의 가식 없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가식이 없으니 대중들이 그렇게 열광을 하는 것이 아닐까?

▶ 가수와는 달라야만 하는 연기자의 진심

하지만, 연기자는 다르다. 연기자는 긴 호흡으로 극을 이끌어 가야 한다. 그리고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그 극은 성공할 수가 없다.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배우의 외모도 중요하고, 작가가 창조해 낸 캐릭터 자체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하며, 작가가 연결해가는 스토리도 시청자들의 공감과 이해를 얻을 수 있어야 하며, 감독이 캐릭터들 간의 연결과 영상, 이야기를 잘 엮어가야 한다. 그리고 또 중요한 부분, 바로 배우가 가식 없이 그 캐릭터에 녹아나야 한다. 개인적인 입장에서 캐릭터를 누르는 배우를 훌륭하다고 평하고 싶지 않다. 배우는 캐릭터에 자신을 담아 시청자들이 배우를 잊고 온전히 캐릭터에 몰입하여 모든 극을 받아들여 감동을 받게 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연기자 구혜선이 못 미더운 이유, 그리고 그녀가 고민해야 할 진심

구혜선은 YG 소속이다. 물론 나는 구혜선을 모르고, 그녀가 자뻑에 허세 갑인지 알 길이 없다. 오히려 그녀는 그녀의 얼굴이 주는 이미지처럼 순수하고, 조용할지 모른다. 다만, 대중들의 입장에서 그녀를 바라볼 때 신들린 연기력의 소유자도 아니고, 연출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아이돌 준비 중 연기자로 전향한 얼짱 출신 그녀의 감독 데뷔가 마냥 순수하게 받아들여지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하고 싶은 걸 하는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간의 행보에서 그녀가 갑자기 독립영화 감독을 한다고 했을 때 대중들은 의아해 했을 것이다.

그러나 대중에 입장에서 그녀의 연기가 더 못 미더운 이유는 그녀의 행보 때문은 아니다. 영화감독으로 나름 훌륭하게 데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연기 스펙트럼이 제자리이기 때문에 대중들은 그녀를 못 미더워 할 수밖에 없다. 감독을 했다면 오히려 연기에 대한 시각이 넓어졌을 것이고 그래서 대중들은 그녀에게 연기자로서 더 나아진 모습을 기대했는데 그녀의 연기는 여전히 꽃보다 남자에 머물러 있었다. 꽃보다 남자야 만화가 원작이니 진심이 없어도 그저 예쁜 얼굴로 승부를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 구혜선이 맡은 배역들을 살펴보면 자신의 신념이 분명하고, 내면에 상처도 존재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고 위로가 되는 캐릭터들이다. 우리가 보기에 그녀는 분명 대본에 쓰여있는 대로 연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감정이 없는 것 같다.

한마디로 대중이 보기에 그녀의 연기는 자뻑의 허세 갑의 연기이지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진심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녀는 눈물을 흘려도 예쁘고, 어떤 옷을 입어도 예쁘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그 이상을 넘어야 진정한 배우가 될 텐데, 분명 감독으로 연출을 했다는 이력을 보면면 그녀도 예술가로서 욕심이 분명 있는 것 같은데, 연기자 구혜선은 그 경계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능력 있는 것도 좋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것도 좋은데…. 연기라는 영역에 발을 들여놨다면 자뻑에 허세 갑의 가식 없는 모습보다 캐릭터에 마음을 다하는 가식 없는 모습이 그녀에게 훨씬 더 도움이 될 듯하다.

 

   
 

▶ WINNER가 기대되는 이유_진심을 노래해 줄지도 몰라!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YG의 2014년 신인 WINNER는 기대가 된다. WINNER도 YG 아티스트라서 결국 나중에 실력이 더 일취월장하게 되면 분명 자뻑에 허세 갑이 될 것임을 알고 있다. 물론 그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Who Is Next: WIN을 통해 보여줬던 모습들과 음악들에는 그들의 데뷔와 삶에 대한 진심이 잔뜩 묻어났다. YG 가수들의 자뻑과 허세가 밉지 않고, 또 그러한 그들의 모습을 욕할 수 없는 이유는 분명 그들이 그에 상응하는 카리스마와 실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이유로 그들은 선망의 대상일 뿐 우리와 공감을 형성하는 대상은 아니다. 그래서 그들의 음악이 즐겁기는 하지만 위로가 되지 않고, 때로는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아직 신인인 그리고 힘든 시간을 대중들과 함께 경험한 WINNER라면 기존 YG 아티스트들과는 조금 다르게 1집 정도에서는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대중을 위로할만한 진심을 담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 실력과 진심을 모두 갖춘 YG를 바라면서

실력을 갖춘 자의 잘난 체는 잘난 체가 아니라 사실이다. 그래서 누구도 반박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의 잘난 체는 인정의 대상이자 선망의 대상이지만 공감과 위로를 이끌어내기는 힘들다. 대중문화의 여러 가지 역할이 있다면 공감과 위로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히 연기의 경우가 더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악역이든 주인공이든 대중들이 그 역할에 진심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 배우이다.

그런 의미에서 구혜선은 자신이 더 노력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연장선 상에서 WINNER가 대중으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YG도 대중과 공감하고 대중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아티스트를 배출 할 수 있음을 증명해주는 아이돌로 우리에게 돌아왔으면 한다.

 
[글] 아띠에떠 해랑 artietor@mhns.co.kr

팝 칼럼 팀블로그 [제로]의 필자. 서울대에서 소비자정보유통을 연구하고 현재 '운동을 좋아하는 연기자 지망생의 여의도 입성기'를 새로이 쓰고 있다. 언제 또 다른 종목으로 여의도에 입성하게 될는지. 여전히 나의 미래가 궁금한 인간. 나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여자, 말 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여자'.
* 아띠에터는 문화뉴스 칼럼니스트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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