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김정숙 작·권호성 연출의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2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김정숙(1960~)은 서울출생으로 1982년 극단 에저또에 입단 <농녀> 진행을 담당하고, 1984년 <마지막 키스를 당신께> 윌리엄인지 작으로 연출로 데뷔한 후 1989년 5월 모시는 사람들 <반쪽이전 김정숙 작>으로 극단창단을 주도했다.

이후 그는 창작뮤지컬 <우리로 서는 소리,1990> <꿈꾸는 기차,1992> <들풀,1994> <뮤지컬 블루 사이공,1996> <바리> <7인의 천사, 2004> 외 作 악극 <비 내리는 고모령> <아빠의 청춘, 2001> <과거를 묻지 마세요>등 作 드라마 <병국이 아저씨, 1993> <몽연>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2003> 외 作 <몽실언니, 2004> 각색 및 연출을 하고, 어린이 연극 <반쪽이전, 1989> <불효자 꺼꿀이전, 1990> <사랑의 선물 방정환, 1999> <쌀밥에 고깃국, 1997> <콩쥐랑, 팥쥐랑, 2001> <나 어렸을적에> <신데룰라이야기> 외 作, <강아지똥, 2001> <박물관은 살아있다, 2009>재구성 연출했다.

뮤지컬 <블루사이공>으로 스포츠조선 뮤지컬 희곡부문 대상,1996, 서울연극제 현대소나타상,1996, 백상예술상 대상,작품상,희곡상,1996, 한국기독교 문화대상 뮤지컬 부문 대상,2000, 국회문화대상 뮤지컬 부문 대상, 2002, 희곡작가협회 올해의 작가상 수상, 2003 <쌀밥의 고기국>, 97 서울국제어린이공연예술제 작품상,극본상,연기상 <뒷동산에 할미꽃>, 98 서울국제어린이공연예술제 우수상 <오아이스 세탁소 습격사건>, 연극협회 선정 베스트 연극 7, 2003, 동아연극상 희곡작가상, 2003 <사랑의 선물 방정환> 서울 어린이 연극제 작품상, 제작상, 희곡상, 연기상을 수상한 미모의 연극인이다.

무대는 실제로 세탁소에 들어간 것만큼 사실적이다. 천정에 세탁한 의류들이 빽빽이 걸려있고, 배경 쪽 옷걸이에도 차곡차곡 옷이 걸려있다. 바닥에 있는 상자에도 잔뜩 세탁물이 담겨있고, 상수 쪽 작업대에는 전기다리미와 다리미대가 놓여있고, 그 오른쪽에 대형 드럼 세탁기가 보인다. 하수 쪽에도 작업대가 있고, 전화기를 올려놓은 탁자도 보인다. 그 앞에 등받이 의자가 놓여있다. 세탁소 문은 하수 쪽 객석 가까이에 있고, 창문에는 오아시스 세탁소라고 붉은 글씨로 써서 붙여놓았다. 배경 중앙에 세탁소 주인의 아버지인 1세대 세탁소 주인의 사진이 걸려있어, 관객의 눈길을 끈다.

   
 

세탁소 주인의 부인과의 통화 장면은 하수 쪽 작업대 뒤 조명이 비추어진 공간에서 부인이 전화를 받는 모습으로 연출되고, 작고한 아버지가 등장하는 장면은, 정면에 걸린 사진 바로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연출이 된다. 주인공이 다리미질을 하면, 옷에서 증기가 뿜어 나와 실제로 다리미질을 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연출되어 관객이 감탄을 한다. 드럼 세탁기에도 물이 가득 차 회전하는 것처럼 보이고, 주인공의 이웃친구가 세탁기에 들어가 자살을 한 장면은 충격적인 설정이기도 하다. 오른쪽 작업대 위에 얹혀 있는 오래된 라디오와 안테나를 움직여 음향을 맞추는 장면도 옛 시절을 생각나도록 만든 설정이라 하겠다. 세탁소 문이 등·퇴장로가 되고, 배경 가까이 상수 쪽으로도 내실과 화장실로 통하는 통로로 설정되고, 하수 쪽 작업대 뒤로도 등·퇴장을 한다.

연극은 도입에 세탁소 주인남성의 작업 장면에서 시작된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미끈한 체격의 젊은 여인이 세탁소 문을 열고 급히 들어오고, 주인을 찾다가 용변이 급한지 배경 오른쪽 통로로 들어간다. 잠시 후, 택시기사라는 남성이 등장해, 젊은 여인을 찾으며, 세탁소 주인과 마주친다. 택시요금 2만 3천 원을 가져다주겠다며 이 세탁소 안으로 들어왔는데, 모습이 보이지를 않는다며 성난 모습을 보인다. 주인이 대신 돈을 쥐여준다. 택시기사는 도둑 같은 여자라며 욕설을 퍼부으며 나가려 할 때 용변을 마친 젊은 여인이 화장실에서 나오다 이 욕설을 듣는다. 택시기사와 젊은 여자의 말다툼이 벌어지고, 급기야 싸움까지 하게 된다. 젊은 여인은 하이힐을 벗어 택시기사의 이마를 뒷굽으로 때린다. 주인의 싸움말림이 관객의 폭소와 함께 마무리가 되고, 어려운 살림이라 건물의 야간청소를 하러 간 주인의 부인과의 통화 장면이 인상적이다. 잠시 후 야한 복장차림의 남성 단골손님이 술에 취한 모습으로 등장해, 이 지역이 개발될 기미를 보이니, 팔고 이사를 하라며, 비틀거리고 퇴장하면, 주인의 절친한 친구가 허름한 차림으로 등장해 찢어진 바지를 꿰맬 바늘과 실을 부탁하며, 모델인지 엑스트라 역인지를 하러 가려는데, 입고 갈 옷이 변변치 않다는 이야기를 하며 바지를 벗으니, 너덜너덜하게 찢어진 팬티가 노출되면서, 객석은 다시 한 번 폭소와 함께 눈물을 닦는 모습도 보인다.

   
 

주인은 자신의 바지를 가져다주며, 깨끗한 윗도리까지 빌려준다. 두 사람이 소주를 주고받는 장면이 관객의 가슴을 뭉클하게 할 때, 문이 열리면서 백색정장과 백색 중절모를 쓴 연예인인지, 무용가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보행까지 무용을 하듯 움직이는 한 남성이 등장해, 상의에 묻은 얼룩점을 내일 아침까지 빼어달라는 부탁을 하고, 세탁소 명함을 갖고 퇴장한다. 술을 함께 마시던 친구는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새에 술병을 품에 넣고, 세탁소 문을 나선다. 주인의 딸이 독서실에서 귀가한다.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을 가는 대신 하급 공무원이 되려고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는 게 알려진다.

주인은 대학을 가라고 권하지만, 딸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게 좋다며, 78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이지만 합격하겠노라고 아버지에게 자신 있다는 듯 말한다. 잠시 후 주인에게 전화가 온다. 자신이 맡긴 백색상의 주머니에 지갑을 그대로 두고 온 것 같다며, 좀 전에 다녀간 손님이 찾아봐 달라고 부탁하는 전화다. 주인은 상의와 세탁물을 옮기고 세탁물을 휘저으며 돈지갑을 찾아보지만 지갑은 보이지를 않는다. 주인은 손님이 떨어뜨렸다는 지갑을 찾아 혹시 거금이 들었을 경우에 자신이 그것을 갖고, 지갑을 못 찾았노라고 상대에게 시침을 뗄 결심까지 하는 모습을 드러낸다.

그때 전화벨이 울리고, 주인이 받으니, 백색의상을 맡긴 손님의 지갑을 찾았다고 하는 전화다. 그리고 새벽에 찾으러 가겠다며 전화를 끊는다. 세탁소 문을 닫은 밤 시간, 주인의 친구가 세탁소로 들어와 여기저기 살피다가 드럼세탁기 속을 들여다본다. 인기척 소리에 주인이 나와 세탁소 문을 열어본다. 문밖에 놓인 소주병, 아까 친구가 가져가다가 그대로 놓고 간 소주병이다. 주인은 소주를 병째 들여 마시고 취해버린다. 주인의 부인 전화가 걸려온다. 주인이 전화를 받으며 이 깊은 밤에 웬 전화냐고 묻는다. 부인은 건물 야간청소를 하며 힘이 든다는 하소연을 남편에게 하는 듯싶다. 통화를 끝내고 세탁물을 정리하며, 드럼세탁기를 들여다보니, 친구가 벌거벗은 채 세탁기 속에서 죽은 모습이 원형 유리를 통해 드러난다. 주인의 충격과 아연실색하는 장면이 관객의 놀라움과 함께 펼쳐진다. 돌연 주인의 아버지가 영정 앞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주인의 부인과 딸도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

꿈인지 생시인지 아버지와 세탁소 주인, 부인과 딸 모두가 서로 꼭 끌어안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승의열이 세탁소 주인, 김민체가 부인, 이재훤이 택시기가, 백색의상 손님과 영정 속 아버지, 정종훈이 취객과 주인친구, 정혜지가 택시손님과 주인의 딸 역 등 출연자 전원의 놀라운 성격창출과 1인 다역의 호연은 연극을 폭소와 감동으로 이끌어 간다.

연기감독 진남수, 작곡 연분홍, 편곡 조한나, 안무지도 오수윤, 무대제작 김영호, 무대디자인 안소정, 영상디자인 김장순, 홍보물디자인 김민철, 사진 이지락, 조연출 박현호, 기획 정혜원 장호연 김경희 등 스텝 모두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김정숙 작, 권호성 연출의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2>를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문화뉴스 공연칼럼니스트 박정기

   
 

* 전작인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사진 왼쪽)'은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총 공연횟수 4396회, 누적관객 33만 명을 기록했다. 

- 공연명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2
- 공연단체 극단 모시는 사람들
- 작가 김정숙
- 연출 권호성
- 공연기간 2014년 12월 16일~open run
- 공연장소 미마지아트센터 풀빛극장(오아시스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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