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 [문화 人] '원스텝' 산다라박 "'2NE1' 해체, 할 거 없어서 연기한다고요?" ① 에서 이어집니다.

주제가를 들어보니 기존에 해오던 음악과는 색채가 달랐다. 어땠는가?
ㄴ 처음 시도했다기보다, 뭔가 해오다가 다른 색으로 바꾸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트렌디하게 센 음악을 외국식 발음으로 쫄깃쫄깃하게 한 것에 익숙했다. 이번 영화 OST에서는 깨끗하고, 청아하고, 스트레이트 하게 불러서 생각보다 힘들었다. 나도 모르게 발음이 익숙해져서인지, 개인 연습도 많이 했다.

주위분들은 '2NE1'보다 낫다고 해주셨다. 내 목소리 평소 톤과 딱 맞는다고 생각하신다. 무대에서 신나는 걸 할 때가 좀 더 즐거운 것 같기도 한데, 부산에서 처음 OST 라이브를 제대로 하니 떨렸다. 발라드 가수분들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움직이면서 공연하는 건 즐기는 편인데, 조용한 곳에서 관객과 소통하는 것이 더 힘든 일인 것 같다.

'2NE1' 그룹 활동할 때는 데뷔 초부터 큰 사랑을 받고, 호평을 받았다. 처음 주연을 맡으면서, 연기력에 대해 좋지 못한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어 보이는데?
ㄴ 1~2년 전이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지금은 많은 걸 놓았다. 마인드를 바꾸다 보니 악플이나 혹평을 읽으면 마음은 나쁘겠지만, 예전과 다르게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잘하고 싶은 생각이다. 주위에도 나와 비슷한 시기에 슬럼프를 겪은 분들의 조언을 들으며, 힘도 많이 난다. 마치 교과서 말고 족집게 과외를 받은 느낌이랄까? 힘드셨던 기간이 있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어떻게 해야겠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선배님께 감사했다.
 

▲ 영화 '원스텝' 포스터엔 작품 속 아마추어 밴드가 등장한다.

작품 후반부에 아마추어 밴드를 꼭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연'이 나온다. 후배들이 많이 늘었을 텐데, 본인의 상황과 많이 겹쳐 보였다.
ㄴ 공감했다. 신인 시절 선배님들이 많이 이끌어주셨다. 지금도 그래서 후배들에게 밥도 사주고, 잘해주는 편이다. 만나면 먼저 챙겨주기도 하고, 사진도 올리고, 공연하면 응원도 가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다. 내가 배운 대로 하는 것 같다. 음악뿐 아니라 뮤직비디오 감독님도 그렇고, 신인 분들과 작업하는 것도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 '2NE1'의 '안녕'이라는 뮤직비디오도 어린 친구들과 작업했는데, 그런 여러 가지 시도를 좋아한다.

후배들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ㄴ 항상 막내일 것 같았는데, 후배들도 많이 생겼다. 회사에서도 많은데, 항상 똑같다. 그 친구가 했던 고민은 내가 2~3년 차 때 했던 고민이다. 내가 좋아한 것들과 내가 실패했던 것들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기회가 언제 찾아올지 모르니 준비하고 있어라"라는 말을 주로 한다.

평소 작품을 하면 대본대로 하는 편인가? 애드립을 넣어서 하는 편인가?
ㄴ 거의 대본대로 했다. 감독님과 약속한 대로 했다. 서로 상의를 해서, 이렇게 바꿔보자는 것 말고 애드립은 없었다. 애드립의 여유도 없었다. 장르가 코믹하다면 애드립이 나왔을 건데, 그런 부분이 아니어서 대본대로 갔다.

작품에 합주 작업도 나오는데, 음악 관련해서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
ㄴ 노래를 하면 되는 거여서, 나한테는 터치를 크게 하지 않았다. 밴드 합주연습도 다 하고 했는데, 감독님이 다 짚어주셔서 신기하기도 했다. 절대음감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진짜인가 해서 그런 작업이 신기했다. 음악영화여서 음악 이야기를 다 같이 나눌 수 있었다. 좋은 작업이었다. 진행하기도 편했고, 재밌었다.
 

 

다양한 도전을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무대 연기는 어떠한가? 특히 뮤지컬에 '1세대 아이돌' 배우들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ㄴ 처음엔 생각이 없었다. 뮤지컬 같은 경우는 성량과 행동도 커야 한다. 나는 카메라 속에 연기하는게 딱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옥주현, 바다 언니가 초대한 공연을 보면서 뮤지컬 매력에 빠졌다. 올해 라인업도 찾아볼 정도였다.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은 아직 없었다. '하이스쿨 뮤지컬'이나 '금발이 너무해' 같은 영하고, 발랄하고, 팝 같은 스타일을 하고 싶다. 옥주현 선배님이 하는 대형 작품은 나한테 불가능할 것 같다. 내가 뮤지컬에 대해 잘 몰랐을 때, 그냥 팝송인 줄 알았던 것이 뮤지컬 넘버인 경우가 많았다. 그런 곡들이라면 재밌게 할 수 있겠다 싶었다.

OST 두 곡 중 어떤 곡을 타이틀로 하고 싶나?
ㄴ 둘 중 고민이다. 듀엣 혹은 솔로곡인데, 아무래도 웅장하고 메인 테마곡인 듀엣곡을 번갈아가면서 듣고 있다. 들을수록 좋다. 끝나고 한동안 안 들었는데, 시간 지나고 다시 들으니 너무나 좋았다.

필리핀 활동을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가?
ㄴ 필리핀에서 2004년부터 활동했다. 2006~7년 무렵에 떠났으니 10년째 활동하고 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때 그분들이 응원해주고 계신다. '2NE1'할 때 투어로 딱 두번 갔는데도 응원해주셨다. 작년에 TV 프로그램을 필리핀에서도 찍었는데, 예전 그 얼굴들을 그대로 봐서 뭉클했다. 앞으로 필리핀 활동도 하려 한다.

필리핀 영화는 한국 영화와 차이점이 있나? 
ㄴ 취향 저격이라고 해야 할까? 필리핀의 정서가 재밌는데 로맨틱 코미디를 잘 만들어서 뭔가 다른 점이 있다. 뭔가 다른 점이 있다. 최근에 개봉한 작품('My Ex and Whys')이 있는데, 내가 카메오로 1~2초 나오는 영화다. 동대문의 산다라박 역할로 해서 극장에서 보고 왔었다. 역시 재밌고, 설레는 포인트를 잘 아는 것 같다.

 

 

▲ 산다라박이 영화 홍보를 위해 게릴라 콘서트를 부산에서 펼쳤다.

'원스텝'은 아시아 지역 여러 나라에서 선판매가 결정됐다.
ㄴ 한국 개봉이 결정되기 전부터 필리핀, 홍콩, 태국 등 몇 군데에서 선판매가 됐다고 해서 감사하게 생각했다. 해외에서 활동하면서 생긴 인지도나 관심도로 이렇게 선판매가 된 것 같다. 사실 이 영화는 첫 주연 영화이기도 해서, 부족함이 보이기도 하다. 10년 후에 볼 때, 저 때 내가 왜 저랬지 싶을 정도로 부족함이 보일 수 있겠지만, 의미 있는 작품이며 많이 배웠다고 생각한다.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는 개봉 전이어서 예측할 수 없지만, 결과가 좋든 나쁘든 받아들이고 앞으로 잘해나가려고 한다.

YG 엔터테인먼트는 산다라박에게 어떤 곳인가?
ㄴ 2004년에 왔으니, 이제 13년 됐다. 이제 회사가 집 같은 곳이 된 것 같다. 슬리퍼만 신고 출근할 때도 있다. 어제(3월 30일) VIP 시사회 YG 식구분들 많이 와주셔서 뭉클했다. 혼자서 무언가를 할 때, 이렇게 와주시니 다른 느낌이 났다.

차기작이 영화 '치즈인더트랩'으로 알려졌다.
ㄴ '장보라' 역할인데, 오연서 씨('홍설')의 절친 역할이다. 연서 씨에게 무슨 일 생기면 대신 뛰어줄 준비가 된 당찬 모습인데, 평소 내 모습과 닮아서 이번엔 놀듯이, 평소 모습대로 나올 것 같다. 감독님도 연습하지 말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나오는 내 모습 그대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으로 어떤 배우로 나가고 싶나?
ㄴ 아직 너무 이르다 보니 어떤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다. 부족함을 알고, 잘하고 싶은 것을 하나씩 늘려가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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