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적어도 공연에 함께한 배우들과 관객들에겐 3일이 진짜 '아이다'의 마지막 공연이었다.

지난 3일 오후 '뮤지컬 콘서트 집들이'가 뮤지컬 '아이다'에 출연했던 장은아, 민우혁, 아이비, 박성환, 강은일, 지새롬, 하혜민, 이상준, 8명의 배우와 함께 20회 '이집트 뮤지컬전'을 맞이했다.

어김없이 대학로 TOM 2관에서 열린 이번 공연에는 관객들이 자리를 가득 메워 6개월간 정들었던 '아이다'를 추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유쾌한 진행을 맡은 MC 호박고구마 김용철과 함께 '아이다' 오프닝을 패러디한 이집트 박물관 컨셉으로 문을 연 '이집트 뮤지컬전'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커버 배우들의 3인 3色 매력

이번 콘서트는 간만에 소규모로 진행된 덕분에 배우들 모두에게 고른 토크 배분이 이어졌다. 덕분에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커버 배우들의 진면목을 다시 보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주연 배우들과 달리 공연 이후에도 대부분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지냈다고 밝힌 지새롬, 하혜민, 이상준 세 배우는 관객들 앞에서 처음 공개하는 덕분인지 무척 긴장하면서도 멋지게 주연 배우들의 노래를 소화하며 큰 박수를 받았다.

본인 배역이 아닌 라다메스의 노래 'Elaborate Lives'를 선보인 이상준은 다른 사람과 달리 콜 3시간 전에 도착한다는 에피소드를 통해 '연습벌레'란 타이틀을 얻었고 '집들이 어워즈'를 통해 연습장을 받았다. 이외에도 여러 토크마다 치고 들어가거나 재연을 도맡아 하며 웃음을 더했다. 또 맡고 싶은 배역을 질문하자 '암네리스'를 하고 싶다고 하기도 했다.

쌀국수와 맥심커피를 사랑한다고 밝힌 하혜민은 아이다의 'the past is another land'를 소화했다. '집들이 어워즈'에서 맥심커피를 받으며 활짝 웃은 그녀는 감수성 풍부한 지새롬 배우와 함께 무대 위에서도 감성적인 모습으로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는가 하면 "쌀국수는 베트남보다 한국이 맛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암네리스의 'i know the truth'를 부른 지새롬은 남들이 울기도 전에 먼저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등 남들과 다른 감정선이 돋보였다. 네발로 기면서 울 정도로 한이 많다고 밝힌 그녀는 '집들이 어워즈'를 통해 무릎 보호대를 받아 앞으로 무릎 건강을 챙길 수 있게 됐다.

귀여운 상남자 박성환과 강은일

SNS에 자기 사진을 올려야 하는 줄 알았다며 능글맞은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넘치는 술자리 애교를 날린 박성환은 이날 토크의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역대 최장시간이 소요됐을 것으로 보이는 '나에게 쓰는 편지'에서 "늘 거만하지 않고, 건강하게 열심히 하자"며 의지를 불태운 그는 매혹적인 엉덩이를 발사하던 수트쇼 포즈 대결의 모습과 달리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장발장 독백을 소화하며 외모에 가려진 노래 실력을 뽐냈다.

주변의 제보를 통해 누나들 사이에 있으면 오빠가 된다고 밝혀진 강은일은 남자로 보이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내면서도 아이라인 그리는데 재미를 붙였다며 귀여운 모습도 드러내 공연을 찾은 누나들의 호흡 곤란을 유발했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의 '어둠속의 빛'을 선보이며 매력적인 보이스를 드러낸 그는 박성환 배우의 스타일리스트를 맡아 큰 웃음을 주기도 했다.

'충분한' 매력의 장은아, 민우혁, 아이비

미니스커트를 입고도 흥을 주체하지 못하던 아이비는 "겉보기에 날씬해서 사람들이 이슬만 먹는 줄 알지만, 사실은 다르다"며 인터미션 때 컵라면을 먹는다거나 공연 막이 올라가기 직전까지도 계속 뭘 먹는 '식신'의 면모를 보였다. 또 아이다의 넘버인 'Dance of the robe'의 킬링 파트인 '충분해'로 목을 풀고 아이다 역 배우 대기실 앞에서 '충분해'를 외치는 등 엉뚱한 에피소드도 공개됐다. 물론 장은아가 'Defying Gravity'를 선보이자 답가로 'Popular'를 선보이며 귀여운 매력을 보여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이비와 마찬가지로 '식신'으로 알려진 민우혁은 몸무게가 순식간에 늘어날 만큼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것이 주사라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로 공연 의상을 피팅한 후 복근이 잘 안 보이자 구체적인 포즈까지 보여주며 트레이너에게 어깨를 살리려고 했던 일화도 전했다. 또 '열일'하는 외모만큼 노래도 빠질 수 없었다.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던 과거가 있다며 의자에 앉은 채 '샤이니'의 '혜야'를 들려줬다.

마지막으로 장은아는 '지독한' 프로임이 밝혀졌다. 2016년 '레베카' 공연 때 감기로 고생했던 것이 트라우마가 돼 이번 '아이다'에서는 공연장 근처로 집도 옮기고 6개월간 술과 커피를 끊었다고 밝힌 것. 자메이카 육상 선수를 연상케 할 만큼 운동에도 매진한 프로 중의 프로 장은아는 맡고 싶은 배역으로 '위키드'의 '엘파바'를 꼽으며 'Defying Gravity'를 선보여 TOM 2관을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다시 만날 것을 알기에 웃을 수 있는 헤어짐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지만 끈끈한 팀웍을 자랑한 '아이다' 팀은 이번 공연을 통해 평소 보여주기 힘들었던 숨겨진 매력을 낱낱이 드러냈다. 짧은 글에 다 담을 수 없는 재밌는 이야기부터 진지한 모습과 아무 세트 없는 공연장을 단숨에 이집트 어느 곳으로 만들어버리는 배우들의 감성적인 노래까지.

이번 '이집트 뮤지컬전'을 통해 매년 공연되지 않는 작품이기에 쉽사리 보낼 수 없었던 뮤지컬 '아이다'를 다시 추억하고, 웃으며 보낼 수 있었다.

또 콘서트의 마지막이 1막 엔딩 곡 'The Gods Love Nubia'로 끝난 것처럼 뮤지컬 '아이다'와 8명의 배우, 300명의 관객 역시 어딘가에서 각자의 2막을 열어가지 않을까.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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