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토니 비트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거장들의 향연이 봄날의 밤 예술의전당에 울려 퍼진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안토니 비트의 베토벤 '영웅'을 개최한다. 폴란드 제일의 지휘자 안토니 비트가 엘스너 '백공(白公) 레셱 서곡'과 베토벤 '영웅' 교향곡을 들려주며,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 발레리 소콜로프가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폴란드의 지휘 거장 안토니 비트가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서울시향의 지휘대에 오른다. 2001년부터 2013년까지 12년간 바르샤바 국립 교향악단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한 바 있는 그는 크라쿠프 아카데미에서 헨리크 치스에게 지휘를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에게 작곡을 사사했다. 이후 파리로 건너가 나디아 불랑제를 사사하고 폴란드 제일의 오케스트라인 바르샤바 필하모닉 부지휘자가 됐다.

1971년 카라얀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으며,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에서 카라얀의 보조 지휘자로 활동했다.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필하모닉, 쾰른 서독일 방송교향악단, 함부르크 북독일 방송교향악단, 취리히 톤할레, 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 몬트리올 심포니,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등 세계 각국의 주요 교향악단을 두루 지휘했다. 현재 스페인 나바라 오케스트라 음악감독과 폴란드 크라코프 필하모닉 명예 지휘자를 맡고 있다.

비트는 EMI, 소니, 낙소스에서 150여 종에 이르는 방대한 디스코그라피를 남겼으며, 그의 음반은 낙소스에서만 500만 장 이상의 판매 됐다.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그래미상 후보에 여섯 번 올랐으며, 낙소스 레이블에서 백건우가 협연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음반은 디아파송 황금상과 디스크 그랑프리를 받았다. 시마노프스키의 '스타바트 마테르' 음반(EMI)은 1985년 올해의 음반으로 선정됐고, 메시앙의 '투랑갈릴라 교향곡'은 칸 클래식 상을 받았다. 최근에 시마노프스키 전곡 녹음 중 처음 나온 2장의 음반이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에 뽑혔고, 그다음 두 장은 BBC 뮤직 매거진의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됐다.

안토니 비트는 이번 무대에서 교향곡의 한계를 확장한 베토벤의 대표작 교향곡 3번 '영웅'을 지휘한다. 베토벤은 프랑스 혁명을 기리며 '보나파르트'라는 이름으로 나폴레옹에게 헌정하고자 교향곡 3번 '영웅'을 작곡했다. 그러나 1804년 5월 나폴레옹이 황제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베토벤은 그의 이름을 삭제하고 '한 사람의 영웅에 대한 추억을 기리기 위해서'라는 부제가 붙은 '신포니아 에로이카'란 제목으로 출간했다.

이 곡은 베토벤이 '교향곡 2번'을 작곡하고 2년 만에 선보인 작품이지만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영향 아래 있었던 이전 교향곡들과 달리 그만의 독자적 스타일을 확고히 보여준다. 장대하고 건축적인 이 곡은 50여 분이라는 당시로써 파격적인 연주시간과 화성과 악상, 규모 등에서 새로운 음악 어법을 사용함으로 교향곡의 한계를 확장했다는 평과 함께 19세기 음악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노련한 마에스트로 안토니 비트가 박진감 넘치면서도 풍부한 표현력을 요구하는 베토벤 '영웅'을 어떤 해석으로 들려줄지 궁금하다. 전반부에는 폴란드 민속적 요소가 다분한 요제프의 '백공(白公) 레셱 서곡'으로 막을 연다.

   
▲ 발레리 소콜로프 ⓒ Simon Fowler

협연 무대엔 우크라이나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발레리 소콜로프가 함께한다. 소콜로프는 이번이 서울시향과의 두 번째 무대로 2013년 첫 협연 당시 부드러우면서도 농밀한 음색과 뛰어난 테크닉으로 격찬을 받은 바 있다. 1999년 13세의 나이에 사라사테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그는 2005년 조르주 에네스쿠 콩쿠르에서도 우승을 거머쥐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클래식 음악 최고의 다큐멘터리 제작자 브뤼노 몽생종의 다큐멘터리 필름으로 소개되며 우리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번 공연에서 소콜로프는 차이콥스키 특유의 서정성과 기교를 느낄 수 있는 바이올린 협주곡을 성숙한 해석으로 선보인다.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은 멘델스존, 브루흐, 브람스, 시벨리우스 등의 작품들과 함께 가장 주목받는 바이올린 협주곡 올라 전 세계 무대에서 끊임없이 연주되고 있다. 작곡 당시 연주가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로 고난도의 기교는 여전히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며, 서정미 넘치는 2악장은 이 곡의 백미라고 할 만하다. 러시아 바이올린 협주곡 전통의 물꼬를 튼 차이콥스키의 걸작을 천재 바이올리니스트가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된다.

2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R석 7만 원, S석 5만 원, A석 3만 원, B석 2만 원, C석 만 원이다.

문화뉴스 편집국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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