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연출가전 해롤드 핀터 작 대만연출가 유수요 연출의 '옛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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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아시아연출가전 해롤드 핀터 (Harold Pinter) 작, 대만출신 유수오(劉守曜) 연출의 <옛 시절(The Old times)>을 관람했다.

해롤드 핀터 (Harold Pinter) 의 작품을 열거하면, 단편소설로는 '실험'(The Examination) (1955)이 있고, 희곡으로는 '방'(The Room) (1957). '생일파티'(The Birthday Party) (1957) '벙어리 웨이터'(The Dumb Waiter) (1957) '가벼운 통증'(A Slight Ache) (1958) '핫하우스'(The Hothouse) (1958) '시사풍자극'(Revue Sketches) (1959) '일터에서의 고충'(Trouble in the Works) (1959) '흑과 백'(The Black and White) (1959) '버스 정류장'(Request Stop) (1959) '마지막 한 부'(Last to Go) (1959) '특별한 제안'(Special Offer) (1959) 넌 그게 문제야'(That's Your Trouble) (1959) '그것뿐이에요'(That's All) (1959) '인터뷰'(Interview) (1959) '세 사람을 위한 대'(Dialogue for Three) (1959) '밤나들이'(A Night Out) (1959) '관리인'(The Caretaker) (1959) '야간 학교'(Night School) (1960) '난쟁이들'(The Dwarfs) (1960) '컬렉션'(Collection) (1961) '정부'(The Lover) (1962) '티파티'(Tea Party) (1963) '귀향'(The Homecoming) (1964) '지하 아파트'(The Basement) (1966) '풍경'(Landscape) (1967) '침묵'(Silence) (1968)

'옛 시절'(The Old Times) (1970) '독백'(Monologue) (1972) '사장된 땅'(No Man's Land) (1974) '배신' (The Betrayal) (1978) '가족의 목소리들'(Family Voices) (1980) '빅토리아 역'(Victoria Station) (1982) '정확하게'(Precisely) (1983) '최후의 한 잔'(One for the Road) (1984) '산골 사투리'(Mountain Language) (1988) '새로운 세계 질서'(The New World Order) (1991) '파티타임'(Party Time) (1991) '달빛'(Moonlight) (1993) '재는 재로'(Ashes to Ashes) (1996) '축하파티'(Celebration) (2000) 등이 있다.

2005년 10월 해롤드 핀터에게 노벨문학상이 수여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13일 올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영국의 극작가이자 시인인 해럴드 핀터(당시 75세)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핀터가 "작품을 통해 일상의 잡담 속에 묻혀있는 (현대인의) 위기를 들추어내고 '닫힌 방'과 같은 억압 속으로 헤쳐 들어가려 했다"며 그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드라마를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했다.

한림원은 또 "핀터는 사람들이 서로서로의 처분에 맡겨지고 가식의 편린에 취약한, 그리고 폐쇄된 공간과 예측할 수 없는 대화라는 연극의 기본을 되살려놓았다"고 설명했다.

1930년 영국 런던의 해크니에서 유대계 양재사의 아들로 태어난 핀터는 청년기 '반유대주의'를 경험하면서 극작가의 길로 들어서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으며 1957년 '방'(The Room)으로 등단했다.

핀터는 인권옹호운동가로도 유명할 뿐 아니라 1981년 상영된 '프랑스 장교의 여인'(The French Lieutenant's Woman)을 비롯해 영화와 TV 각본을 여러 편 집필하기도 했다.

또 영국문단에서는 그의 이름을 따 '핀터레스크'(Pinteresque)라는 형용사로서 극의 특정한 분위기를 일컬을 정도로 거장으로 지칭되었다.

<옛 시절>은 한 부부에게 부인의 옛 친구인 미모의 여인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연극이다. 부부는 제각기 과거에 이 여인과의 밝히지 못할 사연이 있다고 생각한다. 연극에서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옛 시절을 더듬는다. 남편과 여인이 춤을 추거나, 여인들끼리 춤을 추면서 하나하난 옛 시절을 되새긴다. 물론 여인들끼리의 질투심이 드러나고, 혹시 남편과의 불륜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하면서 세 사람의 대화가 이어진다. 그러면서 3인이 각기 품고 있었던 옛 시절의 말 못할 사연이 실제로는 오해에서 비롯되고 실제로는 다른 사연과 결부되어 있음을 알게 되고는 자학 같은 화풀이를 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무대는 이오네스코의 <의자들>처럼 무대전체에 학급의 걸상같이 의자를 잔뜩 늘어놓고, 출연자들이 의자를 쌓아놓거나, 쓰러뜨리거나, 집어던지면서 연기를 펼친다. 객석 가까이에 놓인 의자 양 끝에 갓을 씌운 탁상용 전등을 놓고 배경 막 가까이에 있는 의자에도 탁상용 전등을 한 개 놓아두었다. 배경 막에는 하늘과 구름 또는 출연자들의 확대된 얼굴을 영상으로 투사하고, 장면이 바뀔 때마다 날카로운 철 채찍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암전이 된다. 여성출연자가 배경 쪽 의자에 올라가 한동안 돌아서 있기도 하고, 목욕가운으로 바꿔 입기도 하고, 흰 천을 바닥에 깔고 거기에 앉거나 비스듬히 눕기도 한다. 종반부에는 의자를 휘둘러 다른 의자를 두들기거나, 집어 던지는 등 광분한 행태를 들어내 보이기도 한다.

여승호가 남편, 이지영이 아내, 박선희가 여자친구로 출연해 독특한 성격설정과 연기로 연극을 이끌어 간다.

협력연출 이광복, 통역 이 배, 조명 황동균, 음악감독 서상완, 의상디자인 김정향, 분장디자인 박팔영, 무대 임 민, 조명크루 이일란 윤해동 신성일, 분장 최줏희 이지연 전주희 등 스텝 모두의 노력이 드러나, 해롤드 핀터 (Harold Pinter) 작, 대만의 유수요(劉守曜) 연출의 <옛 시절(The Old times)>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문화뉴스 공연칼럼니스트 박정기(朴精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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