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좌석 매진, 공연은 한국과는 또 다른 아우라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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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타이니 앨리스 소극장에서 뜻깊은 공연이 열렸다. 

1983년 개관 이래 해마다 우리나라 연극 관계자를 초청해 '타이니 앨리스 페스티벌'을 주최한 니시무라 히로코 선생의 특별 초청으로 2인극 <흑백다방>이 막을 올렸다. 

   
 

'흑백다방'을 준비한 극단 <후암>의 차현석 대표와 배우 정성호 윤상호, 그리고 5명의 스태프는 전날 도착해 자정부터 새벽까지 무대 세트를 완료하고 리허설을 진행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이번 공연을 마지막으로 폐관하는 타이니 앨리스 소극장에서, 일본 연극계의 중진인 류잔지 쇼와 신주쿠 양산박의 김수진 대표를 비롯한 연극인들과 평론가가 관람하는 작품이었기에 현장에서는 자못 비장감이 감돌기까지 했다. 일요일이었지만 소문을 듣고 찾아온 일반인들까지 합쳐 전 좌석 매진 상태에서 진행한 공연은 한국에서와 또 다른 아우라를 선사했다.

   
▲ 공연을 앞두고 포스터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니시무라 히로코 선생과 함께

오태석과 이윤택 그리고 박장렬과 박근형과 같은 걸출한 한국 연극계의 스타들이 거쳐 간 타이니 앨리스 소극장이었기에 선배들의 명성에 먹칠해서는 안 된다는 극단 <후암> 식구들의 결의가 작품성과 함께 빚어낸 성과였다. 거기에는 일본 관객을 위해 번역 과정에서 이시가와 선생이 대본을 감칠맛나게 수정한 것도 한몫했다.

   
▲ 일본 타이니 앨리스 소극장에서 공연 전 리허설

우리 말을 일본어로 자막 처리한 것을 분주히 보고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관객들은 모순과 아이러니의 중첩과 연쇄에서 이따금 폭소를 터뜨리다가 어떤 부분에서 붉어진 눈가를 훔치기도 하면서 극에 몰입도는 최고조에 도달했다.

   
▲ 흑백다방 공연 장면 ⓒ 문화뉴스 양미르
   
▲ '흑백다방' 공연이 끝난 후 릴레이토크쇼 멤버들과 함께 한 사진

유서 깊은 타이니 앨리스 최후 공연작으로 왜 이 <흑백다방>이 초청받았으며 국내 연극계에서 왜 이 작품이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가가 말없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좋은 작품은 관객이 먼저 알아본다는 이 평범한 진리가 일본에서도 확인됐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은 모두 힘찬 박수로 두 배우의 열연과 이 작품의 연출자인 차현석 대표에게 환호를 보내줬다.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담은 <흑백다방>은 오는 4월 말 ~ 5월 초에 국내에서 앙코르 공연한다.차현석 대표는 "이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다시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행운을 놓치지 말고 꼭 누리기를 바란다
"는 말로 기쁨을 대신했다. #문화뉴스 아띠에터 이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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