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좌완 투수 유망주로 신인 지명 회의 '기대'

▲ 세광고의 좌완 유망주 김유신. 전학생 출장 정지 규정이 풀리는 7월부터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좋은 좌완 투수는 지옥에 가서라도 데리고 온다.'라는 말은 이미 야구계에서 꽤 보편화된 이야기다. 그만큼 프로와 아마를 막론하고 좌완 투수는 그 희귀성이 있는 만큼 '잘 던지는 좌완 투수'의 존재는 팀에 분명 플러스가 된다. 지난해에도 프로 스카우트 팀은 같은 조건이면, 좌완 투수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신인 지명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는 김해고를 졸업한 김태현(NC)과 같은 좌완 파이어볼러가 드물지만, 각자의 장점을 바탕으로 프로행을 노리는 좌완 투수 유망주들이 자신의 재주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성남고 하준영, 경북고 신효승, 덕수고 백미카엘 등이 바로 이러한 유형에 속하는 고교생 유망주들이다.

그리고 여기, 또 다른 좌완 투수 유망주들도 프로팀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세광고 김유신과 충암고 김재균이 그 주인공이다. 김유신이 전학생 규정에 묶여 7월에야 출장이 가능한 반면, 김재균은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이미 모습을 드러내면서 팀을 이끌고 있다. 둘 모두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됐다는 공통 분모가 있으며, 각자 나름의 사정을 안고 소속교에서 기둥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 또한 닮았다. 두 유망주의 이야기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세광고 김유신, 충암고 김재균
좌완투수 유망주, 우리도 있습니다.

먼저 세광고 김유신은 사실 전국의 어떠한 3학년 학생야구 선수들 중에서도 몇 안 되는, 적지 않은 사연을 지닌 유망주라 할 수 있다. 출신지는 광양이지만, 청주고에서 중용되면서 야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되면서 주목을 받았고, 지난해에도 청주고 마운드를 이끌면서 주말리그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러한 그는 청주고 내부 문제로 인하여 세광고 전학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전학생 경기 출장 정기 규정에 의거, 김유신은 지난 1월부터 시작하여 오는 7월까지 공식 경기에 출장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유신은 당연한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오히려 지난 2년간 팀의 주축으로 활약한 탓에 휴식이 필요하기도 했다. 이제는 재활을 통하여 몸을 만드는 일에만 충실하면 된다. 일단, 세광고 김용선 감독은 "아직 100%는 아니다. 그러나 7월 대통령배 대회부터 마운드에 올리려 한다."라며,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신인 2차 지명 회의가 9월에 열리는 것도 김유신에게는 나쁘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통령배를 포함하여 봉황대기 등지에서 충분히 자신의 재주를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모습을 가장 기대하는 이들은 프로구단 스카우트 팀이다. 한화 임주택 차장은 "같은 지역이지만, 아직 던지는 것을 본 일은 없다. 솔직히 나도 궁금하다."라며 언젠가 다시 마운드에 오를 그의 모습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 충암고의 샛별 김재균. 좌완투수 후보군 중에는 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김현희 기자

김유신과 함께 유망한 좌완 투수 인재로 손꼽히는 충암고 김재균 역시 1학년 때부터 꽤 많은 주목을 받았던 유망주였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서울 권역의 각 학교 감독들도 충암고를 지목하면서 "김재균의 상태가 가장 좋다."라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지금 상태가 100%는 아니다. 지난 4월 15일 열린 청원고와의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선보인 빠른 볼 최고 구속은 138km였고, 가장 이상적이었다는 투구 밸런스 역시 다소 흐트러진 상태다. 물론 경기는 충암고의 6-4 승리로 끝이 났지만, 이영복 감독은 고개부터 흔들었다. "가장 좋은 상태였을 때의 모습이 안 나온다."라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프로 스카우트 팀의 생각은 조금 다른 듯했다. 김현홍 LG 스카우트 팀장은 "이영복 감독의 말이 맞다."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가장 좋았을 때의 투구폼이나 밸런스는 그렇게 쉽게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내가 저 친구를 뽑게 될 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좌완 투수가 137~8km만 나와도 주목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조금 더 지켜 볼 가치는 있다."라며 다소 희망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때마침 경기를 보러 온 단국대 김경호 감독도 "참 탐이 나는 친구"라며, 김재균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김유신과 김재균. 물론 둘 모두 아직은 '특급'이라는 평가를 받기에는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좌완 투수라는 희소 가치를 감안해 보았을 때 둘 모두 충분히 프로/대학에서 눈 여겨 볼만한 인재라는 사실은 틀림없어 보인다. 과연 둘에 대한 프로 스카우트 팀의 평가는 어느 정도일까? 오는 9월에 열리는 신인 2차 지명 회의가 기대되는 또 다른 이유다.

김현희 기자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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